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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불교

한국의 불교는 세계불교의 보편성과 한국고유의 특수성을 함께 보여준다.
가야국 건국설화 중 허씨 황후의 담론에서 드러나듯이 인도에서 직접 한반도로 전래된 것으로 무속신앙을 제외하고는 가장 오래된 종교이며 한국인 정신생활의 무의식적 토대를 이룬다.

한국의 불교는 세계불교의 보편성과 한국고유의 특수성을 함께 보여준다. 가야국 건국설화 중 허씨 황후의 담론에서 드러나듯이 인도에서 직접 한반도로 전래된 것으로 무속신앙을 제외하고는 가장 오래된 종교이며 한국인 정신생활의 무의식적 토대를 이룬다. 《금강경》을 소의경전으로 삼아 공사상을 체득하고 육바라밀 실천을 우선시하는 관점에서 한국은 대승불교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대승불교는 실체(實體)로서 신(神)이나 자아(自我)와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공(空)' 사상을 내세우고, 서방극락정토 왕생을 염원하는 염불과 보시(布施)·지계(持戒)·인욕(忍辱)·정진(精進) ·선정(禪定)·지혜의 육바라밀(六波羅蜜) 실천이 강조된다. 이러한 대승불교는 인도에서 아시아 북방으로 퍼져 중국의 격의불교를 거쳐 한국에 전해졌고 태국, 스리랑카 등의 남방불교와 구분되는 대승불교의 특유의 창조적 문화를 한국에서 이룩하였다.

또한 한국의 불교는 호국의 성격이 짙게 나타나는데, 호국불교의 특이성은 몽고의 침입을 불법(佛法)에 의지해 극복하고자 팔만대장경을 판각한 경우와, 조선시대의 불교 승병이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물밀듯이 밀어닥친 왜군의 침입을 막기 위해 궐기한 사례 등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그 전에도 이미 신라와 고려시대에 국가와 민족의 안위를 책임지는 호국사상의 기틀로서 작용했다. 이른바 왕실에서는 자신들의 국가경영의 목표를 전륜성왕 구현으로 삼았으며, 백성에게는 불국토(佛國土) 구성원이라는 자긍심을 심어주어 나라를 위하는 것이 극락왕생의 요체가 됨을 믿고 애국애족의 정신이 싹트게 되었다.

한국의 불교는 세계불교로서의 융합·무아의 보편성이 한국문화의 독특성과 어우러져 있기에 통불교의 특징을 드러낸다. 무속신앙과의 통합에서 한국의 사찰에는 삼성각 즉 산신, 독각, 그리고 단군을 모시고 있는 전각에서 그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최남선은 중국불교를 각론 불교, 한국불교를 통불교로 이해하고, 원효의 화쟁 회통 사상을 근거로 제시하였으며 그 이후에도 회통사상은 면면히 이어졌다. 이 밖에도 한국의 불교에는 산중불교의 특징이 발견되지만, 이제는 한국의 불교도 깨달음의 체현이라는 불교 고유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하여 “모든 중생에게는 부처의 성품이 있다”는 ‘일체중생실유불성(一切衆生悉有佛性)’에 근거하여 근본불교정신으로의 회귀가 요청된다.

반면에 한국의 불교특성을 호국불교 또는 통불교라고 규정하는 데에 관한 반론이 제기되고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체성의 개념에는 우연한 역사적 산물을 확대해석하였거나, 종교 이데올로기 해석에 기초하여 의도적 해석을 한 것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입장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시대적 상황을 감안하고 민족적 자존심과 국가이념을 부양하겠다는 의도에서 수사적 표현으로 확대 해석하기 때문에 한국의 불교의 학술개념에서 제외시키려는 관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물론 한국의 불교에 대한 역사적 정통성 회복에서 불교자체의 종지와 근본목표가 유리되는 국가주의 이데올로기로써 그 본질을 왜곡시키는 어리석음을 경계하면서도, 선불교의 주된 흐름을 감안할 때 한국의 불교에 흐르는 대승불교·호국불교·통불교의 독특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