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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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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서원(武城書院)은 고려시대에 우리나라 유학자의 효시로 꼽히는 고운 최치원(崔致遠)[857~?]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한 태산사(泰山祠)에 기원을 두고 있다. 태산사는 고려말에 훼철되었으나, 1484년(성종15)에 최치원에게 제사 지내던 유상대(流觴臺)에 있는 사당을 지금의 자리로 이건하여 이를 다시 태산사라 하였다. 그 후 이곳이 서원으로 바뀌게 되었다.1)

제향공간으로서의 상징성이 지배적인 장소

무성서원은 다른 일반 서원과는 다른 매우 독특한 배열 방식을 취하고 있다. 서원의 중앙에는 사당과 선생들이 기거하는 명륜당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 두 건물 주변으로 담이 둘러쳐져 있다. 또, 이들 왼편에는 두 개의 비각이 놓인 곳이 있으며 이 또한 담으로 둘러쳐져 있다. 오른편에는 유생들이 기거하는 강수재와 서원을 관리하는 고직사가 놓여 있다. 여기서 특기할만한 점은 이들 시설이 사당, 명륜당 등 주요부분으로부터 분리되어서 밖에 나와 있다는 것이다. 보통의 경우 강당인 명륜당은 동재, 서재와 가까이에 모여 있으나 무성서원은 이들이 서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모든 점은 무성서원이 처음에 제사를 지내는 사당으로 출발하여 서원으로 변했다는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전체적으로 제향 공간으로서의 큰 성격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무성서원은 실질적인 기능보다 제향 공간으로서의 상징성이 더욱 지배적인 장소적 특성을 가진다고 말할 수 있다.



1)이상해, 서원, 열화당, 1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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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 전체를 점유하고 있는 듯한 사당과 명륜당

무성서원에는 마치 사당과 명륜당, 이 두 개의 건물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당과 명륜당은 중앙에 아주 커다랗게 자리를 잡고있는 반면 나머지 유생들이 기거하는 건물과 관리용 건물 등 다른 건물들은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고 그 위치 또한 한쪽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당과 명륜당만이 유독 강조된 만큼 서원이 가지는 성스러움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사당과 명륜당 둘 모두 매우 엄숙한 곳이다. 한 곳은 선현의 넋을 모신 곳이고, 다른 한곳은 하늘같이 여겼던 선생이 기거하는 곳이다. 이 엄숙한 건물들이 서원의 중심에 그것도 마치 전체인 것처럼 놓인 것이다. 그만큼 무성서원은 엄숙함이 지배하고 있는 숭고한 장소가 된다.

담으로 완전히 둘러싸인 사당과 명륜당

사당과 명륜당은 담으로 완전하게 둘러쳐져 있다. 그래서 아무나 들어갈 수가 없고 또 쉽게 보여지지 않는 곳이다. 그만큼 그 자리는 함부로 범할 수 없는 곳이 된다.

멀리 건물들 사이로 보이는 사당

무성서원은 비록 담으로 막혀 있기는 하지만 외부와 완전하게 차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입구에서 가장 안쪽까지 통해 있다. 대문을 열면 명륜당을 통해 뒤쪽의 사당 문이 보이고, 사당 문이 열려 있다고 가정하면 사당건물 안쪽까지도 보이게 되어 있다. 그러나 시원하게 통하지는 않는다. 그 사이에는 여러 겹의 여과장치가 놓여 있다. 큰 대문, 명륜당 앞에 놓인 비석, 명륜당, 사당문 등이 가로놓인 것이다. 그래서 눈에 보일지는 모르나 쉽게 닿을 수는 없는 멀리에 있는 명륜당, 사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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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을 기피하는 명륜당, 사당

사당과 명륜당은 긴 부지 위에 놓여 있으며 명륜당은 입구로부터 먼 쪽에, 사당은 더 먼 쪽에 놓여 있다. 그만큼 두 건물 모두 사람들로부터 떨어져 있는 곳이 된다. 마당에 길이 없는 것 또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섰을 때 길이 없다는 것은 그곳이 들어올 곳이 아니든지 아니면 달갑지 않다는 메시지일 수 있다. 모두가 사람과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함부로 범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이해 될 수도 있다.

사람이 생활하지 않는 곳

동재, 고직사 모두 비교적 많은 사람이 생활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 동재와 고직사가 완전히 담 밖으로 나가 있음으로 해서 담 안에서 활동하는 사람의 수는 극히 제한된다. 그만큼 사당과 명륜당이 있는 담 안은 번잡하지 않은 조용한 곳이 될 수 있다.

특별한 자리가 된 명륜당의 대청

명륜당에는 예사롭지 않은 대청이 있다. 이 대청의 앞과 뒤쪽에는 보1)가 하나씩 더 붙어 있다. 이 장식 덕분에 보통 집에 딸린 평범한 대청마루와는 다른 특별한 자리가 된다. 조금은 더 귀해지고 또 중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대청마루를 가진 명륜당 또한 더불어 귀하고 중한 곳이 된다.
1)보는 기둥과 기둥 사이에 놓이는 부재로서 지붕의 하중을 받아 기둥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명륜당의 대청에 있는 보는 이런 역할과는 무관하다. 순전히 장식적인 역할을 하는 부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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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를 낮추고 들어가야 하는 사당

사당 앞에는 중문(中門)1)이 설치되어 있다. 이 중문은 서원의 주요 출입문인 전문(前門)과 같이 문짝이 세 개인 내삼문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 문의 지붕 높이가 아주 낮다. 보통 성인의 경우 똑바로 선 자세로는 이 문을 통과 할 수 없고 고개를 숙여야만 통과할 수 있을 정도이다.
여기서 문이 낮다는 것은 일종의 제어를 의미한다. 쉽게 출입할 수 없다는 암시이자, 자세를 낮추어야 한다는, 즉 경건함에 대한 요구일 수 있다. 이런 뜻을 가진 중문(中門) 덕에 사당과 사당이 놓인 자리는 보다 어려운 자리, 보다 엄숙한 자리가 된다.

1)중문(中門) : 대문 안에 또 세운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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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치도-전체배치도
평면도-강학 공간
평면도-강수재 공간
평면도-사당 공간
입면도-현가루 정면도
입면도-명륜당 정면도
입면도-사당 정면도
단면도-명륜당 종단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