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문화원형 라이브러리
인쇄 문화원형 스크랩

세시음식 이야기젊은이가 먼저 마시는 술 ‘세주(歲酒)’

연관목차보기

젊은이가 먼저 마시는 술 ‘세주(歲酒)’

예부터 민가에서는 섣달 그믐이 되면 설날 차례상에 올릴 ‘동동주’나 ‘약술’ 등 집안마다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비법으로 술을 담가 설날 아침이면 나이가 적은 사람에서 많은 사람 순으로 돌려 가며 마시는 풍습이 있다. 술은 집안마다 전통과 특색이 있어서 남정네들은 자기 집안의 술맛을 자랑하기 위해 친척이나 가까운 이웃을 청하여 대접하거나, 술을 잘 빚은 집을 방문하여 마시기도 하였다. 이렇듯 설날 아침 세찬(歲饌)과 함께 차례상에 올리는 술을 보통 ‘세주(歲酒)’ 또는 ‘도소주(屠蘇酒)’라고도 하는데, 보통 약주와 청주가 많이 쓰인다. 유득공(柳得恭)의『경도잡지(京都雜志)』(1700년대 말)에 “세주불온우영춘지의(歲酒不溫寓迎春之意)”라 하여 ‘세주는 데우지 않고 마시는데 이는 봄을 맞이한다’는 뜻과 ‘데우지 않은 찬술을 마심으로써 정신을 맑게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이것은 옛사람들이 정초부터 봄이 든다고 보았기 때문에 봄을 맞으며 일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뜻에서 생긴 풍속이다.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정월」“원일” 에 ‘설날에 도소주와 교아당(膠牙餳)을 올린다’고 했는데, 이것이 세주와 세찬(歲饌)의 시초이다”라고 하였다. 교아당이란 엿기름을 고아 만든 엿의 일종으로, 이것을 먹으면 이를 단단하게 한다고 하여 ‘이굳히엿’이라고도 하였다. 또한 설에 마시는 세주를 ‘도소주(屠蘇酒)’라 하는데 옛날부터 전해져 오는 술로 산초ㆍ방풍ㆍ백출ㆍ밀감피ㆍ육계피 따위의 약초를 달여 빚은 술이라 하여 ‘도소’라고 하였으며, 설날에 마시면 사기(邪氣)를 물리친다고 여겼다. 도소주에 대한 기록으로는『견한잡록(遣閑雜錄)』에 “설날에 도소주를 마시는 것은 옛 풍습이다. 젊은이가 먼저 마시고 늙은이는 나중에 마신다. 오늘날 풍속에 설날 새벽에 일어나, 사람을 만나 그 이름을 불러서 그가 대답하면 ‘내 비어서 허술한 것’을 사라고 한다. 이것이 곧 ‘어리석음 팔기’인데, 모두 재앙을 면하고자 하는 것이다”라고 되어 있다. 또한 후한(後漢) 때 사람 동훈(董勛)이 지은『문예속(問禮俗)』에는 “젊은 사람은 한 해를 얻으니 먼저 마시고, 늙은 사람은 세월을 잃으니 뒤에 마신다”고 하여 예로부터 세주는 젊은 사람들이 먼저 마셨는데 그 이유로는 어른이 부르면 귀가 밝아서 잘 듣고 빨리 대답하라는 뜻에서 젊은이들부터 먹였다고 한다. 또 후한(後漢)의 신의(神醫) 화타(華陀) 혹은 당나라의 손사막이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이 ‘도소주’는 초백주와 함께 섣달 그믐날인 제석(除夕)에 담그는 술로 『송남잡지』에서 “도소주의 ‘도’는 귀신의 기를 발라 버리고, ‘소’는 사람의 혼을 각성시킨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는데, 설날 도소주를 마시는 것은 귀신을 물리치고 사람의 혼을 깨어 있게 하기 위해서라 하겠다. 또한 초백주란 잣나무잎과 산초꽃, 후추 일곱 개와 동쪽으로 향한 측백나무의 잎 일곱 개를 넣고 우린 술로 섣날 그믐날 담가서 정초에 마시면 괴질을 물리친다고 여겨 도소주와 함께 세주로 마셨다고 한다. 도소주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첫 번째로는 옛날에 집 지을 때 천장에 도소를 그려 붙이면 좋다는 속신이 있었는데, 그런 집에서 만든 술을 도소주라 불렀다고 한다. 두 번째로는 어떤 사람이 짚으로 인 암자에 살고 있었는데, 매년 섣달 그믐에 약 한 첩을 주머니에 넣어 우물 속에 빠뜨려 놓은 다음 설날에 그 물을 술통에 넣어 둔 것을 ‘도소’라고 했으며, 온 집안이 그것을 마시면 돌림병을 앓지 않는다고 하여 도소주라 했다고 한다.

백호도

가회민화박물관 소장

조선시대에는 매년 정초가 되면 궁궐과 여염집에서 벽사의 수호신으로 호랑이를 그려 대문이나 집안 곳곳에 붙였다. 원래 호랑이는 무섭게 그려져야 하지만 이 그림에는 인자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한편으론 바보스러울 정도로 천진한 웃음을 짓는 시골 할아버지 같은 얼굴로 친근감 있게 표현되고 있다. 백호도는 문배도(門排圖)로 일반 민가와 사대부 집안에서 뿐만 아니라 궁에서도 두루 사용되었는데 소나무의 중간이 ‘ㄴ’자로 꺾여 올라가는 점이 특이하다.

키워드

설날, 액막이, 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