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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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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梵魚寺)는 문무왕 18년(678)에 의상(義湘)[625~702] 대사가 화엄 십찰 가운데 하나로 범어사를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그후 흥덕왕 10년(835)에 와서 가람의 대체적인 면모가 갖추어진 것으로 추측이 되며 지금 보이는 가람의 면모는 조선시대 광해 5년(1613) 중창에 의한 것이라 추정된다.1)

보편적인 배치 방식

범어사에서는 한국사찰이 가지는 보편적인 배치 방식을 볼 수 있다. 그 배치 방식은 축선과 중심이 되는 마당, 크게 이 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축선이라 함은 사찰의 입구로부터 안쪽에 있는 가장 대표적인 건물인 대웅전까지 이어지는 기준선을 말한다. 사찰의 일부 건물들이 이 축선을 따라 일렬로 놓이는 것이다. 사찰마다 다를 수 있지만 대개 일주문, 금강문, 천왕문, 누각, 대웅전, 이들 건물들이 순서적으로 이 축선 위에 놓인다. 범어사의 경우 금강문 대신 불이문이 놓여 있다.

중심이 되는 마당

중심이 되는 마당이라 함은 대웅전 앞에 있는 큰 뜰을 말한다. 이 뜰은 사찰의 규모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아주 보편적인 요소이다. 이 뜰은 보통 사찰 전체의 중앙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보면 사찰내의 건물들이 이 뜰을 중심으로 모여 있는 꼴을 하고 있다. 범어사의 경우 이 두 가지 원리가 모두 적용이 되어 있다. 이런 면에서 범어사는 가히 한국 사찰 배치의 전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전형적인 건물들

이처럼 배열 방식이 전형적인 만큼, 거기에 놓이는 건물들 또한 전형적이라 할 수 있다.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 범종각, 대웅전은 물론 주요 불전 중의 하나인 미륵전, 비로전 등이 범어사 안에 있으며 이들 모습과 내용이 전형에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부분 보기에서는 이런 건물들이 가지는 일반적 특성에 관해 기술하고 있다.

1)범어사, 빛깔 있는 책들, 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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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서적
이기영 외 2인, 통도사, 대원사, 1991
채상식 외 2인, 범어사, 대원사, 1994
양상현,조선시대 사찰배치의 서사구조,서울대학교 대학원,1999
김현준, 사찰 그 속에 깃든 의미, 교보문고, 1991

일주문

일주문(一柱門)은 사찰로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이다. 원래 지붕을 가진 일반적인 건축물이라고 하면 사방에 네 개의 기둥을 두어 지붕의 하중을 지탱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일주문은 한 줄로 나란한 두개의 기둥만으로 지붕을 지탱하며 서 있는 건축물이다. 일주문이란 명칭은 바로 이런 건축적인 특징에서 붙여지게 된 것이다. 불교에서는 이러한 모습에 비추어 일심(一心)이라는 의미를 부여한다. 즉 신성한 사찰에 들어서기 전에 흐트러진 마음을 하나로 모아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일주문의 경지는 아직 무언가를 깨달았다고는 할 수 없는 위치이다. 다만 단호한 결심과 실천 의지를 보이면서 구도자로서의 길을 시작하는 단계일 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일주문을 기준으로 중생이 사는 세상인 세간(世間), 그리고 속계(俗界)와 생사 번뇌에서 해탈한 깨달음의 세계인 출세간(出世間), 즉 진계(眞界)로 나누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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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문

일주문을 지나 깨달음을 갈구하며 길을 가는 구도자에게 다다라야할 부처의 세계는 눈에 아직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끊임없이 가야할 길만이 앞에 놓인 상황 앞에서 구도자들은 쉽게 갈등을 겪게 될 것이다. 이쯤에서 눈에 보이는 것이 천왕문(天王門)이다. 천왕문에 있는 사천왕은 이곳에서 구도자들을 맞이한다. 이들은 그 길을 지키면서 힘겨워하는 중생들에게 다시 한번 정진을 위한 각성의 계기를 마련해 주고 마음 속에 아직 남아있는 번뇌를 떨쳐내도록 무서운 모습을 하고 서 있는 것이다. 그들은 또한 청정도량인 사찰을 잡스런 것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고 신성한 불법을 지키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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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문은 금강역사와 더불어 불법을 수호하는 외호신(外護神)인 사천왕을 모신 전각이다. 외호신이란 불국정토의 외곽을 맡아 지키는 신이라는 뜻이며, 동, 서, 남, 북의 네 곳을 지키게 된다. 이를 사대천왕(四大天王), 사왕(四王), 호세사왕(護世四王)이라고도 한다. 금강역사가 수호의 의미를 가진다면 사천왕은 여기에 더하여 인간을 보살피고 만물을 소생시키며 복락을 나누어주는 역할까지 담당한다. 방위에 따라 청, 백, 적, 흑의 얼굴색을 가지고 있는 사천왕은 불교에서 말하는 서른 세 개의 하늘 중 욕계 여섯 번째 하늘의 첫 번째인 사천왕천(四天王天)의 지배자이다.


-지국천왕(持國天王): 동쪽을 수호하며 칼을 들고 있고 안민(安民)의 신으로서 선한 이에게는 복을, 악한 자에게 벌을 주며 인간을 보살피는 역할을 한다.

-광목천왕(廣目天王): 서쪽을 수호하며 삼지창과 보탑을 들고 있고 악인에게 고통을 줘 구도심을 일으키게 하는 역할을 한다.

-증장천왕(增長天王): 남쪽을 수호하며 용과 여의주를 들고 있고 자신의 위덕을 증장시켜 만물을 소생시키는 덕을 베푸는 역할을 한다.

-다문천왕(多聞天王): 북쪽을 수호하며 비파를 들고 있고 어둠 속을 방황하는 중생을 구제해 주는 역할을 한다.

불이문

천왕문을 지나서 계속 길을 오르면 산문 중 맨 마지막에 위치한 불이문(不二門)에 다다른다. 불이문은 불이(不二)의 경지를 상징하며 해탈문(解脫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불이문을 통과하여 불이의 진리로써 모든 번뇌를 벗어버리면 비로소 부처가 되고 해탈을 이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불이(不二)란 둘이 아님을 뜻한다. 즉 생(生)과 사(死)가 둘이 아니고, 번뇌와 깨달음, 선(善)과 불선(不善) 등 모든 상대적인 것이 둘이 아닌 경지를 의미하는 것이다. 불이문 안에는 아무것도 봉안하지 않는다. 특별히 예배 대상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이 문이 의미하는 불이의 진리, 해탈의 개념이 더욱 순수하게 부각되는 것이다.
불이문을 지나면 비로소 부처를 모신 법당이 보인다. 그곳이 바로 부처가 사는 나라인 불국정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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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종각

범종각(梵鍾閣)은 범종이 있는 곳을 말하며 전각이 2층의 누각일 경우에 범종루(梵鍾樓)라고 한다. 범종각은 일반적으로 불이문과 동일선상에 위치하는데 그 까닭을 불이문과 관계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범종각에서는 범천(梵天)의 종소리가 흘러나온다. 힌두교의 창조신인 범천은 하늘에서 불이문으로 들어오는 구도자를 환영하고 그가 불이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알리는 하늘의 음악을 연주한다. 이 범천의 소리는 더 나아가 아직 불이문에 이르지 못한 구도자에게 용기를 북돋우어 주고 일주문 바깥에서 고통 받는 중생들의 번뇌를 씻어주는 부처의 소리인 것이다.
이 범종각에는 때로 범종만이 홀로 있기도 하지만, 규모 있는 절에서는 범종 외에도 법고(法鼓) 목어(木魚) 운판(雲版)등의 불전사물(佛殿四物)이 함께 배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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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종
범종은 사찰의 종루에 걸어놓고 당목(撞木)이라는 나무막대로 쳐서 때를 알리거나 많은 사람들을 모을 때에 사용하는 큰 종을 말하며, 경종(鯨鐘), 조종(釣鐘), 당종(撞鐘)이라고도 한다. 종소리는 중생에게 고하는 진리의 음성이며 중생들을 불국정토로 인도하는 부처님의 설법인 것이다. 종소리는 탐욕과 번뇌로 가득 찬 모든 사람의 마음을 맑게 정화하기 위해 멀리멀리 울려 퍼지게 되는 것이다.

-법고
법고는 법을 전하는 북이라는 뜻으로, 불법을 널리 전하여 중생의 번뇌를 물리치고 해탈을 이루게 한다는 함축적인 의미가 담겨져 있다. 일반적으로 법고에서 두드려서 소리를 내는 양면은 소의 가죽을 사용한다. 이 소가죽을 댄 법고는 축생(畜生)을 제도하기 위하여 친다는 상징적인 내용을 의미하기도 한다.

-목어
나무를 깎아 긴 물고기 모양을 만들어서 사찰의 종루나 고루 또는 누각에 걸어놓고 아침, 저녁 예불 때 치는 도구로, 목어고(木魚鼓), 어고(魚鼓), 어판(魚版)이라고도 한다. 백장청규( 百丈淸規)에 따르면 물고기는 밤낮으로 눈을 감지 않으므로 수행자로 하여금 자지 않고 도를 닦으라는 뜻으로 목어를 만들었다고 하며, 새벽, 저녁예불과 큰 행사가 있을 때 이 목어를 두드려서 물 속에 사는 모든 중생을 제도한다는 상징적인 의미 또한 포함한다.

-운판
주로 청동이나 철로 얇게 만들어 두들겨 소리를 내는데, 그 생긴 모습이 뭉게구름 같다 하여 운판이라 부르게 되었다. 운판이 울리면 공중을 날아다니는 중생을 제도하고 허공을 헤매며 떠도는 영혼을 천도할 수 있다고 한다.

대웅전

산문의 단계를 지나게 되면 비로소 대웅전이 있는 부처의 불국정토에 도달하게 된다. 대웅전(大雄殿)은 석가모니불을 본존으로 모신 법당으로 항상 사찰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석가모니불은 불교를 믿는 모든 이들의 근본 스승이면서 많은 부처 중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부처이기 때문이다. 석가모니는 현세의 중생들을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부처이다. 즉 이 고통스러운 세상에 사는 중생들의 마음을 평온과 행복이 깃든 마음으로 인도하기 위한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한 부처인 것이다.
대웅(大雄)이란 말의 뜻은 인도의 옛말 마하비라를 한역한 것이다. 법화경에서는 석가모니를 자신 속에 깃든 그릇됨(마심-魔心)을 극복하고 부처가 된 위대한 대영웅(大英雄)이라 일컫는 데서 유래한 것이다. 곧 대웅전은 대영웅인 석가모니를 모신 전각이 되며 대웅보전이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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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전

석가모니는 열반을 앞둔 최후의 설법에서 제자들에게 자신 스스로와 법에만 의지하여 정진할 것을 당부하였다. 여기에서 말한 법이 곧 비로전에 봉안된 법신불인 비로자나불이다. 비로자나는 원래 산스크리트어 “바이로차나”가 어원으로 편일체처(遍一切處), 광명편조(光明遍照)로 번역된다. 즉 모든 곳에 두루 광명이 비춘다는 뜻이다.
불교는 법을 신앙하고 의지하는 종교이다. 심지어 지존인 석가모니부처조차도 일시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잠시 출현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 한다. 이미 과거의 무한한 세월 속에서 성불을 하고 인간을 교화해 온 부처가 있었던 것인데, 이러한 부처를 구원의 법신불이라 한다. 이 때의 법신은 진리 자체의 몸으로서 법과 의미를 같이하는 것이다.
법신인 비로자나불은 항상 고요가 깃든 진리의 빛으로 충만한 상적광토(常寂光土)에서 법을 설하면서 중생들을 교화한다고 한다. 이러한 세계를 구현한 곳이 바로 비로전이며 이곳이 화엄종 사찰의 주불전이 될 경우에는 대적광전 또는 대광명전(大光明殿), 줄여서 대광전(大光殿)이라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미륵전

미륵전은 현세가 아닌 미래에 출현할 미륵불을 주불로 모신 불전이다. 미륵불은 원래 석가모니부처의 제자였다. 그러나 석가모니가 미륵불을 예언하기를, 미래에 성불하여 석가모니부처 다음으로 부처가 될 보살이라고 하였다. 미륵불은 한문으로 의역하여 자씨(慈氏)보살, 일생보처(一生補處)의 보살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미륵불은 현재 도솔천에 살고 있다. 그곳에서 미륵불은 하늘에 사는 사람들을 교화하고 있다가 석가모니의 입멸 후 56억 7천만 년을 지나 다시 세상에 출현할 것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미륵불이 미래에 성불할 곳으로 화림원(華林園) 용화수(龍華樹) 아래를 말한다. 그곳에서 미륵불은 석가모니 당시에 빠뜨린 모든 중생들을 남김없이 제도할 것이라는 희망과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륵불을 모신 미륵전을 용화전(龍華殿)이라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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