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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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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단(香壇)은 1540년대에 이언적(李彦迪)[1491~1553]이 동생인 이언괄을 위해 지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단은 손씨와 이씨, 두 가문이 모여 살던 양동 마을에 위치해 있다.

사랑채와 안채

향단은 아주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가옥 전체를 볼 때 향단은 본체와 별체로 구분할 수 있다. 이중 본체 부분이 아주 특별하다. 본체는 가운데 안방을 포함한 일련의 방들이 들어서 있고 커다란 ㅁ자 건물이 외곽을 둘러싸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ㅁ자 건물 안에는 여러 개의 방들이 들어서 있다. 큰 사랑방을 포함한 일련의 방들은 ㅁ자 건물 중 바깥쪽 한 면에 들어서 있다. 그 위치가 비교적 바깥쪽이며 그 앞에는 커다란 뜰이 있다. 그래서 안채는 본체 깊숙한 안쪽에 은신한 채로 있는 반면 사랑채는 비교적 바깥쪽에 노출이 된 채로 놓여 있는 집이라고 할 수 있다.

방들의 성격

향단에서 주목할 만한 점 한 가지는 방들의 성격이다. 여느 다른 전통 가옥과 마찬가지로 향단 역시 여러 개의 방들이 있다. 그리고 이들 방들의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 즉 방이 가진 여건에 따라 장소의 특성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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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주변과 다양하게 관계된 사랑방

향단에는 사랑방이 두 개 있다. 하나는 큰 사랑, 다른 하나는 작은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큰 사랑은 중년이 된 가장이, 작은 사랑에서는 소년의 아들이 기거하는 상황을 가정해 볼 수 있다. 혹은 큰 사랑에서는 노인의 할아버지, 작은 사랑에서는 중년이 된 아버지가 기거하는 것 또한 가능한 상황이다.
이 두 개의 방은 같은 사랑방이면서도 그 성격이 부분적으로 많이 다르다. 먼저 큰 사랑은 뒤쪽에 뜰이 있다. 이 뜰은 외부와 연결되지 않은 매우 개인적인 뜰이다. 그리고 그 쪽으로 큰 사랑방의 창문, 출입문 등 개구부1)가 나 있다. 그래서 뒤뜰을 내다 볼 수도 있고 직접 나갈 수도 있게 되어 있다. 창문 앞에는 툇마루가 붙어 있어 그곳에 걸터앉을 수 있다. 이런 조건과 함께 큰 사랑이 대문 등의 외부출입구를 기준으로 볼 때 비교적 안쪽에 놓여 있는 조건을 같이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큰사랑은 제법 개인적인 생활이 보장되어진다고 할 수 있다.

1)개구부(開口部) : 채광, 환기, 통풍, 출입을 위하여 벽을 치지 않은 창이나 문을 통틀어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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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사적 의미를 모두 가진 사랑방

큰사랑은 개인적인 성격은 물론 공공적인 성격도 함께 가진다. 비록 거리는 멀지만 이 방의 한 면은 외부 출입문과 면해 있다. 그리고 그 쪽 면에 개구부가 있다. 그래서 일정 부분의 노출을 피할 수 없다. 큰 사랑의 다른 한 면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의 구조로 되어 있다. 방의 한 면이 대청과 면하고 있고 그 쪽에 개구부가 있다. 대청은 지붕으로 덮여 있어 내부이긴 하지만, 동시에 벽이 없기 때문에 외부에 열려 있는 게 된다. 그만큼 외부에 노출된다고 할 수 있다. 대청은 또한 방문객이 경유하는 현관 구실을 하는 곳이다. 이것 또한 큰 사랑이 노출되는 조건 중의 하나이다. 이런 면을 종합해서 본다면 큰 사랑이 결코 개인적인 공간이라고만 말할 수는 없으며 동시에 공공성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안방 등과 같이 건물 안쪽에 있는 방들과 비교하면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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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인 의미가 더욱 강한 사랑방

아래에 있는 작은 사랑은 대문에 아주 가깝게 놓여 있다. 또한 중문1)과는 가까이서 서로 마주 대하고 있다. 그리고 양쪽 모두에 개구부를 가지고 있다. 큰 사랑처럼 개인적인 뜰과 면하고 있지도 않다. 그래서 큰사랑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개인적인 생활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비교적 공공적인 곳이다.

1)중문(中門) : 대문 안에 또 세운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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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을 가진 사랑채의 대청

큰 사랑과 작은 사랑 사이에는 커다란 대청1)이 있다. 이 곳 대청에는 문짝이 달린 벽이 가로 놓여진다. 그러면서 대청은 두 개의 공간으로 쪼개진다. 이런 분할 덕에 대청에는 아주 독특한 성격을 가진 장소 하나가 더 생기게 된다. 이 벽이 생긴 이유는 사랑 영역과 안채 영역을 서로 통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 벽이 없는 경우 사랑채 마당 혹은 대청에서 안채 쪽이 훤히 보이게 되어 있다. 이 벽이 이런 시선을 가로막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둘로 나누어진 것 중 안채 쪽에 만들어지는 좁은 마루이다. 이 마루는 양쪽에 있는 방을 서로 연결하고 있다. 안채 쪽에서 오는 사람을 맞이하고 받아들이는 역할도 한다. 식사를 제공한다거나 할 때 이용하는 것도 그 역할에 포함된다. 이런 역할들은 대체적으로 사적이다. 즉 이 마루는 이런 사적인 생활을 보장해주는 마루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벽 반대편에 있는 큰 마루가 대외적이라고 한다면 그에 비해 안쪽 툇마루2)는 대내적이라고 할 수 있다.

1)대청 : 집채의 방과 방 사이에 있는 큰 마루
2)툇마루 : 본디 칸살 밖에 좁게 달아 낸 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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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의 노출을 막는 장치

향단에 있는 큰 사랑방과 작은 사랑방은 집안에 있는 다른 방들에 비해 개방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 저항 없이 바깥에 온전히 열려 있는, 그런 개방으로 볼 수는 없다. 그 이유는 사랑채를 집 바깥으로부터 떨어지게 만드는 장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사랑채와 집 바깥, 그 사이에는 대문이 있고, 중문이 하나 더 있으며 높은 단이 가로막고 있다. 이들이 바로 사랑채가 바깥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런 장소 덕에 사랑채는 은밀함까지를 같이 포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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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모든 곳과 통하게 되어 있는 안방

향단의 안채는 큰 안방과 작은 안방, 둘로 구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가운데 대청을 두고 방 끝 모서리를 맞대고 있는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큰 방에는 시어머니, 작은 방에는 며느리가 거처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또한 큰 방에는 중년의 어머니, 작은 방에는 소녀인 딸이 거처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생긴 모습만 본다면 이 둘은 아주 유사하다. 하지만 그 성격은 다소 차이가 있다.
집 전체로 볼 때 이 큰 안방의 위치는 중앙이다. 그리고 주변의 거의 모든 방향으로 문이 나 있어 서로 통한다. 가운데에 있으면서 주변에 있는 것들 모두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중심적인 성격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작은 안방에서 확인하기는 어려운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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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의 중심인 안채 마루

안채에 있는 대청마루 역시 중심적인 성격을 가진다. 하지만 그 내용은 안방과는 조금 다르다. 크게 보면 이 마루는 집안의 많은 장소들과 면해 있다. 그리고 그곳에 출입구가 있다.
안마당과 면해 있고 그 쪽으로 통하는 출입구가 있다. 옆쪽에 있는 부엌과 관련된 장소들과도 면해 있고 출입구가 있다. 중문 밖과도 면해 있고 그곳에도 출입구가 있다. 이 중문 밖은 사랑채 마당과 연결된다. 여기에다 두 개의 방들과 면해 있고 또 출입구가 있으니, 이 마루는 집안의 거의 모든 곳에서 접근할 수 있는 곳이 된다. 즉 이 마루가 집안의 거의 모든 곳과 연결되는, 다른 말로는 집안의 거의 모든 곳으로부터 모여들 수 있는 소위 중심적인 성격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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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밖을 볼 수 있는 안채 마루

안채에 있는 대청은 다른 전통가옥에서 보기 힘든 아주 독특한 성격 한 가지를 가지고 있다. 이 대청이 놓여진 건물은 앞 건물보다 꽤 높이 올려져 있다. 그래서 대청 바닥이 앞 건물 지붕 중간쯤에 걸리게 되어 있다. 앞 건물이 대청이 있는 건물을 완전히 가리는 것이 아니라 반 쯤 가리고 있는 것이 된다. 그래서 대청에 서면 앞 건물너머로 바깥세상이 보이게 되어 있다. 이것 때문에 안채는 더 이상 안에 갇힌, 폐쇄적인 곳으로 보기 어려워진다. 즉 안채의 폐쇄성을 상쇄시켜 주는 그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마루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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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면도-안채 종단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