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문화원형 라이브러리
인쇄 문화원형 스크랩

간이역과 사람들철로가 시장을 통과해서는 안 되오!

철로가 시장을 통과해서는 안 되오!

철도 부설로 인해 한국의 물자 유통 구조가 철도역을 중심으로 재편됨으로써 경부철도에서 떨어져 있는 안성은 상품중계지로서 명성을 날렸던 기존의 위상이 현저하게 약화되었다. 이에 안성시장 상공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일어나 상업적 활성을 만회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구체적인 방안은 안성을 통과하는 철도를 부설하는 것이었다.

지역 주민들이 총동원된 노력의 결과 1925년 9월에 안성과 여주를 연결하기 위한 여주선 부설허가가 떨어졌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다. 안성과 죽산을 연결하는 철도노선이 안성시장 중앙을 관통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던 것이다. 철도를 부설하면 철도역이 설치될 것이고 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철도촌이 등장하여 기존의 상권을 위협 당할지도 모르는데다가, 철도노선까지 시장을 관통하게 설계됨으로써 철도 부설 운동을 펼칠 때는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로 골머리를 썩이게 되었다.

철도 선로가 안성에서 제일 번잡한 시장의 중앙을 관통한다는 것은 시장의 교통 위생 미관상으로도 문제였고 사람과 말의 통행이 빈번한 곳에 철도 건널목이 많이 설치되어 위험하기도 했다. 천안에서 안성까지 연결하는 안성선이 개통된 직후인 1925년 11월 23일, 안성공원에 모인 ‘시내유지 오백여명’은 시민대회를 개최하여 시장을 관통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철도노선의 변경을 요구했다. 대회에 모인 5백여 명은 안성장에 이해관계를 가진 주민 대부분을 포괄하는 숫자였다.

안성 주민들은 안성장을 재정비하는 한편, 철도 노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와 총독부를 상대로 지속적인 운동을 펼쳤다. 그 결과 1926년 5월, 마침내 총독부, 도청, 토목당국, 경남철도주식회사는 철도노선을 계획보다 남쪽으로 변경하여 부설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