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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의 가치 - 세계 평화와 생태 정의에 기여

선수행의 가치는 세계평화를 증진시키고, 자연친화적인 가치관을 자리 잡게 하여 환경복원과 생태정의를 구현하는 데 기여한다. 1950년대 앨런 와츠(Allan Watts)나 다이세츠 스즈키(D. Suzuki) 는 선수행의 가치를 서구사회에 선구적으로 도입하였다. 이는 선수행 가치를 사회적으로 조명한 것으로 심층생태운동의 성격을 지닌다. 이 운동에서 우리는 현대사회 관행과 공공정책의 접근방법에 있어 어떠한 것도 자명하게 주어진 것으로 간주하지 않고 그 뒤에 숨어 있는 가치관, 종교적 전제와 형이상학적 가정들에 대해 끊임없이 선수행의 화두같이,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또한 이런 문제의식과 대안적 삶의 방식을 중요하게 평가하면서 서구 세계관을 비판하고 근본변화를 추구한다. 이를 집약하면, '수단은 소박하되 그 목적은 풍요롭게’를 추구한다.'

선수행에 기초한 심층생태운동은 철학사상 혹은 사유체계라기 보다 하나의 사회운동에서 출발하였으며, 그 후 주로 안 네스(Arne Naess)에 의해 조금씩 이론체계를 갖기 시작했다. 심층생태학운동이 결코 완성된 철학 체계는 아니지만 안 네스는 선수행의 응용가치를 논리 체계로 설명한 바 있다. 따라서 선수행의 기본 정신인 비폭력, 자비, 생명존중 등이 심층 생태운동의 기본 원칙과 일치한다. 선수행을 통한 깨달음의 실현을 응용하여 심층생태운동에서는 자기실현(Self-realization)으로 표상된다. 즉 여기서 말하는 ‘자기’는 우주의 모든 생명체와 그들 각각의 자아(개별영혼)를 모두 포함하는 것이며, 최대의 자기실현은 모든 생명의 징표들을 최대로 발현하는 것이며, 최대의 다양성 실현과 일맥상통한 것이다. 자아정체감 역시 타자와의 일체 의식이 깊어질수록 ‘이타의식’이 저절로 싹트게 되고 이는 심층생태운동으로 나타난다. 선수행의 동체대비를 생태계 전체에 확대하여 적용함이다. 어떤 주체의 자기실현이 진전되면 타자와의 일체감의 의식도 증대될 것이며, 우리의 자기실현의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타자 속에서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되며, 타자 또한 우리 자신 속에서 자기로서 경험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자기는 타자 속에 숨어 있는 자아의 잠재력이 실현됨에 따라 더욱 확대되고 심화된다. 자기실현의 최대의 다양성은 ‘공생의 실현’이라는 보편규범에 도달하게 되는 데, 이는 곧 동체대비의 일상화이다.

안 네스는 자기실현을 위한 구체적 실천 영역에서 다양성의 최대한 수용, ‘아름다운 행동, 그리고 수단에서는 검소하고 목표 면에서는 풍요로운 생활양식의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심층생태운동은 생태환경위기에 대해 제한된 단편적 얕은 접근을 넘어서서 포괄적인 선수행의 세계관을 새롭게 정립하여 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것은 생태환경의 갈등이 유대-기독교적 전통에 뿌리를 둔 자연에 대한 인간지배의 우월적 세계관에 잘못이 있음을 지적한 것이고, 생태정의를 구현하려면 선수행 정신이 일상화되어 사회운동으로 드러남을 뜻한다.
오랫동안 서구문화는 우월주의 세계관에 사로잡혀왔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우월성, 여성에 대한 남성의 우월성, 가난한 사람에 대한 건강하고 권력 있는 사람들의 우월성, 동양문화에 대한 서구문화의 우월성 등이 그러하다. 선수행에 기초한 심층생태의 자각은 우리에게 이러한 위험한 환상을 바로 보게 함으로써 생태정의를 직시함으로 결국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의식이다.

선수행을 통한 ‘자기실현(Self-Realization)’의 심층직관은 쾌락을 만족시키거나 개인적 구원의 편협한 감각에 사로잡힌 고립된 자아개념을 갖춘 서구적 세계관을 너머서 있다. 우리는 그 범위가 국한된 현대 문화적 가정과 가치들을 너머서서, 선의 화두적인 심층 질문 방법으로 생태계의 지혜를 직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선수행에서는 이러한 지혜로운 자기실현의 길을 통하여 인간으로서 완전히 성숙된 개성과 생태위기 극복의 대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성장하는 자유사회는 전인격이 형성되는 가운데 세계평화를 도울 수 있다. 선수행은 상징적으로 유기체의 전체성을 의미하는 ‘대아로서 자기(self-in-Self)’를 실현하는 것으로 집약된다. 이러한 자기실현의 완전한 펼침은 ‘우리 모두가 구원될 때까지 아무도 구원되지 않는다.’라는 대승이념의 가치관으로 요약되며, 이는 지장보살의 염원을 현실에서 실천함이다. 이러한 실천운동에서 ‘우리 모두(we one)'는 ‘나를 포함할 뿐 아니라 모든 인간, 고래, 회색 곰, 산과 강, 흙 속의 아주 작은 미생물 까지’를 포괄한다. 이는 곧 생명의 바다를 한 몸으로 보고 사랑함이다.

선수행 효과의 또 다른 축으로서의 ‘생명 중심 평등(Biocentric equality)’정신을 체득함에 있다. 우리는 깨어있는 마음에서 바라보면, 생태계의 모든 물질은 살아 갈 생존권과 함께 개성을 만개하는 행복권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더 큰 자기실현을 통하여 그들의 펼침과 자기실현의 고유한 형태에 도달할 수 있는 평등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직관은 상호의존 관계를 이루는 전체의 부분으로서의 생물권내의 모든 유기체는 생명으로서 본질적인 가치에 있어서 평등하다. 이러한 통찰력은 인간을 정점에 군림하게 하는 위계의 정점지향이 아니라 생명 그대로의 고유권한을 존중하는 의미를 지닌다. 생명의 성숙을 유도하고 자연과 함께 조화로운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태의식은 생태환경의 부당성에 대항할 수 있는 용기를 제공할 수 있다. 선수행의 결실에서 우리는 ‘자연의 지배’가 아니라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공동체 이념을 구현하여 분쟁을 종식시키고, 인류의 평화를 앞당길 수 있는 것이다. 세계평화를 구현하려면, 화두제기의 관점에서 심층적인 질문으로 갈등의 모순을 파헤쳐야 한다. 이러한 시각은 궁극적 관심이기에 결국 화두관점으로 해결하게 된다.

안 네스는 자기실현의 자각태도는 자신배려와 타인배려의 구분이 더 이상 필요치 않음을 통찰한다. 고통의 흐름에 주객의 경계가 필요 없듯이, 선수행의 자비정신 또한 구분을 두지 않고 스며들기 때문이다. 안 네스는 선수행의 관점에서 이러한 자기실현의 생태정의를 강조한다.
또한 폭스에 의하면, 안 네스의 ‘자기(Self)'개념은 ‘영원하며 불변의 자기’가 아니라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처럼 진행되는 움직임에 해당된다. 우리는 석가모니께서 형이상학적 실재와 동일시되는 ‘자기’라는 개념의 함정을 피하기 위해 ‘무아’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선수행의 세계평화에 대한 가치에 관해 형이상학적인 논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평화를 구현하고 생태위기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한 실천적 담론에서 상호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