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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하여 잡은 고기로 만든 ‘납평전골’

섣달 납일에 공물로 쓰였던 멧돼지, 토끼 등 납일을 위해 사냥한 고기를 납육(臘肉)이라 하는데 제사에 쓰고 난 고기로 만든 전골을 ‘납평전골’이라 한다. 궁중에서도 납향에 올릴 공물을 위해 왕이 직접 사냥하여 돌아오면 노루, 멧돼지, 메추리, 꿩 등 잡은 고기로 전골을 만들어 잔치를 베풀었는데 납일에 사냥해 온 고기는 모두 맛이 좋았다고 한다. 전골의 유래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만물사물기원역사(萬物事物紀原歷史)』에서 ’전골은 그 기원을 잘 모르기는 하나 상고시대에 진중 군사들은 머리에 쓰는 전립(氈笠)을 철로 만들어 썼기 때문에 진중에서는 기구도 변변치 못하였던 까닭에 자기들이 썼던 철관(鐵冠)을 벗어 고기와 생선들을 끓여 먹을 때 무엇이든지 넣어 끓여 먹는 것이 습관이 되어 여염집에서도 냄비를 전립 모양으로 만들어 고기와 채소 등 여러 가지를 넣어 끓여 먹는 것을 전골이라 한다’ 라고 하였고, 『어우야담(於于野譚)』에는 토정비결로 유명한 토정 이지함(李土亭) 선생(1517~1578)이 항상 철관을 쓰고 다니다가 고기나 생선을 얻을 때는 머리에 썼던 철관을 벗어 끓여 먹었다 하여 선생의 별호를 철관자라 하였다는 말도 있다. 또한『경도잡지(京都雜誌)』(1700년대 말)에는 ’냄비 이름에 전립투라는 것이 있다. 벙거지 모양에서 이런 이름이 생긴 것이다. 채소는 그 가운데 움푹하게 들어간 부분에다 넣어서 데치고 변두리의 편편한 곳에 고기를 굽는다. 술안주나 반찬에 모두 좋다’ 라고 기록되어 전골 틀로는 벙거지나 전립(戰笠), 철관(鐵冠), 벙거짓골, 전립골(戰笠骨), 전립투(氈笠套)라고도 하여 무쇠나 곱돌로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조리법 가운데 하나인 전골은 음식상 옆에 화로를 놓고 그 위에 전골 틀을 올려놓고 볶으면서 먹는 것을 일컫는다. 전골과 비슷한 조리법으로 볶음과 찌개가 있는데, 주방에서 아주 볶아서 담아 올리면 ‘볶음’이라 하고, 또 국물을 잘박하게 붓고 미리 끓여서 올리면 ‘조치’ 또는 ‘찌개’라고 하여 전골과 구분된다. 이러한 전골은 겨울철 절식 중 하나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1849)「10월조」에는 추위를 막는 시절음식으로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무, 외, 훈채(파ㆍ마늘처럼 특이한 냄새가 나는 채소), 달걀 등을 섞어 장탕(醬湯; 장국)을 만든다’고 하였다. 전골은 진짓상, 주안상을 차릴 때 곁상에 재료와 참기름, 장국 등을 준비하여 즉석에서 볶아 대접하는 것이므로, 뜨겁고 알맞게 익혀 먹을 수 있어 매우 특이하고 좋은 조리법이라 할 수 있으며, 어느 특정 재료의 맛이 두드러져서는 안 되고, 여러 재료의 맛이 어우러져 은은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우리 음식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인 조화미를 음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음식이라 하겠다.

호렵도

가회민화박물관 소장

호렵도는 8폭의 연결식 병풍으로 꾸며져 오른쪽에서부터 왼쪽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인물의 복장과 말의 안장, 사냥 도구, 깃발 등은 모두 화려하게 채색한 반면 넓은 들판과 나무 등의 자연은 담채(淡彩)로 처리해 대조적인 색채를 이룬다. 이러한 수렵도는 단순한 사냥그림이기에 앞서 산천 경계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인간은 대자연 속의 일부임을 깨닫게 하는 큰 뜻이 담겨 있다.

키워드

납일, 납평전골, 조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