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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계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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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계서원(濫溪書院)은 1552년(명종7)에 강익[1523-1567]과 당시의 함양 군수 서구연 등에 의하여 조선조 오현의 한사람인 명유(名儒) 일두 정여창(鄭汝昌)[1450-1504]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사우, 강당, 동재, 서재, 전문(前門)을 지으면서 창건되었다. 그후 1566년에 서원 곁에 있는 시내 이름을 따서 남계(濫溪)라는 이름으로 사액되었다.

자연스럽다'라는 특징

남계서원이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남계서원은 경사지에 놓여 있다. 앞쪽이 낮고 뒤쪽이 높은 경사지이다. 서원이 이런 식의 경사지에 놓이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서원들이 이런 식의 입지를 가지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이다. 하지만 이들 서원 중에 남계서원처럼 경사지가 거의 그대로 유지되어 있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대부분의 경우, 정지라 하여 서원이 놓여질 자리의 땅이 평평하게 다듬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남계서원에도 정지는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 범위가 극히 일부분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강당과 동재, 서재 사이에 있는 마당이 정지가 이루어진 곳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다. 나머지는 마치 본래 자연 경사그대로인 것처럼 되어 있고 경사의 바닥 또한 풀로 덮여 있다. 이런 모든 요소들이 남계서원에 ‘자연스럽다’는 특성을 부여한다. 이것은 곧, 인위적으로 조작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자연스러움은 건물 곳곳 등 남계서원의 여러 장소에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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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자연의 질서와 연속된 서원

전체적으로 남계서원은 자연이 주를 이룬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요소가 서원 안에 있는 경사지이다. 서원 여기저기에 경사지가 그대로 있다. 그 경사지는 담 밖의 자연에 있는 경사지가 그대로 연장해 들어온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담 밖의 경사지가 서원 안에서 변형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경사지 바닥은 풀과 나무로 덮여 있다. 이 또한 담 밖의 자연이 가진 상태와 거의 같은 것이다. 따라서 담으로 둘러쳐져 형식상 나뉘어 있을 뿐, 서원 안은 바깥의 자연과 한 몸체인, 그런 성격을 가진 자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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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주인일 수 있게 만드는 담

남계서원의 둘레에는 담이 둘러쳐져 있다. 그런데 이 담은 건물과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서 덕분에 커다란 자연공간을 서원 안에 담을 수 있게 된다. 말을 바꾸면 건물보다는 자연이 크게 지배하고 있는 서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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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가 없는 앞뜰

남계서원에는 커다란 앞뜰이 있다. 누각을 지나 서원 안에 들어가자마자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이 앞뜰이다. 보통의 뜰은 보통 담이나 단으로 구획되어 있어 비교적 그 경계가 명확하지만 남계서원의 앞뜰은 그 경계가 모호하다. 담이나 단이 없이 그냥 열려 있는 상태이다. 다르게 말하면 자연상태로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앞뜰의 바닥은 모두 풀로 덮여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모양이 아주 분명하지 않은 길 하나만이 있다. 이런 점 또한 자연의 상태가 온전하게 보전되었다는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곧 남계서원의 앞뜰이 가진 고유한 특성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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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주장이 약한 건물들

강학 공간을 이루는 동재, 서재, 강당은 건물의 규모가 비교적 작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 밀착되어 있어 마치 바짝 오므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덕분에 집안 전체적으로 건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아지고 자연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 말을 바꾸면 자연에 비해 건물의 지배력이 약한, 그런 특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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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에 걸터앉은 동재, 서재

강학 공간의 동재, 서재는 기단 위에 반쯤 걸터앉아 있다. 이 기단은 주변의 경사와 형제간이다. 비록 모서리가 축대로 마무리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 기단을 주변에 있는 지형과 분리해서 볼 수 없다. 결국 동재, 서재는 지형에 반쯤 걸터앉은 꼴이 된다. 동재, 서재는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억지로 피하거나 거부하지 않았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이에 순응했다. 그래서 오히려 공중에 쭉 내밀어진 것과 같은 멋진 자리를 가질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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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 떠있는 대청

언덕에 반쯤 걸터앉은 동재, 서재는 내부에 아주 독특한 특성을 가진 장소를 포함하게 된다. 동재, 서재는 크게 방과 마루, 이렇게 둘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 방은 땅위에 놓여 있으나 마루는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여서, 하나의 건물 안에 전혀 다른 내용의 장소가 공존하는 형태가 되는 것이다. 이 중 마루는 누각과 같은 성격을 가진다. 즉, 보다 즐겁고 자유로운 느낌을 줄 수 있는 편안한 장소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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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터가 없이 언덕위에 놓인 경판각

경판각은 자연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 경판각 주변에는 담, 길은 물론 집터라고 할만한 곳조차 없다. 바로 옆이 풀이고 조금 지나면 바로 경사지이다. 이 경사지는 서원 전체와 연결되어 있다. 장판각은 이 전체 경사지 중 잠시 평평한 곳이 있어 그곳에 슬쩍 놓여진 것처럼 되어 있다. 그래서 마치 자연 속에 툭 던져진 것 같은 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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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위에 있는 초월적인 사당

사당 앞에는 급한 경사가 있다. 그리고 사당은 경사지 가장 위쪽, 높은 언덕에 놓여 있다. 이 경사와 언덕은 거의 원래의 자연상태 그대로이다. 서원 안에 있는 언덕이 담 너머의 지형과 서로 일치한다는 것이 이에 대한 방증이다. 이 경사지 일부에는 축대가 있다. 하지만 이 축대는 경사지 전체로 볼 때 극히 일부분에 적용되어 있어서 전체적으로 볼 때 지배적이지 못하다. 이런 조건들로 인해 사당은 자체의 고유한 성격을 얻는다. 자연스럽다는 특징이 바로 소득 중의하나이다. 더불어 높은 언덕, 급한 경사와 긴 계단으로 인해 사당은 갈 수는 있으나 아무나 쉽게 들락거릴 수 없는 곳이 된다. 현실을 벗어난 조금은 초월적인 사당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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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치도-전체배치도
평면도-강학 공간
평면도-고직사 공간
평면도-사당 공간
입면도-사당 정면도
입면도-명성당 정면도
입면도-서재 정면도
단면도-사당 종단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