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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유민의 한 ’조랭이떡국’

1. 인물 부녀자 갑 - 평민 출신으로 이성계가 역성혁명을 일으켰을 때 지아비를 잃는다. 2. 배경 조선 초 개경 3. 줄거리 고려 후기, 이성계를 필두로 한 신흥세력이 정권을 잡기 시작하면서 온 나라가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부패한 불교계와 귀족들 대신 이성계가 일으키는 새 바람에 큰 기대를 하는 이도 있었고, 저물어가는 고려에 원통해하는 이도 있었다. 그 중 고려의 수도 개경은 신흥세력에 적대적인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고려가 망국의 길을 걸으면서, 수도인 개경 역시 점차 쇠약해졌다. 그러던 1392년 이성계가 고려의 마지막왕인 공양왕(恭讓王)을 몰아내고역성혁명에 성공했다. 500여년의 고려 역사는 그렇게 끝이 난다. 같은 해 백성들의 추앙을 받던 학자 정몽주(鄭夢周)가 선죽교에서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李芳遠)에게 피살당한다. 고려가 망하자 더 이상 섬길 군주가 없다며 두문동에 칩거하는 100여명의 고려신하들을 이성계의 수하로 끌어들이려고 두문동에 불을 질러 협박했다. 그러나 아무도 두문동을 빠져나오지 않고 모두 불에 타 죽었다. 여기에서 두문불출(杜門不出)이라는 고사성어가 등장한다. 이러한 혼란 속에 개경 백성들은 이성계 일당에게 강한 증오심을 갖는다. 변란이 휩쓸고 간 개경에도 새해가 찾아왔다. 갑은 떡국을 만들기 위해 멥쌀가루에 소금을 조금 넣고 찌어 반죽을 한다. 갑은 딸 모르게 눈물을 훔친다. ‘지아비는 자식들은 어쩌라고 나만 두고 갔단 말인가. 귀족들이야 다시 시집을 갈 수 있다지만 나는 그럴 수도 없고.’ 딸아이가 어머니의 마음을 읽었는지 묵묵히 일손을 거든다. 두 모녀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새하얀 떡 반죽을 길쭉하게 늘어놓았다. 갑은 말없이 떡을 썬다. 떡을 썰면서 또 생각에 빠진다. ‘정말 원망스럽구나. 정말 원망스러워. 이성계가 고려를 점령한 그날 내 지아비가 길을 나서지만 않았어도 그런 변을 당하지 않았을 것을.’ 그녀는 떡이 찰기가 있어 깔끔하게 잘리지 않자, 그 부분을 힘을 주어 비빈다. 그러다 떡이 찰기 때문에 깔끔하게 잘리지 않는다. 그녀는 칼에 힘을 주어 떡을 비벼댄다. 그럼에도 동강이 나지 않자, 갑은 그 부분을 자르기를 포기하고 옆 부분을 자른다. 잘려진 떡 모양은 마치 누에고치 같다. ‘이렇게, 이렇게라도 이성계의 목을 조르고 싶다.’ 갑은 있는 힘껏 떡을 칼로 눌러 민다. 정말 사람 목을 조르는 것처럼. 장국에다가 떡을 넣고 끓인다. 국물이 펄펄 끓으면서 떡이 시체처럼 동동 떠오른다. 떡국으로 조상님들과 지아비에게 차례를 지낸다. 갑은 지아비의 차례상에 떡국 그릇을 놓고, 원한이 조금이라도 갚아지기를 두 손 모아 빈다. 그리고 아이들이 무병장수하게 도와 달라고 간절히 마음을 모은다. 갑은 떡국을 떠놓은 것을 보며 왠지 묵은 체증이 조금 내려가는 것 같다. 갑은 아이들의 그릇에는 떡을 한 가득 담고, 자신의 그릇에는 반만 담는다. 아이들은 어머니에게 왜 떡국의 모양이 희한해 졌는지 묻는다. 갑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이렇게 말을 한다. 갑: 이번엔 떡을 너희들 옷끈에 달린 나무조롱 모양으로 만들어보았다. 너희 들이 나무조롱 모양 떡국을 먹으면 이것이 액을 막아 줄께야. 많이 먹거라. 아이들은 수긍하며 떡국을 맛있게 먹는다. 떡을 같이 만든 큰 딸만이 어머니의 본심을 알고 있다. 4. 핵심어 설날, 여말선초, 고려유민, 한풀이, 떡국, 조랭이떡국

조랭이떡국

조랭이떡국은 흰떡을 가늘게 밀어 대나무칼로 누에고치 모양으로 잘라 장국에 넣고 끓인 음식이다. 액막이의 의미로 조롱 모양으로 빚었다는 설과 정월의 길(吉)함을 기원하기 위해 누에고치 모양으로 만들어 개성지방에서 즐겨 먹었다. 개성은 원래 고려의 수도로 조선이 고려를 멸망시키고 정권을 장악하여 고려 충신들이 떼죽음을 당하자 고려인들이 칼을 가는 심정으로 가래떡 끝을 하나씩 비틀어 잘라 내면서 이성계에 대한 울분을 풀었다고 한다.

키워드

설날, 여말선초, 고려유민

시나리오 변

개성지방의 설날 음식인 조랭이떡국은 흰떡을 가늘게 밀어 대나무칼로 누에고치모양으로 잘라 장국에 넣고 끓인 음식이다. * 이 시나리오는 조랭이떡국에 이성계에 대한 고려 유민들의 원망이 담겨있다는 구전을 바탕으로 한 창작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