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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고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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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고서원(臨皐書院)은 정몽주(鄭夢周)[1337-1392]의 학덕과 충절을 기리기 위해 경상도 관찰사 정언각등의 건의로 1554년(명종9)에 창건되고, 같은 해에 ‘임고(臨皐)’라고 사액되었다.1)

임고서원에서는 서원의 전형적인 배치 형식을 볼 수 있다. 전형적인 배치 형식은 두 개의 요소로 정리된다. ‘중심이 되는 마당’과 ‘축선’이다. 서원은 보통 가운데에 마당이 놓이며 이를 중심으로 서원의 주요한 건물들이 놓인다. 임고서원 역시 서원의 주요 건물이라고 할 수 있는 동재, 서재, 누각과 강당인 흥문당이 마당을 중심으로 둘러서 있듯 놓여 있다. 그 마당의 위치는 보통 서원 전체로 볼 때 중앙을 차지한다. 축선은 서원 전체를 가로지르는 일종의 기준선을 말한다. 이 축선 역시 서원 전체를 놓고 볼 때 그 위치가 중앙이다. 즉 서원의 중심 뼈대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축선은 이들 시설 전체를 잇는 길이 되기도 한다. 임고서원에도 이런 축선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축선을 따라 전문, 누각, 강당, 사당이 놓인다. 즉 임고서원은 한국서원의 전형적인 배치 형식을 따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제향 공간

유교의 기본 개념인 경(敬)과 예(禮)는 공경(恭敬)과 외경(畏敬)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개인의 내면적 수양과 더불어 하늘과 인간을 연결시켜 주는 의식적 부분을 포함한다. 또한 실행수단으로서 상례(喪禮), 제례(祭禮)를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여겼다. 유교에서는 죽은 조상의 혼을 모시고 제사를 행하는 사당(廟)과 백을 묻어 모시는 무덤(墓)을 각각 만들어 조상을 숭배하였다. 특히 사당에 죽은 조상의 혼을 신주(神主, 神位)로 받들어 제례를 올리며 후손들의 정신적 지주로 삼았다. 서원의 발생기부터 제향 기능은 중요한 성격이었다. 많은 서원들은 그 이전에 있었던 사묘 시설에 교육시설을 덧붙여 창건되었다. 사당을 중심으로 한 제향 기능은 조선 후기로 갈수록 더욱 중요하게 여겨졌다. (선현의 신위를 모신 곳인 사당을 중심으로 한 )제향공간은 배치상 가장 뒤편 깊숙한 곳,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서원의 가운데를 잇는 중심축의 가장 끝에 놓인다. 그러므로 서원 전체를 정신적으로 관장하면서 위계상 가장 중요한 곳이 된다. 사당 영역과 사당 건물의 좌우대칭은 중심축을 강조하여 제향공간을 더욱 경건하게 한다. 진입하는 과정 또한 높고 좁은 계단을 오름으로써 제향공간이 결코 일상적일 수 없는 신성한 공간임을 암시한다.

강학 공간

조선시대 서원에 있어 학문의 기준은, 경전의 자의(字意)를 정확히 해석하고 내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둔 훈고학적 유학과는 달리 도덕적 원칙인 의(義)와 사물의 이치인 리(理)에 대한 탐구를 중시하고 경전을 사변적, 철학적 대상으로 파악하며 주관적으로 검토하려는 신유학, 즉 성리학이다. 성리학의 주창자인 주자는 학문의 목표를 몸과 마음의 수양과 실천에 두었으며 이를 구체화시킨 강학 활동으로서 사우간의 자발적인 대화와 토론중심의 강학인 회강(會講), 공식적, 의례적 강학인 강회(講會), 그리고 개인적인 독서(讀書)를 들었다. 서원의 강학 공간은 회강과 강회가 행해지는 장소인 강당과 독서가 행해지는 장소인 재사, 즉 동재와 서재로 구성된다. 여기에 누각(또는 삼문)이 함께 어우러져 네 채의 건물이 가운데 방형의 마당을 둘러싼 하나의 단위공간이 된다. 건물들은 모두 가운데 마당을 향해 열리고 마당의 규모 또한 축소되면서 건물간의 관계가 상당히 긴밀해진다. 이 마당은 긴장감이 고조된 핵심적인 중심 공간이 된다. 또한 서원 전체에 대해서도 한가운데에 위치하면서 전체 배치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강학 공간의 형식은 서원이 정립되는 초기에는 강당이 후면에, 동재, 서재가 전면에 서로 마주보며 들어서는 전재후당(全齋後堂)형식이 주를 이루었고, 그 이후에 건립된 서원 중에는 강당이 전면에, 동재, 서재가 후면에 들어서는 전당후재(全堂後齋)형식도 나타난다.

부속 공간

서원의 강학 기능과 제향 기능 모두 의식적이고 형식적인 측면이 강하다. 이러한 성격이 더욱 부각되기 위해서는 다른 여타의 부속 기능들은 따로 분리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부속 건물들은 강학과 제향의 기능을 보다 쉽게 지원할 수 있는 장소에 위치하게 되는데, 그래서 제향 기능을 지원하는 전사청은 사당 부근에, 강학 기능을 지원하는 장판각, 장서각은 강당 부근에 위치한다. 고직사는 제향과 강학 기능을 포괄한 서원 전체의 살림을 관장하므로 강당과 사당 모두와 연계가 원활한 곳에 놓인다. 고직사는 그 기능의 수행상 대규모이기 때문에 서원 내부에 위치할 경우 제향, 강학 공간의 상징적이고 정형적인 배치에 많은 지장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대개 경내에서 한편으로 독립된 채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1)이상해, 서원, 열화당, 3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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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고 서원은 배치형식 뿐 아니라 각 건물이 가지는 성격 또한 전형적이라 할 수 있다. 서원에는 선생들이 기거하는 강당, 유생들이 기거하는 동.서제, 선현의 넋을 기리기 위한 사당, 관리를 위한 고직사가 있으며 이밖에 누각, 전문(前門)이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서고가 포함되기도 한다. 이들을 크게 나누어 보면 강학 공간, 제향 공간, 부속 공간이 된다. 임고 서원 역시 이들 요소 모두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들 모두 보통 서원이 가지는 전형적인 성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분 보기에서는 이들 공간 및 건물에 대한 특성에 관해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사당

사당은 선현의 신위1)를 모신 곳이고, 제사의 종류인 분향(焚香)과 향사(享祀)를 지내는 장소이다.
사당의 명칭은 주로 OO사(祠)라고 붙지만, 옥산서원(玉山書院)의 ‘체인묘’나 화양서원(華陽書院)의 ‘만동묘’와 같이 묘(廟)의 명칭을 붙이기도 한다. 둘 다 선현의 신위를 모시는 집이라는 의미는 동일하다.
대개 사당은 서원의 가장 뒤편, 그리고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는 것이 의례이며 네 면을 두꺼운 담으로 둘러치고 정면에 조그마한 삼문만을 내어 서원의 다른 건물과 확연한 구분을 둔다. 결코 아무나, 아무 때나 범접할 수 없는 존엄함을 보여준다.
사당은 죽은 이의 성전이기 때문에 내부를 어둡게 할 필요가 있어 정면에만 출입구를 두고 나머지 세 면은 두꺼운 벽을 쌓은 감실형의 건물을 만든다. 물론 바닥도 온돌을 들일 필요가 없이 전돌이나 마루바닥을 하는 경우가 많다.

1) 신위 : 죽은 이의 영혼이 의지할 자리. 곧, 신주나 지방(紙榜)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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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당

강당은 동재, 서재 등과 더불어 강학 공간의 중심이자 서원 한가운데 중심이 되는 건물이다. 또한 강당은 비교적 높은 위치에서 동재, 서재 등 강학 공간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행위들을 지휘 감독한다. 학생들은 강회가 있을 때만 비로소 강당에 오를 수 있고 평상시에는 접근이 제한된다. 강당은 이처럼 교수진 전용의, 서원을 대표하는 건물이며 서원 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건물이기도 하다.
강당의 규모는 대개 정면 5칸 정도인데 중앙에 3칸의 대청과 양측에 1칸씩 협실인 온돌방을 설치하는 형식이 가장 일반적이다.
강당 대청은 공간의 규모, 건물의 좌우대칭, 한가운데로 맞춰진 전체 배치 등으로 보아 그 쓰임이 상징적이며 존엄함을 표현한다. 또한 대내외적으로 서원을 대표하는 중요한 의식들이 행해지는 장소로서 외면적으로 드러나는 자세의 엄격함과 정신적인 내면의 각성 상태가 병행된 경(敬)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장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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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실(동재, 서재)

재실은 유생들이 스스로 학문을 연마하면서 일과의 대부분을 생활하는 장소이다.
일당양재(一堂兩齋)의 원칙에 따라 재실은 동재와 서재, 두 건물로 나누어 강당의 전면이나 후면 양측에 세워졌다. 강당에서 볼 때 왼편의 것을 동재라 하여 상급생이 사용하고, 오른편의 것을 서재라 하여 하급생이 생활한다.
두 건물은 대칭이며 거울처럼 서로 마주보게 된다. 그럼으로써 유생들 서로간의 격려와 감독을 통한 긴장을 유지하고 공부와 수양에 대한 경쟁을 유발시킨다. 또한 재실은 강당과 더불어 강학 공간을 구성하지만 스승이 거처하는 강당보다는 작고 낮아서 부속적인 위계질서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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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각

누각은 강당의 전면에, 서원의 맨 앞에 위치한 2층 건물이다.
누각의 사면은 기둥만으로 배열된 채 모두 외부로 열려 있고, 1층 또한 외부로 개방된다. 이러한 위치와 형태의 특성상 서원의 안과 밖이 누각을 통해 서로 교류된다. 서원의 주변은 자연의 빼어난 풍광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렇게, 자연에 모두 열려진 건물이 누각인 것이다. 누각은 유생들에게 자연을 접하면서 심신을 고양할 수 있는 경의 수양 공간이 된다.
또한 누각은 강당, 동재, 서재와 더불어 □자 모양으로 한정된 강학 공간의 중심 마당을 이루면서도, 그 속에서 엄격한 규율과 긴장 속에 생활하는 유생들에게 휴식과 새로운 활력을 북돋는 역할도 한다.
누각은 유생들의 회합과 회강, 시회(詩會), 향음주례(鄕飮酒禮)등의 공공적인 행사가 벌어지는 장소가이기도 하며, 1층에 문이 놓여 서원의 정문을 겸하기도 하고, 강당에 진입하는 통로 역할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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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판각, 장서각-서적 출판실, 도서관

장판각은 목판을 보관하고 장서각은 서적을 보관하는 곳이다.
출판 여건상 책의 귀함이 더욱 절실했던 과거의 경우, 학문 도야를 위해 서적을 만들고 보관하는 시설은 서원에 있어 필수적이었다.
장서와 장판 모두 가장 위험한 것은 습기와 불기이다.
습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통풍이 필요하였고 이를 위해 내부 바닥은 마루를 깔았으며 벽체를 판벽으로 처리하였다. 불기, 즉 방화를 위해서는 위치가 중요했기 때문에 주요 건물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또 도난방지를 위해 장서각은 원장실에서 잘 감시할 수 있는 원장실 뒤편, 서원의 깊은 안쪽에 위치한다.

전사청

전사청은 향사 전날 미리 제사상을 진설하는 건물로서, 평소에는 제기와 제례 용구를 보관한다. 이 곳은 제향 공간 가까이에 위치하며 제기고라고도 불린다. 따라서 그 위치는 사당 영역에 인접하고 제수를 마련하는 고직사와도 연락이 잘 되는 곳에 놓인다. 공통적으로 제상을 보관하는 마루방을 설치한다.

고직사

서원 노비들이 기거하는 고직사는 교직사, 관리사, 주소, 주사 등으로도 불린다.
고직사는 비록 노비들의 공간이지만 향사 때는 많은 참관인이 숙식하기도 한다. 그래서 대개의 고직사들은 당당한 기와집이었고 건물의 구성도 좌우 대칭의 격식을 갖춘 것이 많다.
고직사의 기능은 서원 노비들인 원지기의 주거기능, 재생들의 식사와 세탁 등 잡일을 하는 보조 기능, 제사에 필요한 음식을 준비하는 기능, 식량이나 용품을 보관하는 창고 기능 등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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