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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과 사람들도솔사역, 빈터에 남은 대한통운 창고

도솔사역, 빈터에 남은 대한통운 창고

경상남도 사천시 곤명면에 위치한 경전선 철도역 다솔사역은 1968년 영업 개시와 더불어 역사가 준공되었다. 1986년 무배치간이역으로 격하된 이래, 1992년에 역사 건물이 철거되고 버스 정류장 형태의 간이 승강장만이 남게 되었다. 그나마 2007년 6월 1일부터 모든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게 되면서 이름만의 간이역이 되었다.

보통 철도역을 방문한 여행객은 자연히 대합실과 매표소, 역무원 사무실로 구성되어 있는 역사 건물에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그러나 조금 시선을 넓혀 주변을 둘러보면, 선로보수반의 사무실 겸 숙소, 지금은 거의 활용되고 있지 않는 역장과 역무원의 관사, 그리고 소화물과 대화물 운송을 담당하는 통운회사 사무실과 창고 같이, 간이역을 구성하는 여러 구성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지금은 트럭을 이용하는 택배 회사에 의해 화물 운송이 대부분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간이역에서 화물을 취급하는 예는 거의 없다. 1980~90년대까지도 분주하게 간이역을 들락거리던 화물트럭의 모습도 보기 어려워졌다.

역사 건물도 남아있지 않고 철도가 정차하지도 않는 다솔사역을 지키는 것은 선로보수반이 이용하는 건물과, 덩그러니 남아있는 대한통운 창고이다. 한 때는 철도에 실어보낼 화물을 운반해 오는 리어카, 지게, 트럭들과 이곳으로 운반되어 온 화물을 찾아가기 위해 서성이는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이 공간은 한없이 분주했을 것이다.

간이역과 함께 호흡하다가, 이젠 그 역할이 극도로 축소된 ‘마루보시’, 즉 화물운송회사의 잔해는 한국 철도가 더 이상 간이역에 정차하지 않으며 여객과 화물의 운송에서도 별다른 역할을 할 수 없게 된 시대의 변화를 말없이 증명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