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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복여인의 자살

철도의 기관사로 종사하던 성말복(가명)씨는 82년도 늦가을 어느 날 개성에서 통근열차를 몰고 오고 있었다. 이른 새벽 아직도 가시지 않은 엷은 안개 속에 유령처럼 서 있는 소복여인의 그림자를 발견하였다. 어쩐지 오싹하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삐익’ 기적을 울리며 속도를 줄이는 순간, 움직이지 않고 서 있던 그 여인이 갑자기 철로로 달려들었다. 성씨는 기차를 급정거 하였으나 이미 늦었다. 열차에서 뛰어 내려 보니 그의 눈앞에 하얀 옥양목 저고리를 걸친 채 피 흘리고 죽어있는 젊은 여인이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부모의 강요로 억지로 결혼을 한 신혼의 여성이 집에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것이었다. 성씨는 한동안 꿈속에서 그 여인이 계속 성씨의 열차를 세우려고 하는 악몽에 시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