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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유배문화임진왜란이 일어나 세자를 급히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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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이 일어나 세자를 급히 세우다.

임금이 미소를 띠고 이르기를, “광해군이 총명하고 학문을 좋아하여 그를 세워 세자로 삼고 싶은데 경들의 뜻에는 어떠한가?” 하였다. 대신 이하 모두 일시에 일어나 절하면서 아뢰기를, “종묘 사직과 생민들의 복입니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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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이원익과 최흥원, 신잡 등을 불렀다. 이원익에게 이르기를, “경이 전에 안주를 다스릴 적에 관서 지방의 민심을 많이 얻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경을 잊지 못한다고 하니, 경은 평안도로 가서 부로들을 효유하여 인심을 수습하라. 적병이 깊숙이 침입해 들어와 남쪽 여러 고을들이 날마다 함락되니 경성 가까이 온다면 관서로 파천해야 한다. 이러한 뜻을 경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하였다.

또 최흥원에게 이르기를, “지금 인심이 흉흉하여 나라가 망할 지경에 이르렀고, 윗사람을 위해 죽는 의리가 없어졌으니, 경은 황해도로 가서 노인들을 모아서 선왕의 깊은 사랑과 두터웠던 은혜를 일깨워줌으로써 그들의 마음을 단결시키는 한편 혹시라도 이반자가 생기지 않도록 단속하라.” 하니, 흥원이 명을 받고 원익과 더불어 물러가 그날 즉시 떠났다.

신잡이 아뢰기를, “사람들이 위구심을 갖고 있으니 세자를 책봉하지 않고는 이를 진정시킬 수 없습니다. 일찍 대계를 정하시어 사직의 먼 장래를 도모하소서.” 하니, 상이 그 말이 옳다고 하였다. 이르기를, “대신들은 빈청에 있는가?” 하였다. 존세가 아뢰기를, “이러한 때에 대신들이 어떻게 감히 집으로 물러가 있겠습니까. 다들 빈청에 있습니다.” 하니, 상이 불러들이라 하고, 대신들에게 이르기를, “나라의 위태로움이 이와 같으니 다시 위세를 보존할 수가 없다. 경들은 누구를 세울 만하다고 생각하는가?” 하니, 대신들 모두가 아뢰기를, “이것은 사신들이 감히 아뢸 바가 아니고 마땅히 성상께서 스스로 결정하실 일입니다.” 하였다.

이렇게 되풀이하기를 서너 차례 하자 밤이 이미 깊었건만 상은 그때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산해가 허리를 굽히고 자리를 피하려 하자, 잡이 말하기를, “오늘은 기필코 결정이 내려져야 물러갈 수 있습니다.” 하니, 대신은 다시 자리로 나아갔다.

상이 약간 미소를 띠고 이르기를, “광해군이 총명하고 학문을 좋아하여 그를 세워 세자로 삼고 싶은데 경들의 뜻에는 어떠한가?” 하였다. 대신 이하 모두 일시에 일어나 절하면서 아뢰기를, “종묘 사직과 생민들의 복입니다.” 상이 이르기를, “주서와 사관들은 대신으로 하여금 바깥에 나가 속히 거행하도록 주선하라.” 하였다.

광해군을 세워 세자로 삼았다. 세자가 동궁으로 나오니 백관들이 진하하였다.

<선조 25년 4월 28일조 (임진)>
<선조 25년 4월 29일조 (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