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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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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
1. 오신(午神) 개요
말의 이미지는 박력과 생동감으로 수렴된다. 외모로 보아 말은 싱싱한 생도감, 뛰어난 순발력, 탄력 있는 근육, 미끈하고 탄탄한 체형, 기름진 모발, 각질의 말굽과 거친 숨소리를 가지고 있어 강인한 인상을 준다. 이러한 말은 예부터 원시미술, 고분미술, 토기, 토우, 벽화 등에서 나타나고 구전되는 이야기, 민속신앙, 민속놀이 등 민속 문화 전반에서도 다양하게 전승되고 있어, 말은 일찍부터 우리 생활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음을 알 수 있다.
1. 1 오신(午神)의 시간과 방위

오신(午神)은 12지에서 일곱 번째 동물로 뱀으로 표현된다. 한국에서 오신은 처음 수호신과 방위신의 성격에서 다양한 사상적 배경과 결합되면서 현재는 띠 동물로서 지니는 관념으로만 강하게 남아있다. 시간 개념에서 오신은 해당 시간은 오전11시에서 오후 1시까지이며, 달(月)로는 음력 5월이며, 육십갑자 가운데 경오(庚午), 임오(壬午), 갑오(甲午), 병오(丙午), 무오(戊午) 의 순서를 거친다. 방위에서는 정남쪽에 해당하는 신이다.

1. 2 신격화된 오신(午神)

불교적인 개념에서 말인 오신은 인달라대장(因達羅大將)으로 몸과 마음이 안락하여 부처의 깨달음을 얻게 하려는 원을 가진 신이다. 또 여의륜보살(如意輪菩薩)의 화신으로 이 보살은 자유자재하는 여의주를 만들어 창고에 두었다가 아미타부처님의 지시를 받아 인도 환생하는 인간에게도 주고, 또 별나라의 신들에게도 주는 일을 맡은 보살이다. 인간들에게도 여의주를 주어 보냈는데, 자신의 복락에 취해 여의주를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고 시궁창에 묻어 버리기 때문에 여의륜보살이 여의주를 하나 가지고 세상에 내려와 그 용도를 정확히 알려주려고 말신이 되었다고 한다.

1. 3 말의 상징성과 관련 민담

말은 한국의 건국신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동부여의 금와왕, 고구려의 주몽, 신라의 혁거세 등 국조(國祖)의 탄생신화에서 말이 등장하고 있다. 『삼국유사(三國遺事)』권1, 동부여조에 보면 부루왕이 늙어 아이가 없었는데 이에 산천에 제사하고 후사를 구할 때 타고 다니는 말이 큰 못에 이르어 큰 돌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이에 왕이 이상히 여겨 사람을 시켜 그 돌을 들어 올리니 금빛 개구리모양의 어린애가 있었다. 왕이 기뻐하며, 이것은 하늘이 나에게 아들을 주심이라 하고 거두어 기르고 이름을 금와라 했다고 한다. 또 『삼국유사』권1, 신라시조 혁거세왕조에서도 신라6부의 조상들이 알천 언덕에 모여서 백성을 다스릴 덕 있는 임금을 세우려고 높은 곳에 올라 남쪽을 보니 양산 아래 나정 옆에 이상스러운 기운이 땅에 비치더니 거기에 백마 한 마리가 꿇어 앉아서 절하는 형상을 하고 있었다. 이에 찾아가 보니 붉은 알이 있었고 말은 사람을 보자 길게 울다가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 그 알을 깨니 단정하고 아름다운 동자가 나왔는데 이 아이가 혁거세가 되었다고 한다.
이 신화에서 우리는 말이 한 나라의 국조 탄생을 알려주는 영물 내지는 하늘의 사신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이 신화 속에서 나오는 말은 백마인 동시에 하늘을 천마(天馬)로서 나타나고 있다.
말은 또 왕과 장수의 능력과 깊은 관련이 있다. 금와왕은 주몽에게 말을 기르게 했는데, 주몽은 준마를 알아보고 일부러 적게 먹여 파리하게 하고, 노마(駑馬)는 잘 먹여서 살찌게 하였다. 금와왕이 살찐 말은 자기가 타고 파리한 말은 주몽에게 주었다. 명마를 알아보는 능력과 말을 다루는 능력은 왕으로서의 자질이나 능력에 직결된다. 또한 훌륭한 장수가 태어나면 어디에선가는 명마가 함께 태어나고 장수가 죽으면 말도 함께 죽는다. 또 명장 뒤에는 명마가 항시 따라 나온다.
대표적인 설화가 〈아기장수전설〉인데 여기서는 아기장수가 태어나 장수로서의 초인성을 노출하면 부모 또는 관군 아니면 동네사람들에게 피살된다. 그러면 어디선가 백마가 나타나 장수를 따라서 함께 죽는 것이 그 대체적인 구조이다. 즉 장수의 탄생과 백마의 출현은 항상 함께 이루어진다.
2. 숫자 12에 대한 관념

‘12’라는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여러 가지이다. 우선 사주학에서는 사물의 발전, 변화가 12가지의 단계를 거쳐서 발생, 성장, 소멸한다고 본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12가지의 과정을 거쳐 존재했다가 없어진다고 보는 사주학은 이를 12운성으로 정리하여 사물의 변화 과정을 풀이하기도 한다. 이러한 시간 개념은 12시간, 12달, 12성좌 등 인간이 타고 넘어가야 하는 인생의 과정으로까지 확대되며 12를 주기로 하는 12띠에까지 적용된다. 띠란 고리나 매듭, 환대(環帶)를 의미하는 것인데 음양의 큰 고리 속에 60갑자(甲子)라고 하는 큰 주기가 생기고, 60년은 다시 12를 주기로 하는 고리(12띠)가 5회 반복되는 것이다. 이러한 띠는 시간의 개념에서 공간의 개념으로까지 발전하는데 10간(干)이 해(年)요 몸통이라면 12지(支)는 달이요 가지에 해당한다. 관상에서 인상(인상)을 12부위로 나누는 것이나, 국악에서 12음역(음역)으로 음계를 나누는 것이나, 평시조에서 12번 쉬면서 창을 하는 것이나, 무가나 판소리가 12마당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모두 이러한 사고법에서 출발한 것이다.

3. 1 12지의 유래와 구성

12지에 대한 관념은 동서양에 걸쳐 광범위하게 성행하였으며 명칭, 관념, 예술적 표현, 구성요소 등에서 큰 유사성을 보인다. 그 개념은 중국의 은대(殷代)에서 비롯되었으나, 이를 방위나 시간에 대응시킨 것은 대체로 한대(漢代) 중기의 일로 추정된다. 당대(唐代)로 오면 십이지생초(十二支生肖)라 하여 수면인신상(獸面人身像)의 십이지신상이 무덤에 비치되고 있는데 12지를 각각 쥐〔子〕, 소〔丑〕, 범〔寅〕, 토끼〔卯〕, 용〔辰〕, 뱀〔巳〕, 말〔午〕, 양〔未〕, 원숭이〔申〕, 닭〔酉〕, 개〔戌〕, 돼지〔亥〕 등 12동물과 대응시킨 것은 후대의 일로 불교사상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12지의 열두 동물을 각 시간과 방위에 배열하게 된 것에는 각 동물의 발가락 수와 그 동물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간에 따랐다는 설, 석가여래설(釋迦如來說)등이 있다. 그 동물이 나와서 활동하는 시간에 따라 각 동물을 배치했다는 설을 따르자면 다음과 같다.
자시(23시-01시) : 쥐가 제일 열심히 뛰어다니는 때.
축시(01시-03시) : 밤새 풀을 먹은 소가 한참 반추하며 아침 밭갈이 준비를 할 때.
인시(03시-05시) : 하루 중 호랑이가 제일 흉악한 때.
묘시(05시-07시) : 해뜨기 직전에 달이 중천에 걸려 있어 그 속에 옥토끼가 보이는 때.
진시(07시-09시) : 용들이 날면서 강우 준비를 하는 때.
사시(09시-11시) : 뱀이 자고 있는 시간으로 사람을 해치는 일이 없는 때.
오시(11시-13시) : 고조에 달했던 ‘양기’가 점점 기세를 죽이며 ‘음기’가 머리를 들 기 시작하는 시간으로, 말은 땅에서 달리고 땅은 ‘음기’이므로 말을 ‘음기’의 동물로 보고 이 시각을 말과 연계시킴.
미시(13시-15시) : 양이 풀을 뜯어먹어야 풀이 재생하는데 해가 없는 때.
신시(15시-17시) : 원숭이가 울음소리를 제일 많이 내는 시간.
유시(17시-19시) : 하루 종일 모이를 쫓던 닭들이 둥지에 들어가는 때
술시(19시-21시) : 날이 어두워지니 개들이 집을 지키기 시작하는 때.
해시(21시-23) : 돼지가 가장 단잠을 자고 있는 때.

또 석가여래설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석가모니가 이 세상을 하직할 때에 모든 동물들을 다 불렀는데 열두 동물만이 하직인사를 하기 위해 모였다고 한다. 석가모니는 동물들이 도착한 순서에 따라 그들의 이름을 각 해(年)마다 붙여 주었다. 쥐가 가장 먼저 도착하였고, 다음에 소가 왔다. 그리고 뒤이어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순으로 도착하였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12지가 된 것이라고 한다. 이와 비슷한 또 다른 설화가 있는데 여기서는 석가모니가 하늘의 대왕으로 변한다. 하늘의 대왕이 동물들에게 지위를 주고자 했는데 그 선발 기준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정월 초하루에 제일 먼저 천상의 문에 도달한 짐승 순으로 높은 지위를 주겠다고 했다. 이 소식을 들은 각 짐승들은 정월 초하루가 되자 앞 다투어 달려갔는데 소가 부지런히 하여 제일 먼저 도착하였으나, 도착한 바로 그 순간에 소에게 붙어 있던 쥐가 뛰어내리면서 가장 먼저 문을 통과하였다고 한다. 이 설화는 12지 관련 설화로는 가장 흔한 것이며 12지 유래를 알려주는 동시에 쥐가 첫 자리가 된 사연, 쥐의 약삭빠름까지 설명해주는 것이다.

4. 불교와 12지

우리나라의 12지는 불교사상의 영향이 컸다. 특히 12지의 동물이 각기 불, 보살을 수호하는 신장(神將)으로 표현되는 경우도 많으며 보다 직접적으로는 12지를 보살과 연결시키기도 한다.

4. 1 신장으로 표현되는 12지

신장으로 표현될 때는 약사여래의 12대원(大願)을 통달한 12선신(善神)인 약사십이신장으로 설정된다. 자신부터 살펴보자면 자신(子神)은 궁비라대장(宮毘羅大將)으로 내 몸과 남의 몸에 광명이 있도록 정성을 다하는 원을 가진 신이다. 소인 축신(丑神)은 벌절라대장(伐折羅大將)으로 위덕이 높아서 중생을 모두 깨우치려는 원을 가진 신이며, 호랑이 인신(寅神)은 미기라대장(迷企羅大將)으로 중생으로 하여금 욕망에 만족하며 결핍되지 않게 하려는 원을 가진 신이고, 토끼인 묘신(卯神)은 안저라대장(安底羅大將)으로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대승교에 들어오게 하려는 원을 가진 신이다.
용인 진신(辰神)은 안비라대장(安備羅大將)으로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깨끗한 업을 지어 모든 계율을 지키게 하려는 원을 가진 신이고, 뱀인 사신(巳神)은 산저라대장(珊底羅大將)으로 모든 불구자로 하여금 근(根)이 완전케 하려는 원을 가진 신이며, 말인 오신(午神)은 인달라대장(因達羅大將)으로 몸과 마음이 안락하여 부처의 깨달음을 얻게 하려는 원을 가진 신이다. 또 양인 미신(未神)은 파이라대장(跛伊羅大將)으로 일체 여인으로 하여금 모두 남자가 되게 하려는 원을 가진 신이다.
그리고 원숭이 신신(申神)은 마호라대장(麻呼羅大將)으로 외도의 나쁜 소견을 없애고 부처님의 바른 지견을 포섭하려는 원을 가진 신이고, 닭인 유신(酉神)은 진달라대장(眞達羅大將)으로 나쁜 왕이나 강도 등의 고난으로부터 일체 중생을 구제하려는 원을 가진 신이며, 개인 술신(戌神)은 초두라대장(招杜羅大將)으로 일체 중생의 기갈을 면하고 배부르게 하려는 원을 가진 신이며, 마지막 돼지 해신(亥神)은 비갈라대장(毘乫羅大將)으로 가난하여 의복이 없는 이에게 훌륭한 옷을 얻게 하려는 원을 가진 신이다.

4. 2 보살로 표현되는 12지

자신(子神)은 만월보살(滿月菩薩)로 나타나는데 만원보살은 꺼져 가는 달에다 광명의 물을 채우는 보살이라 한다. 때문에 광명보살(光明菩薩)이라고도 하는데 달에는 암흑의 신인 마귀들이 들끓어 광명의 물을 퍼부으면 모두 빨아먹곤 하였다. 따라서 신이 광명의 물을 길러 가는 사이에 인간세상은 암흑세계가 되었는데 광명보살이 마침내는 광명의 물을 먹어치우는 악마를 퇴치하고자 쥐신이 되어 내려왔다고 한다.
또 축신(丑神)은 천수보살(千手菩薩)이 인간의 잘못된 눈과 손을 고쳐 주기 위해 소가 되어 인간 세상에 내려왔다고 하며 인신은 대륜보살(大輪菩薩)의 화신인데, 대륜보살은 모든 별나라를 지배하는 보살이며 신들의 권능을 발휘할 수 있는 수레바퀴를 만드는 보살이다. 이런 대륜보살은 호랑이로 변하여 직접 수레바퀴를 타고 내려와 인간 세상의 권능을 평정한다.
묘신(卯神)은 수월보살(水月菩薩)로 나타난다. 수월보살은 인간 세상의 암흑을 막기 위해 달에 광명의 물을 붓는 달을 만드는 보살이다. 실제 달에 광명의 물을 붓는 일보다 달의 원형을 만드는 일에 더 흥미가 있는 보살이어서 물에 비친 모든 달이 실제의 달이 되도록 노력하다가 상제의 미움을 받아 직접 내려가 그 달을 건져 오라는 명령을 받고 인간 세상의 토끼의 모습으로 내려왔다고 한다.
진신(辰神)은 흔히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의 화신인데 관세음보살은 인간 세상의 모든 생명들이 구원의 목소리로 애원할 때 그 소리를 다 듣고 분석하여 소망을 이루어주는 보살이다. 이러한 관세음보살이 인간 세상에 내려와 용신이 되어 중생들의 소망을 정확하게 듣고 미처 들어주지 못했거나 잘못 보고하여 혜택을 보지 못한 이들을 도왔다.
사신(巳神)은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의 화신이다. 관자재보살은 무지한 인간들을 일깨워 지혜의 등불을 밝혀주고 몽매한 중생들을 가르쳐서 올바로 살게 하도록 교육하는 보살이다. 복잡하고 오묘한 중생계에 내려와 중생의 근기(根機)를 실제로 체험하고자 뱀신이 되어 문(文)을 행하게 되었다.
오신(午神)은 여의륜보살(如意輪菩薩)의 화신으로 이 보살은 자유자재하는 여의주를 만들어 창고에 두었다가 아미타부처님의 지시를 받아 인도 환생하는 인간에게도 주고, 또 별나라의 신들에게도 주는 일을 맡은 보살이다. 인간들에게도 여의주를 주어 보냈는데, 자신의 복락에 취해 여의주를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고 시궁창에 묻어 버리기 때문에 여의륜보살이 여의주를 하나 가지고 세상에 내려와 그 용도를 정확히 알려주려고 말신이 되었다고 한다.
미신(未神)은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의 화신이다. 대세지보살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나라와 인간 세상을 두루 살펴서 그 실정을 아미타부처님에게 보고하고 잘못된 것을 고치는 보살이다. 대세지보살은 별나라를 유리(遊離)하다가 가장 복잡다단한 인간 세상을 시찰하고자 지상에 내려와 양신이 되었다.
신신(申神)은 십일면보살(十一面菩薩)의 화신으로 십일면보살은 무수한 별나라의 신들이 방문할 때마다 그 별들의 성격과 변화에 따라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든 11개의 각각 다른 얼굴을 지닌 보살이다. 십일면보살은 수만 수억 개의 얼굴들이 있는 인간 세상에 내려가 그 얼굴을 다 접하여 평정하라는 명령을 받고 원숭이신이 되었다.
유신(酉神)은 군다리보살(軍茶利菩薩)의 화신이다. 군다리보살은 별나라마다 혼란을 일으키는 악마들을 무찌르고, 선을 지키는 보살이다. 군다리보살은 악마를 지키다가 깜빡 조는 순간에 들이닥친 악마들이 인간 세상을 혼란케 하고, 악마 행위를 자행케 했기 때문에 큰 칼을 빼들고 지상에 내려와 악마를 무찌르기 위해 닭신이 되었다고 한다.
술신(戌神)은 정취보살(正趣菩薩)의 화신으로 이 보살은 별나라의 신들이 모일 때마다 서로 흥겹도록 예술을 연출하여 심오한 신비경을 펼쳐 주는 보살이다. 정취보살은 자신의 취향에 빠져 몰두한 탓에 별나라 신들이 모두 깨어나 불평을 늘어놓고, 또 불화가 생기므로 아미타부처님에게 노여움을 사서 인간 세상에 내려와 개신이 되었다고 한다.
해신(亥神)은 다른 12지신들과 달리 여래의 화신이다. 아미타불(阿彌陀佛)이 변하여 해신이 되었는데 아미타불은 우주의 본원인 시간과 공간의 주역으로 모든 별나라의 시간들과 보살을 지휘․감독하는 부처이다. 인간의 생명은 얼마나 연장되어야 하며, 인간들에게 부여해야 할 공간의 한계는 어떤가를 알아보기 위해 직접 지상에 내려와 돼지신이 되었다.
5. 한국 미술로 보는 12지의 역사적 전개

5. 1 중국 미술에서 12지

중국의 경우, 관념적인 12지를 동물로 형상화한 것은 한대(漢代)이며 최초로 사용된 것은 한의 건안연호(建安年號,196~220)가 있는 십이지생초(十二支生肖)를 선으로 그린 광전(壙塼 :무덤 벽돌)이다. 그 이후 십이지생초의 자취는 분명하지 않고 수대(隋代)의 청동거울에 십이지 동물이 부조되었다.
동물생초가 동물의 머리와 사람의 몸체 형태로 인격화하여 확립된 것은 당대(唐代)에 들어서이다. 중국 당대의 문헌이나 십이지용(十二支俑)의 형태를 보면 십이지 동물이 시간의 신으로 정립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사신(四神)이 방위의 신으로 정립되어 일찍이 성행하였으며, 12지는 당(唐)중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명기(明器)로 제작되어 사신과 연관을 가지며 묘 내에 배치된다. 십이지 동물상이 의인화되어 수수인신상(獸首人身像)으로 십이지 동물이 성립되어 성행하기 시작한 것은 당 중기이다.
당대의 부장명기(副葬明器)인 12지가 우리나라 통일신라에 유입되어 8세기 중엽 경에 당식(唐式)인 십이지용이 매우 짧은 기간 채용되었으나 곧 신장상의 성격을 확립하여 묘 안에서 묘 밖으로 명기에서 조각품으로 이행하여 통일신라 나름대로 십이지 조각이 성립되고 전개되어 간다.

5. 2 통일신라 12지

통일신라의 십이지상은 당나라의 십이지생초에서 출발하지만 그 변모는 가히 독창적이다. 또한 여러 형식으로 전개되어 능묘호석 이외에 불교건축물의 석탑, 부도, 석등, 귀부, 불구(佛具) 등 광범위하게 응용되었다.
십이지신장이 불법수호의 사천왕상(四天王像)처럼 무복(武服)을 갖추어 입고 완전한 신장상(神將像)으로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은 성덕왕릉 주위에 배치된 입체형의 십이지상에 이르러서였다. 여기에서 비로소 사천왕상의 갑주(甲冑)를 착용한 신장상으로서 십이지 신장상이 확립되고 왕릉 주변의 십이 방위에 배치함으로써 왕권 수호 기능을 완성하게 된다. 말하자면 왕권과 신권(神權)의 습합현상이 통일신라 능묘의 십이지신상에 집약된 셈이다.
능묘 십이지상은 모두 신장상의 형식을 갖추어 수호신의 성격을 확립하였으며, 평복(平服)신장상과 무복(武服)신장상 두 가지 형식이 병존하여 전개되어 나가게 된다. 평복 십이지 신장상은 중국 당나라 십이지용과 형식적 관련이 강하고 무복 십이지 신장상은 불법수호신장인 사천왕상의 형식을 그대로 채용하여 능묘의 수호신으로 삼았다. 능묘의 십이지 신장상들을 형식적 및 양식적 변화를 편년하여 순서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무복 십이지 신장상

전 김유신묘 출토 납석제 십이지상(8세기 중엽)
성덕왕릉 십이지 신장상(8세기 중엽)
방형분 십이지 신장상(8세기 후반)
능지탑지(陵只塔址) 십이지 신장상(8세기 후반)
원성왕릉 십이지 신장상(799년 경)
전 경애왕릉 십이지 신장상(9세기 초)
흥덕왕릉 십이지 신장상(836년 경)
원성군 오류리능(五柳里陵) 십이지 신장상(9세기 후반)

문복 십이지상

추정 신문왕릉 십이지 신장상(8세기 중엽)
전 김유신묘 십이지 신장상(8세기 후반)
헌덕왕릉 십이지 신장상(826년 경)

5. 3 고려시대 12지

고려시대에는 호석, 현실벽화(玄室壁畵), 석관 등에 각각 배치되어 신라 때 보다 매우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고려의 여러 능이나 벽화가 있는 고분은 현재 개성(開城)을 중심으로 산재되어 있다. 십이지 호석이 있는 고려의 능은 다음과 같다.

원창왕후 온혜릉(元昌王后 溫鞋陵)
태조 현릉(太祖 顯陵)
경종 영릉(景宗 榮陵)
현종 선릉(顯宗 宣陵)
선릉군 제3릉(宣陵郡 第三陵)
제국공주 고릉(齊國公主 高陵)
노국공주 정릉(魯國公主 正陵)
공민왕 현릉(恭愍王 玄陵)
칠릉군 제2릉(七陵郡 第二陵)
칠릉군 제3릉(七陵郡 第三陵)
칠릉군 제5릉(七陵郡 第五陵)
명릉군 제2릉(明陵郡 第二陵)
명릉군 제3릉(明陵郡 第三陵)

이상 13개의 고려 능의 예를 보면 비록 표현방식에는 변화가 있으나 호석으로 배치되어 능묘를 보호하는 기능은 신라의 예가 그대로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공민왕 현릉의 십이지 호석을 보면 문복을 입고 손에 홀을 잡고 있으며 통일신라시대와는 달리 수수인신(獸首人身)의 모습을 하고 있다.
현실벽화에 십이지상이 그려진 예는 지금까지 세 곳이 있다. 묘제 형식 때문에 통일신라의 경우 현실에 벽화를 볼 수 없었으나, 고려조에 와서는 분묘 내에서 벽화가 발견된다. 고려 고분벽화는 고구려의 예와 같이 일월성숙도(日月星宿圖)와 사신도(四神圖)가 그려져 있으며 여기에 십이지상도 채색으로 그려져 있다. 현재까지 조산된 것으로 수락암동(水落岩洞) 고분벽화, 법당방(法堂坊) 현실벽화, 현릉(玄陵) 현실벽화 등이 있다.
고려의 고분벽화의 십이지상들은 문복(文服)의 수관인신(獸冠人身)의 모습으로 홀을 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릉 벽화의 십이지상의 경우 모두 복잡하고 높은 관을 쓰고 바지와 치마를 입었고, 각색(各色)의 소매가 넓은 옷을 입고, 각색(各色)의 홀을 쥐고, 관상(冠上)에는 십이지 동물 두상(頭像)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십이지상은 각 벽 아래 부분에서 연결된 뭉게구름을 타고 서있다.

5. 4 조선시대 12지

조선 능묘의 호석은 양식이 바뀌어 분묘의 십이지상은 조선조에 오면 사라진다. 효종 영릉(孝宗 寧陵)의 경우 돌로 난간(欄干)을 두른 사이사이에 연꽃 문양으로 조각된 석편(石片)을 24개 배치하고 그 중 12개의 돌에 방위에 대응되는 십이지 문자만을 그 중앙에 새겨 놓은 예는 있으나 십이지상을 조각한 경우는 없다.
대부분 조선의 능묘 양식은 십이지상 대신 능묘의 동물상으로 문인, 무인석 뒤에 석마(石馬)가 배치되고, 능 주위 좌우측에 석양(石羊), 석호(石虎)가 번갈아 배치되고 있다. 말은 문인석과 무인석의 신하의 승용동물로 배치된 것 같고, 능 주위의 양과 호랑이는 수호동물로 배치되어 통일신라, 고려의 능묘의 십이지상과는 관련이 적다.
조선에 오면 능묘 대신 궁전 주위와 불화에 12지가 나타난다. 경복궁 근정전 석축대(石築臺) 위에 십이지를 포함한 동물석상을 배치하였다. 근정전 주위를 둘러싼 이중 축대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난간을 세운 후 그 난간 위에 석조 십이지상을 배치하고 있는데 십이지 모두가 아니고 그 가운데 동서남북의 위치에만 자(子), 묘(卯), 오(午), 유(酉)의 십이지상을 올려놓았다. 세종로 기념비각(記念碑閣) 주위에도 십이지상이 있다. 난간 기둥의 동서남북에 그 방위에 해당하는 십이지상을 배치하였다. 조선 후기에 오면 불화에 약사여래 권속으로 십이지신장 신장상이 나타난다.
참고문헌 및 도판
▒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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