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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유배문화서인들의 주도로 일어난 인조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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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들의 주도로 일어난 인조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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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과 결탁한 대북파는 자신들의 확고한 입지를 위해서 소북파, 서인, 남인세력들을 가차없이 제거하였다. ‘김직재의 옥’을 이용해 소북파를 몰아내고, ‘칠서의 옥을 이용하여 영창대군 추대음모를 조작하여 김제남과 영창대군을 처단하였다. ‘계축옥사’를 일으켜 남인들을 모두 숙청하였다.

대북파는 조정을 완전히 장악하였다. 이들은 불안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능창군을 유배시켜 죽이고, 인목대비를 폐위시켜 서궁에 유폐하도록 하였다.

이귀, 김자점, 김류, 최명길, 이괄 등의 서인들은 반정을 도모하였다. 광해군이 인목대비를 유폐하자 반정의 명분이 생겨 능양군을 왕으로 추대하여 쿠데타를 일으켰다. 조선왕조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쿠데타가 일어났다. 이것이 인조반정이다.

스토리 상황설정

“내 아버지와 가족의 목숨은 쉬이 빼앗으신 분께서 어찌 저의 목숨은 지켜주시려 하십니까?”

인목대비의 독기 어린 비난이 광해군의 가슴을 사정없이 찔렀다. 그러나 왕다운 위엄이 광해군의 흔들릴 뻔한 마음을 다잡아 주었다.

“대비께서는 저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입니다.”
인목대비는 콧방귀를 꼈다.

“어머니의 목숨은 귀하고 자신의 형제들의 목숨은 하찮던가요?”

인목대비는 자신의 아들을 죽인 살해자의 얼굴을 쳐다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순간 광해군은 형인 임해군과 동생인 능창군 그리고 어린 동생인 영창대군이 생각났다.

“강화로 떠났던 영창대군이 일년도 되기 전에 싸늘한 시체가 됐다고 소식을 전하더군요. 이 어미가 슬픔에 잠겨 울까 봐 떠날 때 스스로 죄인이라 말하며 조용히 떠나갔던 아이입니다. 그런데 위리안치도 부족해서 그 어린 것을 죽여요? ”

“오해이십니다. 대비마마”

인목대비는 광해군의 말이 끝나자 마자 소리쳤다.
“오해요? 주변에 사람을 엄중히 금하고, 음식물을 넣어주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침상에 불을 때서 눕지 못하게 하자 그 아이가 창살을 부여잡고 서서 밤낮으로 울부짖다가 기력이 다하여 죽었는데 그것이 오해라고요?”

광해군은 조용히 말을 이었다.
“오늘은 그 일 때문에 대비마마를 찾은 것이 아닙니다. 저는...” 인목대비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이젠 전가요? 상관없습니다. 자식이 먼저 어미보다 세상을 떠났는데 어미가 살아서 무엇 하겠습니까? 전 이젠 더 이상 이곳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금은보화가 싸여도 온갖 비단이 넘실거린다고 해도 말입니다.”

광해군은 눈물이 말라버린 인목대비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아직도 어린 나이인데 깊은 주름이 새겨진 모습이 안타까워 보였다.

“대신들은 걱정이 많습니다. 간신배들이 서궁(西宮)에 눈독을 들이며 슬금슬금 기회를 엿 보다가 온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일 간악한 무리가 팔뚝을 휘두르며 한 번 부르짖는다면 난리를 일으키려는 자들이 사방에서 호응할 것이고 그러면 저와 나라의 안위가 걱정된다는 거지요.”

인목대비는 조소 어린 미소를 지었다.
“상감, 나도 귀가 있습니다. 상감이 말하려는 게 뭔지는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빙빙 돌려 말씀하지 마세요. 제 목숨입니까? 아니 그보다 먼저 폐위시키라고 하던가요?”

광해군은 인목대비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자신의 말을 이었다.
“ 그들은 다만 모자간의 사사로운 은정만으로 음식을 대접하고 안부를 물어 그로 하여금 타고난 수명을 다 살게 한다면, 간사한 적들이 틈을 노린다고 말하더군요.”

인목대비가 허공을 바라보며 허한 웃음을 짓는다.
“나에게.. 그런 힘이 남아있던가요.. 이젠 난 허수아비뿐이 아닌 것을 모른다고 하던가요. 그들의 눈은 어디를 보고 있나요? 나를 봐요. 이 힘없고 나약한 나를 보라고요”

“제가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이렇게 온 것은... 대비마마는 폐모론은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는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인목대비는 조용히 고개를 돌려 광해군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끊임없는 신하들의 간청에는 줄곧 거절할 수만은 없는 처지입니다. 그래서 대비마마 거처를 단지 서궁이라고만 칭하고 대비(大妃)의 호칭은 없애도록 하라고 말할 겁니다. 그 대신 다시는 폐(廢)라는 글자를 거론하지 말고 부모의 은혜와 의리 모두가 온전하게 지키라 명할 겁니다.”

광해군의 말이 끝나도 인목대비는 광해군을 쳐다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둘 사이의 무거운 침묵이 이어졌다. 한참 후에 인목대비가 명료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상감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난, 상감에게 고마워하지도 않을 겁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상감께서 저를 살려두신 것을 후회할지도 모릅니다.”
“알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인목대비는 자신이 광해군을 미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애꿎게 죽은 어린 아들의 영혼이 매일 자신에게 찾아와 눈물 흘린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결코 광해군을 용서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문에 자물쇠를 걸고 출입구를 모두 막아 내외(內外)를 동떨어지게 한 다음, 아침 저녁으로 진공(進供)하는 것도 구멍 틈새를 통해 할 것이 틀림없다. 그래야 흉계를 행할 수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어쩌면 허균과 같은 충신이 군대를 일으켜 궁궐로 다가와 자신을 구할지도 모르고 실패해서 죽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모든 일들은 오늘이 아닌 내일 일어날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아무 말도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어디선가 부엉이의 슬픈 곡조가 어둔 밤을 둔탁하게 울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