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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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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치는 중문이 중앙에 있으며, 사랑채는 서쪽에, 동쪽과 북쪽에 안채로 구성되어 있다. 건물 전체의 평면이 정사각형을 이룬 남향이며, 마당을 중심으로 북쪽에는 넓은 대청, 좌우에는 작은 방들이 있다. 조선 중기 남부지방의 주택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이다. 관가정(觀稼亭)은 서백당이 세워진 1458년보다 한 세대 뒤인 1480년대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1)

1)김봉열: 시대를 담는 그릇 239쪽

중심이 되는 마당

관가정(觀稼亭)은 사람이 생활하는 건물과 사당, 두 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사람이 생활하는 건물의 기본 형태는 ㅁ자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ㄷ자에 ㅡ 자를 더한 형태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ㅡ자에는 남자들의 기거하는 사랑 공간과 행랑 공간이 들어서 있다. ㄷ 자의 일부에는 안방, 부엌과 마루 등의 공간이 들어서 있다.

4개의 다른 마당

이 밖에 관가정이 가지는 다른 특징은 담이 건물 전체를 둘러싸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건물의 뒤와 옆은 담으로 둘러 싸여 있으나 건물의 앞 부분은 담이 없다. 그래서 건물중 ㅡ자 부분이 바로 외부에 면해 있게 된다.
하지만 건물 앞 부분에 담이 없다고 해서 집안과 집 밖의 구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관가정에는 집 안과 집 밖을 구분하는 단이 있다. 즉 집 안이 집 밖보다 조금 높은 곳에 있는 것이다. 이런 기단 덕에 집 안과 집 밖이 단번에 연결되지는 않으며, 이런 조건은 관가정에 독특한 특성을 가진 장소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 현재는 담이 놓여 있으나 이것은 최근에 쌓은 것이다. 본 내용은 담이 없었던 상황을 기준으로 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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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의미를 가진 안마당

옛날 한국집에는 안 마당이라 불리는 장소가 있다. 관가정 역시 이런 안마당이 있다.

그런데 관가정의 안마당은 보통의 안마당과는 조금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관가정에는 건물외곽을 둘러치는 담이 없기 때문에, 크게 보면 건물 바깥쪽은 ‘집 바깥세상’과 통해 있게 된다.

말 그대로 집 안 이 아니라 집 바깥이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건물에 둘러싸인 가운데 마당은 상대적으로 ‘안’ 이라는 의미가 강해진다. 다른 사람이 사는 세상과 대립되는, 가족을 위한 사적인 장소로서의 의미가 더욱 강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관가정의 안마당은 한국전통가옥의 ‘안마당’중 가장 ‘안마당’다운 특성을 가진 곳이라 할 수 있다.

사당과 깊게 관련된 마당

관가정의 ㅁ자 건물은 그 외곽으로 네 개의 다른 성격을 가진 장소들과 만난다. 그 중 하나의 마당은 사당에 깊게 관련되는데 이 마당은 사당 뿐 아니라 부엌과 행랑1)채와도 면해 있다. 그리고 마당 쪽에 입구가 있어 이들과도 서로 통해 있게 된다. 부엌은 제사에 필요한 음식을 제공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행랑채는 제사를 지낼 때 타지에서 온 친지들이 머물 수도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이 마당은 사당을 받드는 성격, 제사와 관련되어진 매우 의례적인 성격을 가진 장소라고 할 수 있다.

1)행랑 : 대문 양쪽으로 있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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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열려 있는 것만은 아닌 앞뜰

관가정의 앞쪽에는 집 앞뜰과 같은 장소가 있다. 옛날 한국의 양반집은 보통 대문 앞에 널찍한 뜰을 가지고 있다. 관가정 앞쪽에 있는 뜰도 그런 것이다. 이 곳은 상대적으로 공공적인 성격을 가지게 된다. 집 바깥으로서, 가족 외의 타인, 누구나의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이 꼭 이런 공공적인 성격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관가정은 마을과는 한참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마을로 이어지는 길 또한 지그재그 형태로 되어 있다. 그 도중에는 하인이 사는 집들이 놓여 있다. 이런 조건은 모두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것들이다. 즉, 타인의 접근을 앞에서 가로막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앞뜰은 공공적인 성격 뿐 아니라 사적인 성격을 일부 띠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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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 사랑채에 관련된 마당

관가정의 좌측에는 우측과 형식이 닮은 뜰이 있다. 하지만 이 뜰의 성격은 우측에 있는 뜰과는 아주 다르다. 이 마당은 사랑에 속한 누각은 물론, 안방과도 면해 있다. 그리고 그곳에는 밖을 내다보거나 직접 접근할 수 있는 개구부1)가 있다. 안방 쪽에는 창문이 있다. 사랑채 쪽에는 창문은 물론 출입문이 나 있다. 그래서 남자들이 사는 사랑과 여자들이 사는 안방, 이 둘 모두에 관련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통해 이 뜰의 성격을 유추해볼 수 있다. 우측의 뜰은 제사와 관련된 행위가 벌어지는 반면, 이 뜰에서는 생활과 관련된 행위가 벌어지는 것이다. 앞뜰에 비하면 보다 사적인 장소가 되는 것이다

1)개구부(開口部) : 채광, 환기, 통풍, 출입을 위하여 벽을 치지 않은 창이나 문을 통틀어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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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뒤뜰

뒷마당은 나머지 마당에 비해 가장 사적인 곳이라 할 수 있다. 위치가 가장 안쪽이라는 조건 때문임은 물론이거니와 건물에 가려져 있어 노출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 마당은 거의 전체가 경사로 되어 있어 생활과 관련된 어떤 구체적 행위를 담기는 어렵다. 그래서 이곳 마당은 보여지는 것, 즉 조망의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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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조율하고 있는 마루-1

관가정은 ㅁ자 형태로 되어 있으며 그 안에 아주 특이한 내부구조를 가지고 있다. 건물의 네 귀퉁이에 방들이 놓여 있고 그 방들 사이에 마루들이 놓여 있는 것이다. 여기서 특기할만한 점은 이 방들의 성격이 아주 다르다는 것이다. 바깥주인이 거처하는 방, 안주인이 거처 하는 방, 손님이 거처하는 방 등으로 되어 있다. 이들은 서로 떨어져 있기도 해야 하지만 서로 연결되기도 해야 한다. 방들 사이에 마루들이 이들의 관계를 규정하는 있는 요소 중 하나이다. 달리 말하면 방들을 서로 떨어뜨려 놓기도 하고 서로 연결하기도 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방과 사랑방 사이의 마루는 이 둘을 떼어놓는 역할이다. 두 개의 방 사이에 끼어들어 이 둘이 서로 붙어 있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관계를 조율하고 있는 마루-2

안방과 건넌방1) 사이에 있는 마루는 이들을 분리시키기도 하지만 이 둘을 서로 연결시키기도 한다. 이 마루는 꽤 폭이 넓다. 그 만큼 안방과 건넌방 사이는 멀어진다. 둘은 서로 분리되는 것이다. 더불어 이 마루는 안방과 건넌방, 이 둘에 있는 사람들을 서로 합해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안방에 있는 사람이 마루로 나와 무언가 행위를 할 때 이 메시지가 건넌방에 있는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조금 더 발전되면 건넌방에 있는 사람이 그 행위에 합류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즉 이 둘이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1)건넌방 : 대청을 사이하여 안방의 맞은편에 있는 방

바깥에 내밀어진 누마루

관가정의 누마루1)는 다른 집에 있는 누마루에 비해 아주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관가정은 집안과 집 밖을 구분하는 담이 없다. 대신에 기단이 집 안과 집 밖을 구분하고 있다. 그런데 마루의 끝 부분은 기단과 떨어져서 기단보다 앞으로 나와 있다. 즉 이 기단이 집의 경계라고 한다면 마루는 그 일부가 집 밖에 나와 있는 것이 된다. 집안이면서도 집밖의 성질을 동시에 갖는 것이다. 건물이 바로 바깥세상을 마주 대하고 있는 꼴이 된다. 그만큼 밖으로의 확장이 강력하다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건물 한쪽에 벽이 없이 트인 마루가 있는데 그곳에 사람이 앉아 있다고 칠 때 이 사람은 결코 집안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몸은 집안에 있을지 모르지만 마음의 반 아니 그 이상은 바깥에 나와 있는 것이 된다.

1)누마루 : 다락처럼 높게 만든 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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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둘로 나누는 계단

네 개로 나뉘어 진 각각의 마당들은 바로 근접해 있는 마당과 아주 특별한 관계에 놓인다. 이들 마당들은 서로 나뉘어짐과 동시에 연결되어 있다.
사당 앞에 있는 마당과 앞쪽에 있는 마당은 담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서로 통한다. 하지만 이 두 마당의 지반 높이는 다르다. 그리고 경계 부분에 건물의 일부가 돌출되어 있다. 그만큼 이들 두 마당은 구분된다.
사당 앞에 있는 마당과 ㅁ자 건물 뒤쪽에 있는 마당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서로 통해 있다. 하지만 사당으로 통하는 계단이 앞으로 돌출되어 나옴으로 인해 이들은 어느 정도 구분이 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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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당 사이의 미묘한 경계

각각의 마당들은 바로 근접해 있는 마당과 아주 특별한 관계에 놓이는데, 이들 마당들이 서로 나뉘어짐과 동시에 연결되는 모습은 관가정의 좌측 마당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건물 좌측에 있는 마당과 앞마당은 담으로 구분되어 있지 않고 서로 통한다. 하지만 이 두 마당의 지반 높이는 다르다. 그리고 경계 부분에 건물 일부가 돌출되어 있으며 기단이 설치되어 있다. 그만큼 이들 두 마당은 구분된다.
좌측 마당과 뒷마당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이들 사이를 가르는 담과 같은 장치는 없다. 그래서 이들은 서로 통한다. 하지만 이들 역시 어느 정도 구분은 된다. 그 역할은 주변에 놓인, 아주 특이한 형태를 하고 있는 담이 수행하고 있다. 담이 안으로 갈수록 좁아지기 때문에 좌측 마당이 안쪽으로 확장되어 들어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즉, 그 담이 두 개의 마당을 구분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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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치도-전체배치도
평면도-사랑채
평면도-안채
평면도-사당
입면도-사랑채 입면도
단면도-안채 단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