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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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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華嚴寺)는 544년 인도의 승려 연기조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한다. 그 후 670년에 의상(義湘)[625~702] 대사가 현 각황전의 전신인 장륙전을 건립함으로써 대대적인 중창기에 접어든다. 의상은 왕명을 받들어 화엄사를 화엄십찰의 하나로 지정하고 크게 중수했다는 것이다.1)

서로 다른 것들 간의 화해와 융화

화엄사는 크게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하나는 대웅전 등 사찰의 주요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공간이고, 다른 하나는 일주문을 비롯한 세 개의 문들이 중심이 된 공간이다. 이들 각각의 공간은 아주 독특한 특성을 가진다.
먼저 화엄사 안쪽에는 커다란 마당이 있다. 그리고 마당 둘레에 여러 개의 건물들이 모여 있다. 그 건물들은 각기 다른 내용을 가진다. 부처를 모신 예불공간인 대웅전이 있고, 전에는 화엄경을 새긴 석벽이 들어앉아 있었으나 지금은 예불공간으로 쓰이는 각황전이 있으며, 명부전, 원통전 등 불전들이 있다. 이 밖에 누각인 보제루와 스님들이 기거하는 요사체가 있다. 이들 건물들이 큰 마당을 가운데 두고 둘러앉아 있는 꼴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찰 초입부에 있는 세 개의 문은 일주문, 금강문, 천왕문 순으로 놓인다. 그런데 이들은 반듯하지 않고 조금씩 어긋나게 놓여 있다. 각각의 문이 옆으로 조금씩 빗나가 있는 것이다. 이들 문 옆으로는 담이 놓여 있었는데, 이 담은 일주문으로부터 시작해 안쪽 마당 바로 앞까지 뻗어 있었다. 마치 세 개의 문을 하나로 묶는 꼴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심 마당, 담, 이들은 서로 성격이 다른 것들을 하나로 묶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지금은 이 담이 사라졌다. 대신에 사찰 주차장이 들어서 있다.
1)빛깔있는 책들, 화엄사, 정병삼, 김봉렬, 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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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문들을 묶는 길과 담장

사찰 초입부에는 일주문과 금강문1)이 있다. 이들 두 문은 다소 분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내용은 서로 다르고 거리상 서로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두 문의 사이에는 문을 연결시켜 연속되게 하는 길이 나 있다. 길과 함께 이들 두 개의 문들이 서로 연속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소는 담이다. 과거에는 이 길을 따라 담장이 놓여 있었다. 이 담장이 두 개의 다른 문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했었다.
1)일주문, 금강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범어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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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한 형식을 가진 두 개의 문

사찰 진입 부분의 조금 안쪽에는 금강문과 천왕문이 있는데 이들 두 문 역시 다소 분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거리상 서로 떨어져 있음은 물론 둘의 위치가 일직선상에 있는 게 아니라 옆으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둘은 건물의 형식과 모양이 아주 유사하다. 크기와 형태가 유사하며 건물 가운데를 통과해야 한다는 형식이 같다. 또, 두 건물 모두 내부에는 불법을 수호하는 외호신이 놓여 있다. 이런 점들 때문에 두 개의 문은 완전히 분리될 수가 없고 어느 정도는 서로 연속되어진다.
과거에는 이 길을 따라 담장이 놓여 있었다. 이 담장 역시 이 다른 두 개의 문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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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부 전체를 하나로 묶는 담

사찰 초입부에서 시작해 누각인 보제루까지, 진입로를 따라 놓여진 담장은 일주문, 금강문, 천왕문과 누각을 한데 묶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여러 개의 분절된 공간들이 서로 연속되어진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이 담장은 길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찰 초입부에서 시작해 누각인 보제루까지 난 길은 반듯하지 않고 부분부분 꺾여있다. 그래서 자칫 연속된 맛이 약해질 수 있다. 하지만 담이 놓이면서 이런 느낌은 일부 보완이 된다. 적어도 완전하게 토막이 난 길로 느껴지지는 않게 된다.

건물들을 한데 묶는 뜰

화엄사에는 중심이 되는 뜰이 있다. 그리고 사찰의 주요 건물들이 이 중심뜰 주변에 모두 모여있는 꼴을 하고 있다. 즉 중심뜰이 건물들을 한 데 모아놓는 중심이 되는 것이다.
참고로 보통 사찰에서는 대웅전 외에 나머지 불전들은 중심뜰에서 벗어난 곳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대웅전을 포함한 나머지 불전, 요사채까지 거의 모든 건물들이 이 중심뜰 주변에 모여 있는 것은 화엄사만이 가지는 아주 특이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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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아래의 구분을 누그러뜨리는 배열법

중심 뜰에는 제법 높은 기단이 있다. 그리고 이 기단 위에는 주요 불전들이 놓여 있다. 대웅전은 물론 각황전, 원통전, 영전, 나한전 등 모든 불전이 기단 위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불전들은 기단 아래에 있는 누각과 요사체 등 건물들과 구분이 된다.
하지만 크게 보면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이들 모든 건물들은 마당을 둘러싸는 공통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된다. 그 때문에 기단 위와 아래의 구분은 엄격하다고 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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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전들 간에 차이를 없애는 배열법

기단 위에 있는 불전들은 그 크기가 서로 다르다. 각황전과 대웅전이 비교적 크고 나머지 불전은 작다. 하지만 이들은 동일선상에 놓여 있다. 크기가 큰 각황전, 대웅전과 크기가 작은 불전들이 나란히 놓여 있음으로 해서 이들 간의 위계가 다소 누그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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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될 수 없는 대웅전

보통 사찰의 경우는 대웅전이 중심 건물이 된다. 우선 규모가 다른 건물에 비해 크고, 뜰의 중심과 건물의 중심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웅전의 중심은 사찰 전체를 가로지르는 축선과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화엄사에는 대웅전보다 규모가 큰 각황전이란 건물이 있다. 그리고 대웅전 건물의 중심이 뜰의 중심과 맞추어져 있지도 않고 축선이 분명하지 않아서 축선과 일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래서 대웅전은 중심 건물이라고 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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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치도-전체배치도
평면도-금강문, 천왕문
평면도-보제루, 범종각
평면도-대웅전
평면도-나한전
평면도-각황전
입면도-각황전 정면도
입면도-대웅전 정면도
입면도-영전 정면도
단면도-각황전 종단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