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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부대신

창부대신

1. 창부대신 개요

‘창부(倡夫)’는 무당의 남편이면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이며, ‘창부대신(倡夫大神)’은 광대신(廣大神)을 가리키는 말로 한마디로 풍류신이라 할 수 있다. 이 광대신은 풍류신인 까닭에 무당에게 재주를 내려주며 창부대신을 받아 가무에 능해진 무당으로 하여금 창부굿을 하게 하여 일년 열 두 달의 횡액을 막아준다. 또 ‘화랭이’로 부르기도 하며 무속악을 다스리는 신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2. 굿에서 있어서 창부대신(음악과 악기)의 의미

창부대신이 주관하는 음악의 영역은 원래 굿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무속의 원형을 찾을 수 있는 시베리아 샤먼에게서도 역시 음악적인 요소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인데 특히 북은 아주 중요한 것이며, 예외가 없이 거의 모든 부족에게 공통으로 주어지는 샤먼 장비라고 할 수 있다. 북을 이용한 무속악은 무당이 신을 받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무당은 이 북과 특이한 종교적 관계를 맺고 있다. 북 자체가 신을 부를 수 있으며, 북은 이 신이 내려와 자리하는 장소가 되기도 하며, 또 신에 의해 북이 두드려지기도 한다. 북은 때론 타고 가는 동물에 비유되기도 하며 배나 뗏목에 비유되어 이를 샤먼이 타고 저승에 가는 것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때 북채는 때리면서 이를 조정하는 촉매적인 것이 된다.
시베리아 샤먼들이 신과의 교접을 위해 북과 북채를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창부대신은 주로 피리를 불고 있는 신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굿에 있어서 음악이 하는 역할이 위와 같음을 이해하고 보면 창부대신이 무속 체계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또한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굿을 할 때 주로 징, 꽹과리, 태징, 북, 장구, 법구, 호적(태평소), 대금(젓대), 소금, 해금, 제금, 피리, 박고 사용한다. 무당굿에서 반주로는 삼현육각의 편성이 보통이지만 징, 꽹과리, 북 등은 단일 악기로도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무신도에 나타나는 무속 악기류는 상징성보다는 주변 장엄, 즉 분위기를 조성하게 된다. 사용되는 악기에 따라 굿의 종류나 순서가 바뀌는 경우가 있다.
무당의 남편인 창부가 ‘창부대신’으로 추앙받게 된 것은 무당이란 존재가 기본적으로 노래와 춤에 능해야 하며, 굿을 할 때 피리나 젓대, 북으로써 굿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그만큼 창부의 역할이 중요하게 여겨졌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생전에 피리나 젓대를 잘 불던 명성 높은 광대가 죽어서 창부신으로 추앙되는 사실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현재 줄광대씨, 전라도 남원의 소리창부, 문홍갑씨등 많은 창부신들이 모셔지고 있다.

3. 창부굿

창부대신은 풍류와 무속악을 다스리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일년 열 두 달, 가정의 횡액을 막아주는 일을 하기도 한다. 바로 광대신인 창부를 불러서 재수가 있게 해달라고 비는 굿이 ‘창부굿’이다. 작게는 가정의 횡액을 막아줄 것을 빌기도 하지만 크게는 마을의 수호신을 함께 모여 굿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창부서낭’이라고 한다. 지역으로 보면 주로 서울 ․ 경기도 지방에서 행해지는 굿이다.
서울과 인천지역 굿에서는 열두거리 중 마지막인 뒷전거리 바로 앞인 열한 번째에 창부거리가 들어가고, 경기도 화성지역 굿에서는 열다섯 거리 중 열 번째 거리에 창부서낭거리가 들어간다.
창부굿을 할 때에는 무당이 ‘창부옷’으로 갈아입는다. 창부옷을 입으면 무당은 창부신으로 바뀌어 창부신 역할을 하면서 굿을 한다. 창부옷은 화장이 길고 소배가 넓은 색동 팔에 몸통은 초록색으로 앞과 양 겨드랑이 밑까지 터지고 , 길이는 무릎까지 닿아 활동하기에 편하도록 된 무복이다.
무당은 이와 같은 창부옷을 입고 오른손에 부채를 든다. 그리고 장구 잽이 앞에 서서 창부 만수받이로 들어간다. 창부굿의 처음은 ‘창부청배(倡夫請拜, 창부 만수받이)’로 창부신을 부르는 것이다. 창부 만수받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창부 만신몸주 대신 창부 안산광대
밧산청계 서무시리 너털이요
소년출신 재인광대 재수라치 타령창부
일년하고 홍수 창부 도액 창부
○씨 가중 불의 창부 신의 창부 놀고나서
홍수대액 저차주고 재수열고 소망생겨
관재구설 거리홍액 물려주고 삼재 팔란
우환가환 막어주고 소원대로 도와주자
놀고 나요 아~ 창부

창부 만수받이가 끝나면 무당이 잠깐 거성을 한 다음 뜀질을 춘다. 무당에게 창부신이 내리면 무당의 입에서 창부신의 말인 ‘창부공수’가 내린다. 창부공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허 굿자
광대씨 창부씨 아니시랴
안산 광대 밧산 청계씨 아니시리~
앞으로는 어릿광대 뒤로 돌아
들 광대씨 아니시랴
일년은 열두 달 홍수 창부 도액 창부씨
아니시리~
창부씨 광대씨가 재수 열어 도와주고
운수 열어 도와 줄 제~
사망 뜨러 갈터니 소망 값이나
두둑히 주구려~
소망산에 소망 뜨러 갑시다~ 얼쑤

‘공수(神託)’ 다음에는 〈창부타령〉으로, 창부신이 노래를 부르면서 액운을 물리쳐준다는 내용의 무가를 부른다.

4. 창부타령

『창부타령』은 노정기(路程記)가 앞부분에 곁들여져, 남원(南原)의 광대가 서울로 올라오는 과정이 서술된다. 이렇게 남원에서 올라온 광대가 서울 성안에서 한동안 놀고 난 다음 일년 열두 달에 드는 횡수(橫數)를 막아낸다.
이처럼 원래 무당들이 부르는 무가의 일종인 창부타령은 점차적으로 세상에 퍼지면서 경기민요 중 하나로 정착되는데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부지방에서 가장 많이 불리고 있는 민요가 되었다. 경기민요의 대부분이 5음 음계의 평조선법(平調旋法)으로 되어 있고, 흥겹고 멋스러운 굿거리장단으로 된 민요가 많은데, 『창부타령』역시 이와 같은 노래인 것이다. 가락이 멋스럽고 굴곡이 많아 신이 나는 노래여서 부채춤이나 무당춤 등 민속무용의 반주음악으로도 자주 듣게 되며, 연회나 놀이판에서는 최고의 절정을 이루는 민요이다.
일년 열두달의 횡액을 막아내는 창부타령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떤 광대 올라 왔나~
어떤 광대씨 올라 왔소
전라도로 남원 광대 한양성내 올라올 제
때는 마침 어느 때요
춘 삼월은 호시절에 꽃은 피어 만발하고
잎은 돋아 청산인데 황금 같은 꾀꼬리는
버들 사이로 왕래를 하고
화자 작범 나비는 꽃을 보고 날아든다
옥동화 만사춘이요
가지 가지 봄빛이라
얼씨구나 절씨구
먼지 재담 다 집어치고
일년 홍수나 막고 가자
정월달에 드는 액은 이월 한식날 막어주고
이월달에 드는 액은 삼월 삼진날 막어주고
삼월달에 드는 액은 사월 초팔일날 막어주고
사월달에 드는 액은 오월 단오날 막아주마
오월달에 드는 액은 유월 유두날 막아주마
유월달에 드는 액은 칠월 칠석날 막아주마
칠월달에 드는 액은 팔월 한가위에 막어주고
팔월달에 드는 액은 구월 구일날 막어주고
구월달에 드는 액은 시월 상달에 무수로
떡으로 막어주마
시월달에 드는 액은 동지 팥죽으로 막어주고
동지달에 드는 액은 섯달 그믐날
가래 흥덕으로 막어주마
일년은 열두 달 삼백육십오일
관력은 열두 달에 모든 액운을 막어주마
참고문헌 및 도판
▒ 참고 문헌
김용덕,『한국의 풍속사』, 밀알출판사, 1994
김인회,『한국무속사상연구』, 집문당, 1993
이능화,『조선무속고』, 백녹출판사, 1976
『무속 : 무당』, 민속학술자료총서, 2003
『한국민속대관』, 고대민족문화연구소, 1982
村山智順 著 노성환 옮김,『조선의 귀신』, 민음사, 1990

▒ 참고 도판
김태곤 (편), 韓國巫神圖, 열화당, 1993, 188~18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