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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친유

(1) 일시 : 1898년 11월 26일 오전 10시부터
(2) 장소 : 경운궁 인화문, 종로
(3) 주요 줄거리

1) 종로에서는 수많은 인파가 오전 10시에 모여 23일 황제가 약속했던 말씀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인민 중에 ‘일을 아는 사람’ 200인을 선출하여 들여보내면 황제가 직접 대면하고 말씀을 내리겠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2) 종로에 모였던 백성들은 경운궁이 있는 정동으로 절차 있게 옮겨가서 개회하고, 탑전(榻前: 임금 앞)에 들여보낼 일을 아는 사람 200인을 공천으로 뽑아 소명을 공손히 기다렸다. 이윽고 내부대신 서리가 황명을 받들고 회중에 나와서 지사(知事)한 이백 인을 부르자 이백 인이 제제창창하게 칙사를 따라 인화문밖의 황상 폐하의 탑전으로 들어갔다.

3) 이윽고 황제가 나와 “너희들 소원대로 말길도 열어주고 중추원도 실시하고 독립협회도 복설하여 줄 터이니 회규대로 시행들하며, 조병식 등 오신(五臣)은 잡는 대로 재판하여 정배하겠고 정부 각 대신은 새로 조직하였으니, 각기 직책들을 응당 다 잘들 할지라. 아직은 허물이 없으니 더 말할 것이 없고 소위 보부상패는 전부터 민국 간에 크게 폐단되는 줄은 이왕 통촉하는 일인즉, 보부상 명색은 영위 혁파하겠고 그 부상패 두목 길영수, 홍종우, 박유진 셋은 불가불 용서하여야 혁파 당하고 물러가는 부상패들의 마음이 억울타 아니하겠으니 그리들 알라”하며, 칙어를 내린다.

4) 지사한 이백 인이 공손히 받들어 엎드려 읽고 아뢰되, “상정이 아래로 미치고 하정이 위로 달함은 천지 개벽이후 처음이라. 이런 희한하고 황감한 일이 어디 있으리요. 이전에는 항상 정부가 사이에 막히고 간세배가 중간을 가리우더니, 오늘날은 군민간에 직접하여 화기가 융융하니 우리나라가 중흥할 조짐이 이에 있는지라”하고 백성들이 감격하였다. 그리고 “정부 각 대신은 시무를 알고 백성의 물망을 좇아 시키시며, 조병식, 민종묵, 유기환, 리기동, 김근정 다섯 간신은 재판하여 증판하옵시고, 십일조는 곧 실시하옵소서.”하였더니, 200인 중 만민공동회 회장 고영근, 독립협회 회장 윤치호, 부회장 이상재 삼인을 탑전으로 더 가까이 불러 들여 민폐에 관계되는 조건을 자세히 물으시거늘 일일이 대답하여 아뢴즉, “다 그대로 실시하여주마” 하였다.

5) 200인이 칙어를 받들고 탑전에서 황제폐하를 위하여 만세를 부르고 황태자전하를 위하여 천세를 부르고 곧 물러났다. 200인은 궁궐을 나와 그곳에 모인 인민들과 함께 만세를 불렀다. 그러나 장소가 너무 좁았기 때문에 다시 종로로 이동하였다. 그곳에서 만민에게 칙어를 자세히 공포하였다. 또한 황제폐하와 태자전하를 위하여 만세와 천세를 부르고, 전국 이천만 동포를 위하여 천세를 부르고 물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