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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

유인
1. 개요
유인은 신라시대 인물인 박제상에 의해 지어졌다고 하지만 위서(僞書)임에 확실한 부도지에 나오는 존재로 다른 문헌적 근거나 민간전승은 희박하다. 『부도지(符都誌)』에서는 지역전승에서 언급되는 마고를 실질적인 동이족과 한민족의 조상이자 최초의 국가로 간주하고 있다. 비록 그 주장의 신빙성은 없으나, 그 내용을 통해 마고와 그 자손들에 대한 상상력의 폭은 충분히 넓힐 수 있다. 재야사학자들은 지금으로부터 14000~12500년 전 사이에 지구가 기상이변과 화산폭발로 인류가 전멸했으며, 다만 마고가 살아남았다고 한다.
또한 재야사학자들은 동이(東夷)는 한민족의 직계 조상이며, '마고'가 신시를 세우고 그의 후손인 '황궁'과 '유인'과 '환인'과 '환웅'의 대를 이어 '황제'가 역사에 나오기 이전까지 중원 땅을 다스린 인종은 동이 이외에는 없었으며, 그들의 문명이 동이문명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또한 마고가 신시국을 세울 때, 후손을 하나로 결속시킨 사상이 바로 해혹복본(解惑復本)의 이념이었다고 한다. 해혹복본의 뜻은 “의혹을 풀고 원래대로 돌아가라"는 뜻이다.
재야사학자들은 신시(神市)를 세워 동이의 최고 조상이 된 마고가 후손 중에서 여자 셋을 한 조로 묶어 사방으로 시집보냈다고 한다. 세 여자 중에서 제일 나이가 많은 여자를 마고라고 하고, 두 여자는 각각 궁희와 소희라고 하였으며, 이들은 삼신의 상징이고 삼신의 형상이었다고 한다. 시집을 갈 마고삼신은 방장(方丈)에서 삼신제(三神祭)를 지냈다고 하며, 그들이 시집가는 곳에 가지고 가는 것은 오곡의 종자와 삼신의 신표인 천부삼인이라고 한다.
ꡔ부도지ꡕ에 의하면, 마고(麻姑)가 궁희(穹姬)를 낳고, 궁희는 황궁씨와 청궁씨(靑穹氏)를 낳았다. 또한, 유인(有因)은 황궁씨(黃穹氏)의 아들이며 한인(桓因)씨의 아버지라고 한다. 그러므로, 유인은 마고의 증손(曾孫)이라고 하겠다.
유인은 황궁에게서 천부삼인(天符三印)을 이어 받아 정통성을 보증 받았다. 그리고 사람들이 추위에 떨고 밤에는 어둠에 시달리는 것을 불쌍하게 여겨, 나무를 뚫어서 마찰시켜 불을 일으켜서 밝게 비춰주고 몸을 따뜻하게 하고, 또 음식물을 익혀서 먹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재야사학자들의 해석에 의하면 유인씨는 중국 고대 신화의 삼황오제의 첫 번째인 수인씨로 생각된다. 수인 (燧人)씨의 수 (燧)자는 불을 얻는 도구를 뜻하며, 인간들에게 불을 가르쳐 주었다는 점에서 유인씨와 그 성격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2. ꡔ부도지(符都誌)ꡕ에 보이는 유인의 모습

ꡔ부도지ꡕ는 유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황궁씨가 천산주에 도착하여 미혹함을 풀며 복본할 것을 서약하고, 무리에게 천지의 도를 닦고 실천(수증(修證))하는 일에 근면하라고 일렀다. 곧 첫째 아들 유인(有因)씨에게 명하여 인간세상의 일을 밝히게 하고, 둘째와 셋째 아들에게 모든 주(州)를 돌아다니게(순행(巡行)) 하였다. 황궁씨가 곧 천산에 들어가 돌이 되어 길게 조음(調音)을 울려 인간세상의 어리석음을 남김없이 없앨 것을 도모하고, 기어이 대성 회복의 서약을 쟁취하였다.
이에 유인씨가 천부삼인(天符三印)을 이어 받으니 이것이 곧 천지본음(天地本音)의 상(象)으로, 진실로 근본이 하나임을 알게 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추위에 떨고 밤에는 어둠에 시달리는 것을 유인씨가 불쌍하게 여겨, 나무를 뚫어서 마찰시켜 불을 일으켜서 밝게 비춰주고 몸을 따뜻하게 하고, 또 음식물을 익혀서 먹는 법을 가르치니, 모든 사람들이 대단히 기뻐하였다.
유인씨가 천 년을 지내고 나서 아들 한인(桓因)씨에게 천부를 전하고 곧 산으로 들어가 재앙을 없애는 굿(계불(禊祓))을 전수하며 나오지 아니하였다.
한인씨가 천부삼인을 이어받아 인간세상의 이치를 증거 하는(증리(證理)) 일을 크게 밝히니, 이에 햇빛이 고르게 비추이고 기후가 순조로와 생물이 거의 편안(안도(安堵))함을 얻게 되었으며, 사람들의 괴상한 모습이 점점 본래의 모습을 찾게 되었다. 이는 3세(황궁․유인․한인)가 하늘의 도를 닦아 실천하는(수증(修證)) 삼천 년 동안 그 공력을 거의 없어질 만큼 썼기 때문이었다. ­김은수(번역․주해), 『부도지』, 한문화, 2002, 45-46면­
재야사학자들의 해석에 의하면 유인씨는 황궁씨의 장자로 중국 고대 신화의 삼황오제의 첫 번째인 수인씨로 생각된다. 수인(燧人)씨의 수(燧)는 불을 얻는 도구를 뜻하며, 인간들에게 불을 가르쳐 주었다는 유인씨와 그 성격이 유사하다.
삼황은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최초의 인간인 반고에 이어 가장 오래된 신화적 세계에 출현하는 세 제왕이다. 그런데 누구를 삼황으로 하느냐는 여러 설이 분분한데, 일설에는 천황(天皇), 지황(地皇), 인황(人皇)을 치는데, 이는 물론 천지인 간의 성립을 의인적(擬人的)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합리적 신화다. 그 밖의 복희, 여와, 신농을 삼황으로 삼는가 하면, 또 그 중 여와를 축융(祝融) 또는 수인(燧人)으로 대치하는 설도 있다. 수인씨는 인간들에게 불의 사용하여 음식을 익혀 먹는 법을 가르쳤고, 복희씨는 짐승을 길들이고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쳤고, 신농씨는 농사와 의약을 가르쳤다. 이 전설의 원형은 오래 되었으나 3황전설(三皇傳說)로정리된 것은 전국시대 이후인 것으로 추정된다. 삼황에 들어가는 복희는 사람의 머리에 뱀의 몸을 하고 여와와 남매로서 짝을 이루었던 천신 복희가 아니라 인간 복희이다.『한단고기』에 의하면 복희는 제4대 태우의 천황의 열두 아들 중 막내아들이라고 한다.
어떤 재야사학자는 복희, 신농, 황제를 삼황으로 꼽는 설에 대해서 『부도지』에 의거하여 유인(수인씨)이 중국 내의 소수민족이자 피정복민족인 묘족(苗族)의 직계 조상에 해당하기 때문에 중국의 유학자들이 피정복민의 조상을 국조에 꼽는 것을 꺼려했기 때문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3. 글자로 풀어본 유인의 의미

『부도지』 제 10장 서두의 황궁씨의 장자 유인(有因)씨'라는 말을 "황궁씨가 장자 유인씨를 낳았다"는 통상의 해석 이외에 "황궁씨가 유인씨를 양자로 들여 대를 이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유인씨가 한인(桓因)씨를 낳기 때문에, 유인씨는 황궁씨와 한인씨 사이에 다리를 이어 주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유인씨의 인(因)자를 보면, 인자는 '원인, 까닭, 유래, 근본'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문자는 나라 국(國)자 안에 큰 대(大)자가 들어 있는 문자이다. 나라 국(國)자 안에 쓰였던 큰 대(大)자는 원래 어길 위(韋)자로 쓰였던 문자였다. 어길 위(韋)자는 중국의 금문학자 낙빈기(駱賓基: 1919∼1993)의 해석에 따르면, 요즈음 말로 쿠데타를 의미한다고 전하며, 순(舜)임금이 요(堯)임금을 죽이고 정권을 탈취하면서 생겨난 문자라고 한다. 이 문자는 '둘레, 둘러싸다, 사냥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인(因)자에 들어 있는 큰 대(大)자는 순임금으로 보고, 위(圍)자를 순임금의 나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상의 의미를 정리하면 인(因)자는 순임금이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탈취한 나라가 되며, 이 나라가 위(圍)라는 문자를 탄생시켰다는 해석이 도출된다. 순임금은 인(因)자가 의미하는 고전적인 국가에 쿠데타를 일으켜 위(圍)자가 의미하는 새로운 시대의 나라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재야사학자들은 이 인(因)자에서 제단과 제사의 의미를 도출해내기도 한다. 이에 의하면 인(因)자와 위(圍)자에서 상고시대에 있었던 제사풍습을 도출해 낼 수 있다고 한다. 나라 국(國)자는 제사를 지내는 방구단(方丘壇)을 의미한다고 해석된다. 단군조선시대에는 방구단을 쌓고, 이 위에 북극성을 의미하는 북진(北辰)과 북두칠성을 가리키는 칠요(七耀)를 표시하고, 전물(奠物)을 올려 제사지냈다. 이렇게 하여 국도(國都)를 정했는데, 이를 부도(符都)라고 하였다. 이 부도가 바로 『부도지』의 왕검성(王儉城)이다.
따라서 왕검성에서 부도를 도출해 내고, 부도에서 방구단을 도출해 내고, 방구단에서 인(因)자를 도출해 낼 수 있으므로, 결국 인(因)자와 왕검성이라는 문자가 같은 의미를 갖는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참고문헌 및 도판
▒ 참고 문헌
위앤커(저), 전인초․김선자(역), 『중국신화전설』1, 민음사, 1999.
박제상 원저, 윤치원 편저, 『부도지』, 대원출판, 2002.
전인초, 정재서, 김선자, 이인택, 『중국신화의 이해』, 아카넷, 2002.
한상수, 『한국인의 신화』, 문음사, 1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