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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당불사

안당불사
1. 개요

주로 집안에 거주하면 자손들의 수명과 복을 관장하는 신이다. 가택의 여러 신령인 가신들에 대해서는 매년 10월에 각 가정에서 고사(告祀)를 지내고 치성(致誠)을 드리는 풍습이 있다. 이 경우에 초청된 무당은 이 여러 신들의 주거지를 돌며, 각각의 신을 향하여 모두 축원을 드린다. 즉 성주축원(成造祝願), 안당축원 및 걸립축원, 뒷간축원 등이 있고, 이것을 통틀어 고사축원(告祀祝願)이라 한다.

2. 가신(집지킴이 신) 신앙

안당 역시 가신 중의 하나이다. 가택신 혹은 가신이란 집안의 신으로, 집안의 여러 요처를 각기 분담하여 그곳을 맡아 수호하고 있는 모든 신들을 말하는 것인데 가옥이 안치되어 있는 집안을 지켜주는 집지킴이 신들이다.

가옥의 가장 중요한 요처인 대들보에는 성주신이, 큰방에는 삼신이, 부엌에는 조왕신이 있으며, 뒤꼍 장독대에는 천룡신이, 마당에는 터주신이, 우물에는 용왕신이, 광에는 업신이, 뒷간에는 칙신이, 문간에는 문간대신이, 외양간에는 외양간신이, 안당에는 안당불사가 각각 자리하고 있어 자기 구역 안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이들 가신들은 그 가족들의 안식처인 집안에 깃들어 있는 신으로 신의 영력도 그 가족에게만 미치는 한정된 가족 신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웃집의 가택신을 잘 받들고 섬겼다 하여 그 영역의 수혜를 입을 수도 없고 불경했다 하여 벌받지도 않는, 자기 집과 가족만을 지켜주는 고유신인 것이다.

이들 여러 가택신을 모시며 제사하는 사제는 그 집의 주부가 담당한다. 집안의 각 요처에 신체(神體)를 설치하여 모시는 일로부터 제상을 차려 제사를 지내며 비손 축원하는 일체의 제의에 이르기까지 주부가 하며, 다른 가족들은 영력의 혜택을 입으면서도 제사에 직접 참여하는 일은 거의 없다.

제일은 명절일의 아침과 매월 초사흗날이다. 달마다 있는 크고 작은 명절일을 모두 챙겨 제사지내는 것은 아니고 지방에 따라 약간씩 다르긴 하지만 호남지방에서는 설, 정월 대보름, 유두, 칠석, 백중, 추석명절과 구월 구일, 동짓날에 주로 지내며 한식과 단오명절은 잘 지내지 않는 편이다. 그리고 매월 초사흗날 아침은 성주신의 제일이다. 성주신이 집안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신이라서인지, 성주상만 차려 지냄으로써 집안에 재수 있으라고 축원한다.

제상의 제물차림은 명절의 음식물에 밥과 국을 상차림하여 바치는데 숟가락과 젓가락은 놓지 않는다. 조상의 기제사에는 수저와 젓가락이 반드시 놓여지는 것과 대조된다. 조상의 영령은 살아 있는 가족, 또는 인간의 경지로 대접하기 때문이다.

무속에서 신은 인간들처럼 숟가락과 젓가락질을 하지 않는다고 믿으며 비손축원 때 주술의 말에 ‘쇠숟가락으로 밥을 떠먹는 미련한 인간이 무엇을 알겠습니까’ 하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무속신은 제물의 음식을 흠향만 할 뿐이지 사람처럼 떠먹지 않는다는 인간과의 차별성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당산제의 제물을 장만할 때처럼 제물의 신성성, 정결성을 위한 갖가지 금기하는 일이 철저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집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의 신격이어서 당산신과는 격이 한층 낮은 대접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이들 가신들은 집안의 요처에서 각기 고유한 개성을 가지고 그 가족의 길흉화복과 수명장수를 돕는 기능을 하면서도, 자기들이 돕고 있는 집을 중심으로 조직화되거나 유기적인 관계를 갖지도 않는 독자적이고 고립적인 특성을 보인다. 성주신이 가택을 총괄하는 큰 신이긴 하지만 다른 가신들에게 지시 명령하거나 도움을 주고받지도 않는다.

또 가신들이 집 울타리 안에서 제각기 독자적인 신력으로 자기만의 구실을 하고는 있지만 항상 인간들과 함께 있으면서 그들의 제사를 받아먹으며 지내다 보니 인간적인 면을 풍기기도 하는데, 성주신이 칙간귀신을 첩으로 데리고 있다든가 하는 것이 그런 면이다.

3. 성주굿에서의 안당

성주굿의 순서에서도 제일 처음하는 굿의 순서를 ‘안당’이라고 하는데 이는 집안에서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집안에 있는 안당신에게 먼저 고하는 의미라고도 할 수도 있다. 성주굿의 순서를 살펴보면, 부엌에서 조왕님에 대한 의례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성주굿으로 들어간다. 성주굿은 안당으로부터 시작하여 선부리/초가망석을 거쳐 살풀이, 성주고풀이, 소지, 대공붙이기로 마무리를 짓는데 안당은 조상상을 차려놓고 조상들에게 이런 경사스러운 일을 후손이 하게 되었음을 고하는 의식이다. 이 거리는 안방이나 대청마루 등 집안에서 하기 때문에 ‘안당’이라고 부른다. 성주굿의 순서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안당 : 안당은 조상상을 차려놓고 조상들에게 이런 경사스러운 일을 후손이 하게 되었음을 고하는 의식이다. 이 거리는 안방이나 대청마루 등 집안에서 하기 때문에 ‘안당’이라고 부른다. 단골네는 서서 굿을 하게 된다.
2) 선부리초가망석 : 조상들의 내력을 밝힌 다음, 이 좋은 날에 모두 오셔서 즐겁게 대접받으시라고 청하여 즐겁게 놀려드리는 거리이다.
3) 살풀이 : 집을 지으면서 그 동안 끼였을지도 모를 모든 살을 풀어내는 의식이다.
4) 성주고풀이 : 성주님의 원과 고를 다 풀어내야 비로소 좌정을 하실 수 있다고 믿어 성주님의 고를 풀어준다.
5) 소지 : 가족과 친지, 그리고 이웃들의 복을 빌어주는 소지의식이다.
6) 대공붙이기 : 성주님 신체(성주대)를 집의 대공에 비로소 모셔 올리는 의식이다. 이 순간 비로소 성주가 좌정하게 된다.

4. 경성 천궁맞이에서의 안당

불교문화가 화려했던 무렵을 떠오르게 하는 경성의 천궁맞이와 같은 가정의 무제(巫祭)에서도 이와 같은 것을 볼 수 있다. 어떠한 집안에서나 반드시 부리불사(夫里佛事)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일컬어진다. 그 행사는 일찍이 불사(佛事)에서 불사굿이라는 이름하에 성대하게 행해졌던 것이지만 지금은 그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고, 또한 사경굿(四經祭) 때에 부리불사를 제사지내는 불사맞이 또는 천궁맞이를 행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사경굿은 천궁맞이와 안당맞이, 산바래기의 3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 번째의 천궁맞이는 주당물림, 부정, 진작, 가망, 천궁제석, 천왕, 천궁호귀, 천궁말명, 천궁제장, 천궁대감, 천궁창부, 천궁뒷전의 열두 거리로 나누어져 있고, 앞마당에서 하는 안당맞이에서는 가망, 안당말미, 산마누라, 별성, 제석, 천왕, 호귀, 사경왕신, 말명, 계면팔이, 창부, 걸립, 대감, 서낭, 영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내실에서 중일(中日, 피안의 7일간의 중간날. 춘분, 추분) 밤에 행하며, 다음날 아침 산상에 이르러서 행하는 산바래기는 도당가망, 도당군웅, 도당호귀, 도당말명, 도당창부, 도당대감, 도당걸립, 도당서낭, 도당영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합해서 서른여섯 거리로 이루어진 대무제(大巫祭)이다.
참고문헌 및 도판
▒ 참고 문헌
김광언, 『우리문화가 온 길』, 민속원, 1998.
김광언, 『한국의 집지킴이』, 다락방, 2000.
김종대, 『민간신앙의 실체와 전승』, 민속원, 1999.
김태곤, 『한국민간신앙연구』, 집문당, 1981.
김형주, 『민초들의 지킴이 신앙』, 민속원, 2002.
장주근, 『가신신앙』, 한국민속대관 3,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소, 1982.
赤松智城․秋葉 隆, 심우성 옮김, 『조선무속의 연구』하, 동문선,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