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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동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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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동서원(道東書院)은 1568년(선조1)에 현풍 비슬산 기슭 쌍계동에 위치했으며, 환원당 김굉필(金宏弼)[1454-1504]의 도학과 덕행을 지표로 삼아 유생들이 수학, 연찬하고 그를 제향하기 위해 건립되었다. 그후 정유재란으로 소실되자 1605년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 포로동서원으로 창건되었다.


도동서원은 성격이 다른 여러 개의 영역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이들은 중심의 축을 따라 배열되면서 전체가 하나로 통합된다. 달라짐과 같아짐, 두 개의 다른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원리가 지배함에 따라 도동서원에는 아주 독특한 장소들이 생겨나게 된다.

서로 다른 여러 개의 영역

도동서원에는 여러 개의 영역이 있다. 이 영역들은 담에 의해 둘러 싸여 있으며 각 영역과 영역 사이에는 제법 높은 단들이 놓여 있다. 이들 담과 단들은 영역과 영역 사이를 확실하게 경계지어 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도동서원에 있는 영역들은 각기 성격이 다르다. 그 안에 있는 기능이 다를 뿐 아니라 앞, 뒤 혹은 위, 아래 등의 조건이 모두 다르다. 그래서 각 영역들간의 성격이 비교적 뚜렷하게 구분된다고 할 수 있다.

하나로 통합하는 축

도동서원에는 한 개의 축선이 있어서 여러 개의 영역들을 하나로 통합한다. 중요한 건물과 마당들은 이 축선을 따라 순차적으로, 그리고 일렬로 나란히 놓여 있는데, 이것을 크게 보면 여러 개의 영역들이 한 개의 축선상에 매달려 의지하고 있는 꼴이 된다. 여러 개의 가지들이 하나의 큰 줄기에 의해 통합되는 것처럼 이 중심 축은 여러 영역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축 선이 되는 것이다. 이 축 선은 또한 여러 개의 영역들을 관통해 지나가는 길이 되기도 하면서 통합하는 힘은 더욱 강력해진다. 그 길 덕택에 여러 개로 나뉘어진 영역들이 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영역 + 하나의 통합된 영역

도동서원에 있는 각 영역은 매우 독립적이면서도 그들 간에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즉, 각 부분이 독립되어 있으면서도 동시에 전체로 통합이 되어 있는 것이 된다.
도동서원에 쓰인 ‘구분, 통합’의 방법은 모두 강력한 것들이다. ‘담으로 둘러치고 단으로 막는 식의 구분’, ‘이들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길로써 각 영역들을 쭉 잇는 통합’ 이들은 모두 힘이 센 것들로서 그만큼 구분하는 힘, 통합하는 힘도 세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 이 둘은 서로 대립적이어서 자칫 서로 해치기 쉽다. 어느 하나가 지배적인 경우 더욱 그렇다. 그러나 도동서원에서 이 둘은 힘의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구분, 통합’ 둘 간의 절묘한 배합법이 있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돕도록 섬세하게 조율되는 배합법이다. 그 덕에 도동서원에 있는 영역들은 분명히 ‘구분’이 되면서도 서로가 하나로 ‘통합’이 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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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성격을 가진 수월루

서원 입구에는 수월루라 불리는 누각이 있다. 그 곳에는 문이 있어 안과 바깥 쪽을 구분한다. 영역과 영역 사이에 들어앉아 이들 사이를 구분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월루의 구조를 자세히 뜯어보면 이런 구분이 무색해질 수 있다. 수월루는 안과 밖, 두 영역에 걸쳐 있기 때문에 수월루 바닥에서만큼은 안과 밖의 구분이 큰 의미가 없어진다. 그곳은 안과 밖의 구분을 떠난, 하나의 같은 공간이다. 안과 밖의 구분을 인정하지 않고 이 둘을 하나로 합치려는 뜻이라 해석될 수 있다. 즉 수월루는 구분과 통합, 같아짐과 달라짐, 이 두 가지 성격을 모두 가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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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뒤로 물러선 중문

강학 공간과 그 앞에 위치한 소위, 진입 공간은 엄격하게 구분된다. 이 둘의 경계에는 높은 담과 함께 중문1)인 환주문이 있다. 이 담과 중문에 의해 두 영역은 제법 뚜렷하게 구분이 된다. 하지만 환주문의 위치 때문에 이 두 공간의 구분은 완전한 것이 아니다. 환주문이 강학 공간 안쪽의 마당 쪽으로 들여 놓여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담과 환주문 사이에는 틈이 생기는데, 이것은 강학 공간 안을 지각할 수 있는 틈이다. 이 틈이 있는 만큼 두 영역은 엄밀하게 구분되어지지 않는다. 즉 환주문이 물러서면서 구분과 통합, 막음과 이어짐, 이 두 가지 성격을 모두 가진 곳이 된다.

1)중문(中門) : 대문 안에 또 세운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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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강당

중앙의 강당은 축선에 가로 놓여 있어서 길을 가로막고 있는 꼴이 된다. 다르게 말하면 축선이 뒤까지 직접 연결되지 못하고 끊기는 것이다. 그러나 이 축선이 만나는 강당의 내부는 열려 있는 대청으로서 건물 뒤 쪽이 보이도록 되어있다. 그리고 강당 뒤쪽에는 이 축선과 일직선상에 놓인 또 다른 길이 있는데 사당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그것이다. 이 계단이 건물 사이로 보이게 되어 있는 것이다. 결국, 이 축선은 강당의 가로막음에도 불구하고 아예 끊어져 있다고 볼 수 없다. 마음속에서만큼은 이어진 축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당 역시 구분과 통합, 막음과 이어짐, 이 두 가지 성격을 모두 가진 곳이 된다. 몸은 구분하고 있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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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성격을 가진 마당

강학 공간의 마당은 건물들로 둘러싸여 있다. 이를 통해 건물 안쪽 마당은 바깥쪽과 구분이 된다. 하지만 이들 건물들은 서로 밀착되어 있지 않으며 일정한 간격을 두고 벌어져 있다. 그래서 마당 안과 바깥의 경계가 느슨하게 된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 틈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안에 있는 마당은 건물 바깥쪽의 다른 곳과 통하게 된다. 즉, 구분과 통합, 이 두 가지 뜻을 모두 품고 있는 뜰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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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을 거부하는 사당

강당 뒤에는 사당으로 가는 계단이 있다. 그러나 강당과 계단, 이들은 서로 밀착되어 있다. 그래서 거기에는 여유공간이 거의 없다. 보통 이곳에는 소위 진입 마당 같은 것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곳에는 이런 마당이 없다. 현재 있는 공간은 너무 좁아 마당이라고 하기 어렵다. 좁은 길일뿐이다. 이런 특수한 조건 때문에 이곳은 공개되기를 꺼리는 아주 은밀한 곳이 된다. 넓게 보면 사당이 서원의 다른 곳으로부터 분리되어 쉽게 연결되지 않으려는 뜻을 가진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계단 바로 앞에는 조그마한 개울이 지나가는데 이 역시 구분이라는 뜻을 가진 것 중 하나이다. 이런 조건들 때문에 이곳은 집의 다른 곳에 비해 구분의 힘이 가장 센 곳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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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은 하나 썩 달가워하지 않는 계단

사당 입구에 있는 영역은 여러 개의 단과 계단으로 되어 있다. 급한 경사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급한 경사가 있음 자체가 막음의 뜻일 수 있다. 접근에 대한 강한 거부의 의사일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계단은 둘을 합한다는 뜻을 가진다. 사람이 갈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니 그 자체로 합한다는 뜻을 가지는 것이다. 하지만 단이 많다는 것은 여전히 부담이다. 또한 여기에 놓인 계단은 사당의 입구 앞에서 둘로 나뉜다. 그 둘은 떨어져 있고 모양도 다르다. 이 안에는 한번에 잇지 않겠다는 즉 ‘막겠다’는 뜻이 섞여있다. 합하기는 하지만 이를 다시 한번 막는 그런 식이다. 그래서 이곳은 구분과 통합, 이 둘 간의 갈등이 아주 심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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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떨어져 있으나 마음은 그렇지 않은 사당

마당을 앞에 두고 사당 건물은 한참 뒤로 물러나 있다. 또한 마당에는 사당으로 통하는 길이 없다. 이들 모두 사당과 사당문을 서로 떨어져 있게 하는 요소이다. 하지만 이 둘은 잘 보이지 않는 끈으로 서로 묶인다. 세 개의 사당문 중 양쪽 둘의 위치는 사당의 기단에 놓인 두 개의 계단과 맞추어져 있다. 그리고 가운데 문은 사당의 가운데 문과 사당 앞에 놓인 탑과 그 위치가 맞추어져 있다. 사당과 사당문의 가로 폭은 서로 같다. 그 안의 모듈 또한 셋으로 같다. 이들로 인해 사당과 사당문이 은연중에 이어지게 되어 있다. 사당 안에도 구분과 통합, 떨어짐과 이어짐, 이 두 가지 뜻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서로 떨어질 수 없는 마당과 사당

중정당이라 불리는 강당에는 커다란 대청이 있다. 이 대청은 건물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으며 앞과 뒤로 열려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앞쪽 면에는 대청을 막는 벽 등의 아무런 장치가 없으며, 뒤쪽 면에는 벽이 있으나 거기에는 커다란 개구부가 있다. 그래서 비록 건물이 사당 앞을 가로막고 있는 모습이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중앙에 있는 마당과 사당이 서로 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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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치도-전체배치도
평면도-강학 공간
평면도-고직사 공간
평면도-사당 공간
입면도-사당
입면도-중정당
입면도-수월루
입면도-동재
단면도-대지 종단면도
단면도-수월루 종단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