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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아르메니아 상인의 와인무역

시대 : BC 5세기경
지역 : 아르메니아, 유프라테스 강, 바빌론
키워드 : 와인무역, 아르메니아 상인

콘텐츠정보

[작의]
유프라테스 강을 통한 고대 오리엔트의 와인무역을 보여준다.

 포도는 기후와 토양을 가린다. 그래서 포도를 재배할 수 있는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이 있으며, 자연스럽게 이 두 지역 사이에 무역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교통이 발달하지 못한 고대에는 주로 수로를 통해 교역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고대 오리엔트 지역에서는 최초로 와인이 생산되었던 카프카즈 지역과 너무 더워서 포도를 재배할 수 없었던 바빌론 제국의 중심부를 유프라테스 강이 연결해주었다. 바로 최초로 와인을 제조하였던 카프카즈 남부의 아르메니아에서부터 유프라테스 강을 따라 남부 지역으로 인류 최초의 와인무역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그리고 역사학의 아버지라 일컫는 헤로도토스는 자신의 저서 『역사』에서 기원전 5세기경 아르메니아 상인의 와인무역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아르메니아는 대홍수 때에 노아의 방주가 머물렀다는 아라라트 산의 나라이다. 오늘날 아라라트 산은 행정적으로는 터키에 속해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아르메니아 인들의 산이라고 볼 수 있다. 성경은 바로 아라라트 산 인근에서 노아가 최초의 와인을 만들었다고 전하고 있다. 아르메니아 상인들은 버들가지를 잘라 배의 골격을 만들었고, 그 바깥쪽에는 마루를 깔 듯 짐승의 가죽을 붙여서 배를 만들었다. 이 때 선미를 넓히거나 선수를 좁히지 않고 방패처럼 원형으로 만들어 선내에 짚을 깐 다음 짐을 가득 싣고 강을 내려가게 하였다. 또한 흥미로운 것은 아르메니아 상인들이 배 안에 당나귀를 태웠다고 한다.

 그리고 짐은 대개의 경우 와인을 가득 채운 야자나무 통이었다. 아르메니아에서는 와인을 쉽게 생산할 수 있었지만, 바빌론에서는 포도가 재배되지 않아 비싼 가격에 팔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배에는 가죽으로 만든 부낭을 매달았는데, 이는 유프라테스 강이 쿠르디스탄 산지를 통과할 때의 급류를 넘기 위해 안성맞춤이었다. 당나귀에 와인을 가득 실은 배가 쿠르디스탄 부근의 급류를 통과할 때는 바위에 부딪혀 배가 난파할 수도 있어 정말 위험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가죽으로 덮은 배는 바위에 부딪히더라도 균형만 잃지 않으면 구멍이 몇 개 생기는 정도였으며, 그 구멍도 몇 분이면 수리할 수 있었다.

 배가 바빌론에 무사히 도착하여, 싣고 온 와인을 모두 내려서 현지 상인에게 넘기고 돈까지 받고 나면, 아르메니아 상인은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다. 한편 유프라테스 강을 타고 내려오는 것은 상대적으로 수월하였지만, 다시 거슬러 올라가기는 물살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였다. 그러나 아르메니아 상인은 전혀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이 모든 것을 감안하여 배를 만들었고, 또 배에 당나귀를 싣고 온 것이었다. 아르메니아 상인은 거래가 끝난 후 배의 골격과 짚을 모두 경매로 처분하고, 배 밑에 깔았던 가죽을 배에 태우고 왔던 당나귀에 싣고 터벅터벅 아르메니아로 되돌아갔던 것이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오면 다시 똑같은 방식으로 다른 배를 만들어 와인을 싣고 바빌론으로 갈 계획을 세웠다.

[참고문헌]
헤로도토스, 박광순 옮김, 역사, (범우사, 1992)
성경전서, (대한성서공회, 1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