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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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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사(鳳停寺)의 창건 및 중건에 대한 정확한 사료는 없다. 다만 672년 능인이 수도를 마친 후 종이로 봉황을 만들어 날렸더니 지금의 봉정사자리에 앉았고, 그가 이 자리에 절을 창건하니 봉황이 머무는 절이 되었다 라는 전설이 있다.1)

한 개의 땅

봉정사의 부지는 경계가 명확하여 사방이 막혀있다. 봉정사의 뒤쪽은 산으로, 앞은 담으로 막혀 있다. 거기에다 담 앞쪽에 제법 급한 경사가 있고 긴 계단이 놓여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봉정사는 꼼짝없이 막힌 공간이 된다. 이처럼 경내가 막힌 만큼, 봉정사가 앉아 있는 땅은 독립되어 있으며, 봉정사는 독립된 한 개의 부지에 놓여 있다고도 말 할 수 있다.
이 점은 봉정사가 가지는 큰 특징일 수 있다. 다른 대부분의 사찰은 봉정사처럼 명확한 경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 사찰 외곽이 담으로 둘러쳐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 사찰 주변에는 보통 숲이 있고 건물이 그 안에 들어앉은 형식이어서 경계가 모호하다 라고 말 할 수 있다.
봉정사에는 이런 큰 특징과 관련되어 나름의 고유한 특성을 가지는 장소들이 존재한다.




1)김봉렬, 이땅에 새겨진 정신, 2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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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개이면서 동시에 하나가 되는 외부 공간

봉정사의 외부 공간은 크게 셋으로 나누어졌다. 이렇게 셋으로 나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물이 화엄 강당과 무량해외라는 승방 건물이다. 이들 건물이 세로로 놓이면서 외부공간이 나누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것은 공교롭게도 이 두 건물이 주변건물과 서로 붙어 있지 않고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위로는 대웅전, 극락전과 떨어져 있고 아래로는 만세루와 떨어져 있다. 그래서 세 개의 외부공간들이 확연하게 구분되지 않고 서로 통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외부공간이 여러 개로 나누어지되 완전하게 나누어지지는 않고, 공간 전체가 하나라는 성질이 유지된다. 즉 외부의 공간이 여러 개이면서 동시에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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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마당과 모두 통하게 되어 있는 곳

봉정사의 대문격인 만세루 앞에 길게 놓인 마당은 하나로 독립된 공간이다. 이 마당은 인접한 세 개로 나누어진 외부공간과는 격이 다르며 거기에다 모양까지 반듯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하나로 된 마당은 세 개로 나누어진 외부공간을 관통하면서 공히 연관을 가지게 된다. 세 공간 모두 이 곳을 통해야만 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세 개의 외부 공간은 다시 하나로 통합된다.

하나의 단위공간처럼 되어 있는 전체 사찰

봉정사의 부지는 사방이 막힌, 독립된 공간이다. 봉정사의 뒤쪽은 산이, 앞쪽은 담이 가로막고 있다. 거기에다 담 앞쪽이 제법 급한 경사로 되어 있으니 봉정사는 꼼짝없이 막힌 공간이 된다. 입구 또한 제한되어 있으며 높고 긴 계단을 통해서만 들어 갈 수 있다. 이처럼 경내가 막힌 만큼, 봉정사가 앉아 있는 땅은 독립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땅에 앉혀진 건물들 또한 지붕이 서로 맞닿을 정도로 가까이 붙어있다. 그리하여 이들은 하나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건물들은 단일 건물이 아니라 서로 분리되어 떨어져 있다. 그 안이 다시 여럿으로 나누어진 것이다.

나뉘어 짐과 동시에 또한 하나가 되는 외부 공간

셋으로 나누어진 봉정사의 외부 공간을 이루는 건물들은 그 사이가 서로 떨어져 있다. 떨어진 사이로 이어진 그 마당의 높이 또한 다르지 않고 서로 같은 레벨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이 확연히 구분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나누어진 이 마당들이 하나가 되는 것이다.

양쪽에 동일한 관계를 맺고 있는 강당

강당은 하나의 크고 동일한 내부공간을 가지고 있다. 이 공간은 양쪽으로 열려진다. 그래서 문만 열어젖히면 양쪽이 서로 보이게 된다. 결국 강당의 왼쪽과 오른쪽이 완전하게 단절되어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쪽에 난 문의 구조가 동일한 것 또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양쪽 문의 구조가 같다는 것은 내부의 공간이 양쪽 마당에 대해 동등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말이 된다. 즉, 양쪽 공간이 서로 같은 것을 공유한다는 것과 비슷한 의미이며 그만큼 닮아 가고, 하나됨에 가깝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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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둘레를 따라 놓인 마루

세로로 놓여진 건물 중 하나인 무량해외라는 승방 건물에는 마루가 있다. 건물에 마루가 놓인 것은 그다지 큰일은 아니다. 한국 집에 보통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 마루는 아주 특별한 데가 있다. 마루가 건물 전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옆면 후면까지 연장되어 있으며 요사채 안마당까지 이어져있다. 결국 세로로 놓인 승방 건물로 나누어진 대웅전 앞마당과 요사채 안마당이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루가 있기에 그 둘은 하나가 될 수 있다.

힘들게 올라야 하는 계단

봉정사는 아주 독특한 진입방식을 가지고 있다. 출입구를 겸한, ‘만세루’라 불리는 누각이 사찰 전면에 놓여 있고 그 앞에는 긴 계단이 놓여 있다. 즉, 긴 계단을 통한 다음 딱 한 개의 문(門)을 거쳐 사찰 내에 들어오도록 하는 방식으로 정리 될 수 있다. 이것은 일반 사찰이 가지고 있는 진입 방식과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다. 일반 사찰에는 일주문, 금강문, 천왕문 등 여러 개의 문이 있고 이들은 서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다. 즉, 계단이 아닌 기다란 길을 따라 가면서 몇 개의 단계를 거치는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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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방식 모두 목적은 같을 수가 있다. 사찰과 속세를 구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둘은 방향이 다르다. 그에 따라 뜻도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인 방식은 여러 차례 은근하게 거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반면에 봉정사가 취한 방식은 뚜렷하고 분명하게 통제하는 것이 다. 진입자 입장에서 보면 하나는 자율적이라고 할 수 있고 다른 하나는 구속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방식은 진입자 스스로 판단하게 만든다. 그래서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하지만 봉정사의 경우는 그럴 수 없다. 긴 계단을 오르다 보면 누구나 힘들고 숨이 찰 것이다. 이런 경우 판단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경우, 모르고 지나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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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치도-전체배치도
평면도-대웅전, 화엄강당
평면도-극락전
평면도-무량해회, 요사채
입면도-대웅전 정면도
입면도-극락전 정면도
입면도-화엄강당 정면도
단면도-대웅전 종단면도
단면도-극락전 종단면도
단면도-화엄강당 종단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