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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과 사람들고달픈 인생, 철로에 몸을 던지다

고달픈 인생, 철로에 몸을 던지다

철도는 새로운 죽음의 방식을 만들어냈다. 철도 자살. 그런데 철도를 죽음의 방법으로 선택한 사람 가운데는 여성이 많았다. 물론 자살 자체를 선택하는 사람 가운데 여성이 많았던 것이 일차적인 배경이다. 철도가 달리는 세상이 되었지만, 여성에 대한 봉건적, 가부장적 억압과 불평등은 여전했기 때문이다. 가난과 모욕으로 가득찬 생활은 그러한 여성들의 고통을 더욱 증폭시켰다.

1924년 8월 19일. 밤 9시를 넘긴 시간에 나주역을 떠나 어두운 철로를 달리던 기차에 25세의 젊은 아낙이 몸을 던졌다. 나주군 나신면 송월리에 사는 원복덕이었다. 가난한 이 여성은 이날 낮에 김동섭이라는 사람의 밭으로 콩잎을 뜯으러 갔다. 그런데 김동섭의 모친에게 갖는 욕설과 모욕을 당하고 자기 집을 돌아왔다. 저녁밥을 먹고 어린 아이는 젖을 먹여 재운 후 원복덕이 사라졌다. 그녀의 시신은 자정이 넘어 마을 앞 기찻길에서 발견되었다. 가난한 생활, 고달픈 일상, 서러운 삶은 견디던 젊은 엄마는 자신의 아이를 기차길 옆의 초라한 집에 뉘어둔 채 한 많은 인생을 마감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