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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의 의미

길상과 화복(禍福)의 전통적 의미

‘길상(吉祥)’의 사전적인 풀이는 ‘운수가 좋을 조짐’, 또는 ‘좋은 일이 있을 징조’ 등으로 되어 있다. 한자의 모양으로 보면 ‘吉’은 ‘士’와 ‘口’를 결합해 놓은 꼴로 되어 있는데, 선비의 입은 선한 말을 하여 그것이 복의 원인이 된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그리고 ‘祥’은 ‘示’와 ‘羊’이 합해서 된 글자이다. ‘羊’은 선량한 짐승이고 ‘示’는 형체가 없는 신을 의미하기 때문에 ‘祥’이 ‘신이 주는 좋은 징조’라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한자 해설서인《설문해자》의 풀이를 보면, “‘祥’은 곧 ‘詳’이다. 하늘의 신이 장차로 사람에게 화(禍)와 복(福)을 주려면 먼저 앞선 조짐을 보이는데, 사람이 그것을 자세히 살펴서[詳審] 개과천선하면 참다운 상서가 되기 때문에 ‘祥’이라는 글자를 길조의 의미로 쓰는 것이다.”라고 했다. 또한《역경(易經)》곤괘(坤卦)의 효사에 이르기를, “선행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경사로움이 있고, 악행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재앙이 있다.”고 했다.

이런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화와 복은 사람의 언행과 서로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며, 그래서 화를 입거나 복을 받는다는 것은 자업자득하는 일이 된다. 다시 말해서 복을 받은 것은 선행이나 복을 받을 만한 원인이 있었기 때문이고, 화를 입게 된 결과는 악행이나 화를 입게 될 만한 원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악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원인이고, 화복은 신이 수여하는 보상의 결과이다. 이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예가 <흥부전>이나 <심청전>과 같은 판소리계 소설의 주제이다.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복 받는다”, “벌 받는다”라고 하는 말 속에는 복이나 벌이라는 것은 사람이 아닌 하늘 또는 신이 인간의 언행을 평가해서 주는 것이라는 관념이 내포되어 있다.

그런데, 복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인가? 동양 고대에 있어서 다섯 가지 복이라고 하면 수(壽)ㆍ부(富)ㆍ강령(康寧)ㆍ유호덕(攸好德)ㆍ고종명(考終命)을 말한다. 이것은 각각 오래 사는것, 복된 삶을 영위하는 것, 우환이 없이 편안하게 사는 것, 덕을 좋아하며 즐겨 덕을 행하려고 하는 것, 천명을 다하여 편안하게 죽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후세 사람들은 ‘유호덕’이나 ‘고종명’ 대신에 ‘자손 중다(衆多)’를 오복에 포함시켰는데, 그것은 아무리 부자로 덕을 쌓으며 오래 산다고 해도 가문의 명예를 잇고 번성시킬 자손 많은 것만 못하다는 현실적 사고에서 나온 것이 확실하다.

한국인이 전통적으로 추구해온 복의 내용은 무속의 의식이나 행위 속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다. 무속에 담긴 공통된 욕구는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많은 자손을 거느리고 부귀를 누리며 병 없이 안락하게 오래 살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것을 더 압축시켜 보면 ‘인간의 탄생과 생명의 지속’, 그리고 ‘안락과 풍요의 유지’로 집약될 수 있다.

탄생과 관련해서는 득남이 필수적이고, 아들도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아들이 있어야 대를 이어 갈 수 있고, 아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생명(혈통) 지속의 가능성이 그만큼 높고 확실해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안락과 풍요’와 관련해서 말하자면, 안락은 정신적인 개념의 것이고, 풍요는 물질적 개념의 것이라 할 수 있다. 정신적인 것에는 부부화합ㆍ가내 평안ㆍ입신출세ㆍ공명ㆍ총명ㆍ귀(貴) 등이 있고, 물질적인 것에는 풍부한 재산의 확보 등이 있다.

신이 인간에게 복을 주기 앞서 상서로운 기운을 드러낸다고 생각하는 길상 관념은 상서로운 분위기와 환경을 생활 속에 미리 조성해 놓는다면 그 서기에 의해 원하는 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발전하였다. 가장 좋은 예가 건물의 단청인데, 오색의 화려한 색을 상생(相生)의 질서에 따라 배열해 놓으면 천지자연의 법칙에 따라 상서로운 기운이 일게 되고, 그렇게 됨으로써 신성하고 유복한 건축 공간이 유지된다고 믿었던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길상적인 의미를 가진 기물이나 동식물 등의 장식물을 생활 주변에 두면 그것이 가지고 있는 상서의 기운으로 복을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복의 조짐을 길(吉)이라고 한다면 화(禍)의 전조가 되는 것은 흉(兇)이다. 이 흉을 물리치는 행위를 벽사(辟邪)라고 하는데, 그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짐승ㆍ새 등 그것의 용맹한 성격이나 속성을 이용하여 나쁜 귀신을 물리치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귀신의 약점이나 습관을 파악하여 그것을 역이용해 그것을 물리치는 방법이다. 전자의 경우 호랑이나 매 그림이나 문양이 이에 해당되고, 후자의 경우에는 붉은 색, 기하학적 문양 등이 있다. 이러한 벽사 행위는 동전의 앞뒤와 같아서 벽사는 곧 초복(招福)과 직결되어 있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들이 볼 수 있는 전통 장식문양들은 모두가 불행ㆍ재난ㆍ근심ㆍ빈곤 등 재화(災禍)와 흉(兇)을 멀리하고 장수ㆍ여유ㆍ부ㆍ귀ㆍ자손중다ㆍ부부화합ㆍ가내평안 등 길(吉)한 것을 추구했던 옛 사람들의 현실적 욕망이 창조해낸 의미 상징형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길상문양의 종류

길상문양은 그것이 의미하는 바에 따라 천체ㆍ자연현상ㆍ길상벽사ㆍ다산기자ㆍ수복장수ㆍ공명출세ㆍ부귀유여ㆍ부부화합ㆍ가내평안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또 문양이 특정한 의미를 부여받게 된 연유가 무엇인가에 따라 자연을 인간적으로 해석한 것, 고사나 전설과의 관련에서 나온 것, 또는 성현들의 언행과 관계가 있는 것, 대상이 가지고 있는 명칭의 발음에 연유한 것 등으로 분류해 볼 수 있으며, 동ㆍ식물, 광물, 기물 등 성격에 따라 분류해 볼 수 있다. 여기서는 의미 분류에 따른 각 장식문양의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1) 천체와 자연현상

천체와 자연현상과 관련된 문양은 크게 기하학적인 것과 구체적인 물형(物形)으로 된 것으로 구분된다. 기하학적인 문양은 주로 바위, 토기, 청동기 등 선사시대의 유물ㆍ유적에서 볼 수 있는데, 그 내용은 동심원, 톱날무늬 빗살무늬, 연주무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인지(人知)가 발달하면서 천체에 관한 전설이 생겨나고 그와 관련된 주인공들이 천체의 상징형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해와 달을 상징하는 삼족오, 그리고 토끼와 두꺼비이다.


삼족오에 대한 전설의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태양의 어머니 신인 희화(羲和)는 열 개의 태양을 낳았고, 다른 부인 상희(常羲)는 열두 개의 달을 낳았다. 희화는 동쪽바다 탕곡(湯谷)이라는 곳에 살면서 열 개의 아들인 태양을 매일 아침에 하나씩 말끔히 씻어 내보냈다. 나머지 아들인 아홉 개의 태양은 그곳에 있는 부상(扶桑)이라는 거목에 저마다 집을 짓고 순번을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이들은 열흘에 한 차례씩 집에서 벗어나 넓은 천지를 날아갈 수 있었다. 차례를 기다리는 것이 불만이었던 아들들은 어느날 반란을 일으켜 동시에 하늘로 뜨고 말았다. 열 개의 태양이 일제히 내리비치는 햇살은 빛이 아니라 그 열기는 하늘과 땅과 바다를 한 덩어리의 불기둥으로 만들어 모든 생물들을 사경에 몰아넣었다. 이를 본 천제(天帝)는 활 잘 쏘기로 이름 난 예(?)를 불러 해를 쏘게 하였다. 화살을 맞아 떨어진 태양을 보니 세 발 달린 까마귀였다. 이에 연유하여 후세 사람들은 삼족오를 태양의 상징형으로 삼았던 것이다.

<토끼와 두꺼비>도 위의 <항아분월설화(姮娥奔月說話)>와 관련되어 있다. 하늘에 어지럽게 뜬 많은 태양을 활로 쏘아 떨어뜨려 지상의 환란을 해소한 공으로 예(?)는 서왕모(西王母)로부터 불로불사약을 하사받았다. 집에 돌아온 예는 불사약을 아내 항아에게 주면서 잘 보관했다가 길일을 택하여 나누어 먹자고 했다. 그런데 항아는 길일이고 뭐고 기다릴 것 없이 남편이 없을 때 몰래 혼자 먹어치우기로 결심했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항아는 월궁(月宮)으로 가서 잠시 피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달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항아의 몸에서는 기이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등의 척추가 오그라들면서 배와 허리가 튀어나왔고 입과 눈은 커졌으며 목과 어깨가 붙었다. 절세가인 항아는 너무 탐욕을 부린 나머지 추악한 두꺼비로 변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에 연유하여 두꺼비가 달의 상징형이 되었다. 토끼에 관해서는 항아가 달로 도망쳤을 때 그곳에는 계수나무 한 그루와 그 밑에서 1년 내내 방아를 찧고 있는 흰 토끼가 있었다는 전설이 있고, 또한 다른 전설에 의하면 달에는 남녀 각 1인, 작은 새 1마리, 흰토끼 1필이 같이 산다고 한다. 도교에서는 이 흰토끼를 옥토끼라 부르는데 신선이 만드는 선단(仙丹)에 필요한 신약(神藥)을 빻고 있다고 한다.

2) 길상ㆍ벽사

길상이란 원래 신이 복을 내리기 전에 보이는 상서로운 징조를 의미하는 것이지만, 넓은 의미로 보면 복되고 길한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면서 만든 물건이나 문양도 포함될 수 있다. 벽사는 사슴과 비슷하게 생긴 상상의 동물 이름인 동시에 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치는 행위 자체를 의미한다. 벽사의 목적이 사악한 것을 물리치고 복을 받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벽사는 초복을 위한 또다른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길상의 대표적 상징형은 봉황과 기린과 해치이다. 이 세 동물은 모두 상서의 징조로서 나타난다는 상상의 동물이다. 봉황은 태평성대를 예고하는 상서로운 새로 여겨져 예로부터 궁궐 장식문양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봉황은 수컷인 봉(鳳)과 암컷인 황(凰)을 함께 이르는 말인데, 용이 학과 연애하여 낳았다고 한다. 외형적 특징은 뱀의 목, 제비의 턱, 거북이의 등, 물고기의 꼬리 모양을 하고 있다. 단혈산(丹穴山)에 살고 있다고 하는데, 단혈이라는 곳은 바로 조양(朝陽)의 골짜기이며, 조양은 곧 태양을 마주하는 길운의 징조를 상징한다. 봉황을 단봉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단혈에서 생장하기 때문이다.
봉황은 다섯 가지 덕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머리가 푸른 것은 인(仁)을, 목이 흰 것은 의(義)를, 등이 붉은 것은 예(禮)를, 가슴 부분이 검은 것은 지(智)를, 다리 아래가 누른 것은 신(信)을 상징한다고 한다. 봉황은 살아 있는 곤충과 산 풀은 먹지 아니하고, 먹고 마시는 것이 자연의 절도에 맞으며, 절로 노래하고 춤춘다고 한다. 군집생활을 하며, 그 소리는 소(簫)의 소리와 같으며, 오음을 낸다고 한다. 오동나무가 아니면 깃을 틀지 않고, 죽실이 아니면 먹지 않는다고 하였다. 예천의 물을 마시며, 날아오르면 뭇 새들이 모두 따른다. 봉황은 고상하고 품위있는 모습을 지니고 있어 왕비에 비유되기도 한다. .

기린도 봉황과 마찬가지로 성군이 이 세상에 나올 때 전조(前兆)로 나타난다고 하는 상서로운 동물이다. 수컷을 기(麒), 암컷을 린(麟)이라고 하는데, 전설에 의하면 기린은 용이 땅에서 암말과 결합하여 낳았다고 한다. 형태는 이마에 뿔이 하나 돋아 있으며, 사슴의 몸에 소의 꼬리, 말과 같은 발굽과, 네개의 다리 앞 쪽에 화염모양의 갈기를 달고 있다. 《시경》의 주(註)에서는 ”발이 있는 것은 차기마련이며, 이마가 있는 것을 들이받기 십상이고 뿔이 있는 것은 부딪치고자 하는데, 유독 기린 만은 그렇지 아니하니 이것이 그의 어진 성품이다”라고 했다. 옛날에는 기린각(麒麟閣)을 세우고 그 속에 공신의 초상을 건 이래 남자는 국가에 공훈을 세워 자기의 화상이 기린각에 걸리는 것을 이상으로 여겼는데 이에 연유해서 재주와 기예가 뛰어난 아이를 기린아라고 불렀다.

해치(해태) 또한 태평성대의 대명사처럼 되어있는 요순시대에 이 세상에 출현했다는 상상의 동물이다. 뿔을 하나가진 동물로서 모습은 양을 닮았으며, 사람의 시비곡직을 판단하는 신령스러운 재주가 있고, 성군을 도와 현명한 일을 많이 했다고 한다. 사람이 서로 다툴 때 잘못한 사람을 찾아 정수리의 뿔로 덤비어 받아 넘긴다는 정의의 동물이다.

한편 용은 모든 실제 동물이나 모든 상상의 동물들의 능력과 장점을 취합하여 만들어 낸 신비한 상상의 동물로서, 역시 상서로움의 상징형으로 애호되었다. 용은 상상의 동물인 만큼 그 종류가 무척 많다. 비늘이 있는 교룡, 날개를 가진 응룡, 빛이 붉고 뿔이 있는 새끼용인 규룡, 빛이 노랗고 뿔이 없는 이룡, 승천하지 못한 반룡 등이 있다. 또한 용생구자(龍生九子)설에 의하면. 무거운 것을 지기 좋아하는 용, 불을 좋아하는 용, 멀리 보기를 좋아하는 용, 잠그기를 좋아하는 용 등 그 성질도 다양하다. 일설에 용은 봉황, 기린, 교룡, 현무의 조상이라고 하고, 교룡은 사신의 청룡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한다. 81개의 비늘이 있어 99의 양수를 갖추고 있다고 하는데, 특히 닮은 것을 9가지라고 한 것은 9라는 숫자가 극양(極陽)이고, 또, 99의 양수를 가졌다고 하는 것은 모두 존엄과 아름다움과 상서로움을 함께 갖추었다는 뜻이라 한다.
문양이나 민화에 등장하는 거북의 모습을 보면 입으로 서기(瑞氣)를 내뿜는 모습을 그린 것이 많은데, 이것은 신령한 동물, 또는 상서의 상징으로서의 거북을 표현한 것이다. 어떤 거북은 용두(龍頭)와 같은 벽사귀면(辟邪鬼面)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거북문양은 십장생도를 비롯하여 해귀도ㆍ신귀도ㆍ서귀도ㆍ쌍귀도 등의 형식으로도 나타난다.
이 밖에 길상을 상징하는 것으로 코끼리가 있는데, 코끼리가 길상의 상징형으로 된 것은 상(象)자의 발음이 상(祥)과 같기 때문이다. 특별히 사람이 코끼리를 타고 있는 것을 기상(騎象)이라고 하는데 기상 또한 길상과 그 발음이 비슷함으로 해서 길상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코끼리문양은 우리나라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창덕궁 희정당 동쪽에 있는 벽돌 꿀뚝에서 그 드문 예를 찾아 볼 수 있다.
한편 날아오르는 기러기들을 묘사한 문양도 최상의 상서로움을 표현한 것이다. 《역경》점괘(漸卦) 육이(六二)의 효사에 “기러기가 반석으로 오른다. 화락한 마음으로 먹고 마시니 행복하리라”라는 기록과 관련되어 있다. 오리 또한 상서의기운을 가지고 있다하여 문양으로 널리 사용되었는데, 행복의 상징, 생산의 상징, 수중군자(水中君子)의 상징으로 존중해 온 연꽃과 함께 그린 쌍압(雙鴨)문양은 그 모양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뜻이 오묘하여 여성의 공간을 상서롭게 장식하는 데 널리 애용되었다.
까치는 예로부터 즐거운 소식을 전해 준다 하여 희작(喜鵲)으로서 사랑을 받던 새로 까치호랑이 문양에서 나타난다. 까치호랑이를 주제로 한 문양을 보면 한 마리 내지 두마리의 까치가 소나무에 앉아 아래에 있는 호랑이를 향해 즐겁게 지저귀고 있다. 까치가 즐겁게 지저귀고 있는 것은 까치가 울면 기쁘고 상서로운 일이 생길 조짐이라고 믿었던 옛 사람들이 진진 속신(俗信)의 표현이다. 한편 아래에 있는 호랑이는 문채(文彩)의 화려함 때문에 길상의 상징물로 등장한 것이다. 어떤 호랑이는 점박이 무늬를 가지고 있어 호랑이라기보다 표범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표범(豹)의 발음이 보답한다는 보(報)와 발음이 유사함을 취해 희보(喜報)의 의미를 표현하려는 의도로 생각된다.
유교적 봉건사회에서도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인 자유연애의 욕구가 사라질 수는 없었다. 만물이 회생하는 봄날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짝을 찾아 생을 구가하는 나비는 젊은 청춘남녀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아닐수 없었다. 그래서 나비는 미호(美好)와 행복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여의(如意)는 불교 원래 불교에서 승려가 설법할 때 요점을 그 위에 적어 잊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했던 기물이다. 관리가 임금을 대할 때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기억하기 좋게하기 위하여 사용했던 홀(笏)도 여의 모양이다. 한편 손이 닿지 않는 등 뒤 가려운 곳을 긁는 데 사용하는 일명 효자손도 여의라고 부리는데, 이는 마음 먹은 데로 가려운 곳을 긁을 수 있다는 데서 나온 것이다. 특히 여의 머리부분의 모양이 영지버섯과 상서로운 구름모양을 닮아 여의는 축하하고 기리는 길상 용품과 문양으로 애호되었다.
옛날에는 매년 섣달 그믐날이면 자녀들에게 요괴와 마귀를 쫓는 돈을 나누어 주는 풍습이 있었는데, 그 돈을 압세전(壓歲錢)이라고 한다. 압세전을 주는 것은 돈이 마귀를 제압하는 힘이 있다고 믿었기에 나온 풍습이다. 한편 수공예품 중에 괴불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비단 조각을 이용하여 삼각모양을 겹으로 만들고 솜을 넣어 둘레를 색실로 마감한 후 주머니나 어린이 노리개 등에 장식되는 것이다. 여기에 돈을 엮어 함께 매달기도 하는데, 이것 또한 돈의 벽사 기능을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옛 사람들은 주역 괘(卦)에 천지 자연과 인생의 도가 포함되어 있으니 그것으로부터 천지자연의 법칙을 본받아 생활에 적용하면 인간의 생성변화와 발전, 그리고 흥망성쇠와 길흉화복 등이 천지자연의 도에 합치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괘를 장식문양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천지자연의 도에 합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서로운 상으로서 만덕을 나타내는 卍자 문양이 있다. 이것은 불교의 석가모니의 흉부에 나타난 것인데, 중국에서는 당나라 측천무후 때 정식 문자로 채택되어 만자(萬字)로 읽게 되었으며, ‘길상과 만복이 집결되었다(吉祥萬德)’는 의미로 해석되었다. 문자생활에서는 보통 만자(萬字)의 변체자로 쓰인다. ‘卍’자는 그 사방 끝이 종횡으로 늘어나 펼쳐지며 계속 이어지면서 끊어지지 않는 각종 문양이 형성되는데, 무한장구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비단을 짤 때 이 문양을 사용할 경우 그것을 만자금(卍字錦)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문양은 긴 다리를 지녔다는 의미의 장각만자(長脚萬字), 또는 부귀부단두(富貴不斷頭)라고 한다. 변형체의 수(壽)자와 결합하면 단만수자(團萬壽字) 또는 만수금(萬壽錦) 등으로 일컬어 진다.
쌍희자(雙喜字)문양은 부부가 서로 운우의 정을 나누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하기도 하고, 용과 호랑이가 서로 즐거워 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라 하기도 한다. 이것이 과의로 해석되어 천지음양화합의 의미를 얻게 되었다. 그 의미가 다시 확대되어 문무(文武)의 쌍희, 군신(君臣)의 쌍희, 일반적으로 희(喜)자 두개가 나란히 붙어 있는 모양으로 시문되었다.
길상을 상징하는 도안에 방승(方勝)문양이 있다. 두개의 능형이 서로 엮인 형태로 중첩되어 있는 모양으로 되어 있다. 두개의 방형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은 마음을 함께한다는 의미이다. 옛날 편지 봉투를 붙일 때이 표시를 하였는데, 그것은 ‘동심방승(同心方勝)’이라는 의미를 나타낸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연환(連環)문양이 있는데, 작은 원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잇달아 이어져 단절되지 않는 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밖에 각양각색의 둥근 고리를 서로 연쇄시켜 첩환(疊環), 밀환(密環) 방환(方環), 검환(劍環) 등 갖가지 도안을 만들어 내는데, 모두 완벽하면서도 오래도록 단절되지 않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불교에서 여덟가지 상서로운 물건을 특히 팔보(八寶), 또는 팔길상이라고 하는데, 각각 법륜(法輪)ㆍ법라(法螺)ㆍ보산(寶傘)ㆍ백개(白蓋)ㆍ연화(蓮花)ㆍ보병(寶甁)ㆍ금어(金魚)ㆍ반장(盤長)을 말한다. 식물의 경우 영지(靈芝)가 상서의 상징형으로 애용되었다. 모양이 마치 상서로운 구름이 한데 모여 있는 것 같기 때문에 사람들은 길상을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했다. 또한 고도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구름을 영지버섯 모양으로 그려낸 여의운(如意雲)을 창안해 사용하기도 했다. 길상 추구의 또다른 측면인 벽사의 상징형으로 닭, 호로 등이 있다. 《현중기(玄中記)》에 의하면 동남쪽에 도도산(桃都山)이 있고, 거기에 가지가 천리에 이르는 복숭아나무가 있다. 이 나무 위에 한 마리의 천계가 있어 해가 떠서 햇빛이 이 나무에 비치면 곧 천계가 우는데, 이를 신호로 다른 뭇 닭들이 따라 운다고 한다. 수탉이 한번 울면 천하가 밝아진다고 해서 광임(光臨)의 상징형으로 간주되었다. 광명이 임한다는 것은 곧 어두움과 사악한 것이 물러나는 것인 만큼 닭이 신성을 지닌 벽사의 동물로도 간주되었던 것이다.
한편 닭은 문(文)ㆍ무(武)ㆍ용(勇)ㆍ인(仁)ㆍ신(信)의 오덕(五德)을 갖춘 덕금(德禽)으로 사랑을 받아 왔다. 머리에 관(볏)을 쓰고 있으니 문이요, 발에는 날카로운 발톱이 있어 무요, 적을 맞아 물러서지 않고 죽을 때까지 싸우니 용이요, 음식을 보면 혼자 먹지 아니하고 불러 함께 먹으니 인이요, 밤을 지키되 그 때를 잃지 않으니 신이라 했다.
호로박에 관하여는 속신(俗信)에 두창신이 표주박을 보면 달아 난다고 하며, 병의 해독을 호로 속에 집어 넣어 가두어 두면 두창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서 발전하여 모든 귀신이나 독충을 호로박에 잡아 가둘 수 있다고 믿어 벽사와 마귀제압의 상징물로 간주 되었다. 귀면문의 원형은 중국 고대의 도철문에서 찾아 볼 수 있는데, 지하의 망령을 달래는 원시 주술적인 진혼(鎭魂)의 의례에서 시작된 것이라 한다. 망령의 모습은 몸체가 없는 얼굴만 나타나 있는 것이 특징인데, 은(殷)시대의 고분에서 발견된 청동기에서의 도철문의 상징적인 표현을 찾아 볼 수 있다. 도철은 양 눈이 크고 이빨이 튀어나온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시각이 예민하여 어떤 사악한 마귀도 찾아 낼 수 있는 증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여씨춘추(呂氏春秋)》에서는 ’사람을 잡아 먹지만 그가 사람을 삼키기 전에 그 해가 몸에 퍼진다‘고 하였다.

3) 다산기자

전통시대에 있어 자신에게 주어진 한정된 수명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택한 것이 많은 아들을 얻어 자손을 번창시키는 것이었다. 자손중다의 염원은 생활 장식 속에서 여러 가지 소재를 통해서 표출되었는데, 구와 관련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연꽃과 석류와 물고기문양이다.
연꽃은 고래로부터 생명의 창조, 번영의 상징으로 애호되었다. 그 이유는 연꽃 씨앗의 강한 생명력 때문이다. 연밥의 씨앗을 쪼는 새를 표현한 것은 생명의 근원인 씨앗을 쪼아 먹는다는 것은 곧 남자 아이의 잉태를 의미한다. 연밭에서 동자들이 놀고 있거나 동자가 연꽃을 들고 있는 것은 연생귀자를 의미하는데, 이는 연(蓮)과 연(連)이 동음이고 연밥의 씨앗이 아들(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모든 식물들은 꽃을 피운 후에 열매를 맺는데, 오직 연꽃만은 꽃과 열매가 함께 나란히 생겨 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연꽃이 연생(連生)의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이다. 또한 연꽃은 뿌리가 사방으로 널리 퍼지고, 같은 뿌리의 마디마다 잎과 꽃이 나와 풍성하게 자란다. 사람들은 이를 교합의 완성으로 보고 생명의 창조와 생식번영의 상징물로 간주했던 것이다.
한편 석류는 씨앗을 많이 가지고 있는 과일 중에 으뜸이다. 석류는 붉은 주머니 속에 빛나는 씨앗들이 빈틈없이 들어 있어 다남자를 연상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맛이 시어서 임산부들의 구미에 알맞아 아들 생산이라는 염원과 맞아 떨어지는 과일이 아닐 수 없다. 석류가 불노초와 함께 그려질 때는 백자장생(百子長生)의 의미를 가지며, 황조(黃鳥)와 더불어 그려질 때는 금의백자(金衣百子)의 뜻을 나타낸다. 석류의 모양과 내용이 보석을 간직한 복주머니 같아서 사금대(沙金袋)라는 별명까지 겸하여 부귀다남(富貴多男)의 뜻을 품고 있다.
참외는 씨앗을 많이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넝쿨마다 열매가 열리는 속성을 가지고 있고, 덩굴이 서로 얽혀 끊임없이 자라기 때문에 자손이 이어져 끊이지 않는 세대면장(世代綿長)의 상징성을 얻었다. 참외와 관련하여 《시경》<대아>에 면면과질(緜緜瓜瓞)이라고 한 말이 나오는데, 이것은 자손 번창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 호박 가운데 큰것을 과(瓜), 작은 것을 질(瓞)이라고 한다. 길상문양에서 참외가 아니더라도 덩굴식물을 소재로 한 것이 많은데, 그 뜻도 이와 대동소이하다. 호로박은 그 속에 무한의 종자가 들어 있기 때문에 고래로 부터 남성의 성기를 표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의 호로박에 들어 있는 씨를 전부 파종하면 거기에 달리는 호로박은 대략 100개 이상을 헤아릴 수 있는데, 이 때문에 백자(百子)의 상징성을 얻게 되어 자손이 많음을 나타내는 길상적인 물건으로 간주 되었다. 호로박 외에도 다산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과일은 참외ㆍ가지ㆍ수박ㆍ오이 등이 있다. 옛 사람들은 다남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남근(男根)과 건강하고 많은 정자를 상상했다. 그와 가장 유사한 형태와 종자(알)을 가지고 있는 것이 물고기이다. 그래서 옛날부터 잉어가 태몽에 나타나면 아들을 낳을 징조라 생각했고, 잉어는 곧 자손번창의 상징형으로 자리 잡았다. 옛 그림이나 문양에서 잉어의 머리를 남근(南根) 모양으로 묘사한 것을 보아도 그런 뜻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4) 수복ㆍ장수

오복 가운데 수명장수ㆍ부귀ㆍ강녕이 들어 있으니 부귀도 복이요 강녕도 복이고, 그 외에 모든 길하고 상서로운 것도 복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복은 보다 구체적인 의미로 본 복이다.
장수의 대표적 상징물로 소나무ㆍ학ㆍ거북이가 있다. 소나무가 장수의 상징물로 자리잡게 된것은 고래로부터 전해지는 관습적인 이미지를 이어 받았거나, 《시경》의 <천보시(天保詩)> 등 고전(古典)의 구체적인 내용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천보시의 내용을 보면, “소나무 잣나무 무성하듯이 임의 자손 무성하리(如松栢之茂 無不爾或承)” 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소나무가 지니고 있는 장생수(長生樹)로서의 속성을 인간사에 조응시킨 것이다. 이에 연유하여 수많은 시인묵객들도 소나무를 장수의 상징으로 노래하였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송수천년(松壽千年), 혹은 송백불로(松栢不老)라는 관념이 형성되기에 이르렀고, 이에 따라 소나무가 장생수로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소나무를 주제로 하는 문양은 소나무가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비롯하여 학이나 사슴 등과 함께 등장하는 소위 송학문, 송록문의 형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소나무와 바위의 형식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십장생도의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소나무는 상록수로 수령이 장구하여 수령이 천년에 달한다고 한다. 수액이 응고하면 호박으로 변하는데 이 또한 장수의 상징으로 여겨졌으며, 특히 길상조인 학과 태양이 부가되면 일층 희서(喜瑞)가 강조된다.
학을 묘사한 문양을 보면 거의 대부분이 소나무에 앉거나 소나무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소나무와 학의 관계는 기러기와 갈대, 백로와 연꽃의 관계처럼 정형화되어 있다. 소나무와 학이 서로 짝하게 된 것은 ‘학수천년(鶴壽千年) 송수만년(松壽萬年)’이라는 고래로부터 있어 온 길상 관념과 관련되어 있다. 민화를 보면 학과 소나무를 그리고 ’일품대부(一品大夫)‘라는 화제를 달고 있는 것이 있는데, 일품이란 말은 학이 새들의 우두머리로 인식되어 있기 때문이다.
장수의 상징형을 말할 때 거북를 빼놓을 수 없다. 용이 모든 동물의 우두머리로, 봉황이 모든 새의 우두머리로 믿어졌던 것처럼 거북이는 개충(介蟲)의 우두머리로 여겨졌던 동물이다. 거북이는 실재하는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장구한 역사를 통하여 영험하고 신령스러운 동물로 변신하였다. 옛 사람들은 거북이가 주술적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 껍질을 불에 구워 트는 모양을 보고 미래의 길흉을 점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거북은 사방신의 하나인 현무(玄武)로서 북방을 수호하는 방위신으로 신앙되기도 했고, 달의 화신으로, 수성(水性)과 천지 음양의 상징으로 보기도 했다. 또한 다른 동물보다 수명이 긴 생태적 속성에 기인하여 영년불사(永年不死)의 상징으로 널리 인식되었다.
사슴은 천년을 살며, 500세가 되면 색이 백색으로 변한다고 해서 십장생도에 등장하고 있다. 장수의 상징으로서 등장할 때는 소나무ㆍ단풍ㆍ바위ㆍ불노초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슴은 미려한 외형과 온순한 성격을 가진 동물로 옛부터 선령지수(仙靈之獸)로 알려져 있다. 무리를 지어 사는 습성을 가지고 있는 사슴은 자리를 올길 때마다 머리를 높이 들어 뒤에 낙오자가 없는지 살피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이에 연유하여 우애의 상징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또한 사슴은 복록의 상징으로 보기도 했는데, 그것은 사슴 녹(鹿)이 녹(祿)과 발음이 유사함에 연유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사슴을 제위(帝位)의 상징으로 보기도 한다.
복숭아는 일명 서왕모(西王母)의 복숭아 라고 불리기도 한다. 전설적인 산 곤륜산에 살고 있는 신선 서왕모가 가꾸었다는 천도(天桃)는 3000년만에 한번 꽃이 피고 3000년 만에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삼천갑자 동방삭이도 이 복숭아를 훔쳐 먹고 오래동안 살았다고 한다. 예로부터 무릇 수도(壽桃)라고 일컬을 때는 모두 장수를 의미하는 것이었으며, 복숭아는 장수를 축원하는 잔치에 빼놓을 수 없는 과일로 되었다. 이런 이유에서 십장생도 류의 그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장수를 축원하는 그림 중 수성노인도(壽星老人圖)가 있는데, 수성노인이 복숭아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으로 정형화 되어 있다.
. 전통문양 가운데 기러기를 소재로 한 문양이 많다. 그만큼 기러기가 생활 깊숙이 들어 와 있고 애호되고 있었다는 증거다. 기러기 문양을 보면 갈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이 많은데, 이것은 노경(老境)에 들어서도 평안하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즉, 갈대와 기러기를 한자말로 하면 노안(蘆雁)이 되는데, 이것을 나이가 들어서도 평안을 누리는, 즉 노안(老安)의 뜻으로 해석한 것이다.
옛사람들이 이것을 먹으면 장생불로하고 기사회생한다고 믿었던 것으로 영지가 있다. 영지는 버섯의 일종으로 일년에 세번 꽃이 피기 때문에 삼수(三秀)라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 수(秀) 는 개화(開花)의 의미이다. 옛사람들은 영지를 서초(瑞草) 또는 선초(仙草)라 부르기도 하였다.
생활문양에서 다루어지는 대나무는 보통 말하는 절개나 지조의 상징형이 아니라 세속적인 의미를 가진 소나무다. 즉, 대나무는 죽(竹)의 발음이 축(祝)과 유사하고, 항상 같이 등장하는 바위는 수(壽)를 뚯하기 때문에 축수(祝壽)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대나무는 폭죽의 원조로서 축귀의 의미로도 쓰인다. 박쥐를 일명 선서(仙鼠)라고 하는데, 박쥐의 한자음인 편복(蝙蝠)의 복(蝠)이 복(福)과 같다고 해서 일찍부터 행복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박쥐에 관해서 재미난 옛 이야기가 있다. 봉황의 수연(壽宴)에 모든 새들이 참여 하였는데, 오직 박쥐만이 참석하지 않았다. 박쥐는 자기는 새가 아니라 네발 달린 동물이기 때문이라 했다. 후에 기린이 생일잔치를 벌였을 때도 박쥐는 참여 하지 않았다. 자기는 새처럼 능히 날 수 있기 때문에 새이지 짐승이 아니다라고 했다.박쥐 두마리를 그린 문양은 쌍복(雙福)을 의미하고, 박쥐 다섯 마리를 그린 문양은 오복(五福)을 상징한다.

5) 공명출세

어떤 문양의 소재가 특정한 상징적 의미를 얻게 되는 연유 가운데 그 명칭과 관련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박쥐가 복의 상징형이 된 것이 그런 이유 때문인데, 원숭이, 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원숭이는 후(?)와 후(侯)의 발음과 관련하여 제후(諸侯)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으며, 이것이 발전하여 관직 등용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전해진 말에 원숭이는 피를 보면 슬퍼하고 염주를 보면 그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원숭이는 산신의 사자로, 또는 벌[蜂], 박쥐, 사슴을 합하여 봉후복록(封侯福祿)의 뜻으로 새긴다. 닭이 지니는 상징적 의미 가운데는 발음과 관련된 부분이 있다. 수탉[雄鷄]의 웅(雄)은 영웅의 웅과 같은 글자이며, 또 발에는 길고 날카로운 발톱이 있고 적을 맞아 죽을 때까지 싸우는 용기를 갖춘 용맹한 기상을 지닌 가금이므로 이것으로 영웅의 드높은 투지를 나타낸다. 또한 수탉이 큰 소리로 우는 모습을 그린 문양은 공계명(公鷄鳴) 즉, 공명(功名)을 의미한다.
《본초강목》에 공작의 작(雀)은 작(爵)과 같은 글자라 했다. 작(爵)은 고대에 구리로 만든 술그릇의 하나인데, 그 모양을 공작새의 모습을 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공작은 우는 소리가 절절족족(節節足足)하는 것과 같다고 하여 중용을 덕을 득한 새로 여겨졌다. 그리고 학, 꿩, 공작을 함께 그려 위열삼대(位列三臺)의 의미를 나타내는데, 그것은 학이 일품관, 꿩이 이품관, 공작이 삼품관의 예복 휘장으로 사용되었던 것에 기인한다. 이와 관련하여 공작은 관운형통과 권세의 상징형으로 자리잡았다.
백로는 그것이 지니는 백색의 고고한 자태, 스스로의 고답을 추구하는 듯한 생활 모습으로 인해 시인 묵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새이기도 하다. 백로는 연밥이나 갈대와 함께 그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백로 한 마리[一鷺]는 일로(一路)를 의미하고, 연밥[蓮顆]은 연과(連科)를 의미한다. 따라서 백로와 연밥을 그린 그림은 일로연과(一路連科), 즉 한길로 과거에 급제한다는 뜻을 의미하게 된다. 갈대가 어울린 경우도 갈대 로(蘆)가 길 로(路)를 의미하기 때문에 그림의 뜻은 마찬가지다.
물고기 문양 중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잉어이다. 잉어는 어변성룡도, 문자그림의 효자도(孝字圖), 약리도(躍鯉圖) 등의 그림에 주인공 격으로 등장하고 있다. 잉어가 변하여 용이되는 모습을 그린 어변성룡도와 물위로 힘차게 뛰어 오르는 잉어 모습을 그린 문양은 출세의 염원을 표현한 곳이다. 《후한서(後漢書)》<이응전(李膺傳)>에서는 선비가 과거에 합격하여 임금의 얼굴을 뵈는 것을 등룡문이라 한다고 적고 있다. 등용문(登龍門)에 관한 전설의 기본 줄거리를 보면, 해마다 봄이되면 황하 상류의 용문이라는 협곡에서 잉어들이 센물결을 거슬러 올라가기 위해 다투어 뛰어 오르는데, 그곳을 성공적으로 뛰어 넘은 놈이 용으로 화한다고 한다. 사람들은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 면학에 힘쓰는 선비들을 이 전설 속의 잉어에 비유하고, 과거에 급제하여 높은 관직에 오르는 것을 잉어가 변하여 용이되는 것에 비유하였다. 이런 문양은 연적을 비롯한 선비가 많이 쓰는 여러가지 공예품 장식의 기본이 되었다.
문양에 자주 등장하는 물고기로는 쏘가리와 메기도 있다. 쏘가리는 한자(漢字)의 쏘가리 궐(?) 이 궁궐의 궐(闕)과 발음이 유사하다는 이유에서, 메기는 미끄러운 몸체에도 불구하고 흐르는 물을 훌쩍 뛰어 넘으면서 대나무 꼭대기에 잘 올라 간다는 설화와 관련하여 관직등용과 출세를 상징하고 있다. 기물 중에 출세ㆍ공명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정(鼎)이 있다. 일종의 솥인 정은 당초에 취사도구였으나 시대가 내려오면서 최고의 예기(禮器)와 권력의 상징으로 취급되었다. 오늘날의 옷장이나 장농 등에 보이는 세발 달린 청동기를 그린 문양의 뜻도 존귀하고 높은 지위를 상징하고 있다.

6) 부귀

부와 귀는 그 내용이 같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부자가 되면 다른 사람들이 천시하지 않으니 부와 귀는 따라다니는 것이다. 부가 물질적인 풍요라고 한다면 귀는 심리적 만족감을 가져온다. 그런데 심리적 만족감은 물질적 풍요에 의해서만 아니라 학문과 인품을 갖추어서 남으로부터 존경을 받을 경우에도 느낄 수 있다. 고귀존영(高貴尊榮)의 상징으로 금계(金鷄)가 있다. 금계를 일명 금조(錦鷄)라고 하는데, 그 모양은 작은 꿩을 닮았고, 가슴의 깃털의 색은 공작의 날개를 닮았다. 특히 수컷의 날개 털은 매우 현란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묘사된다. 바위 위나 혹은 대나무 위를 나르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금계는 문무용인신(文武勇仁信)의 오덕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평생을 통하여 재물이 풍부하여 모자람이 없고, 정신적 여유가 항상 유지되기를 바라는 연연유여(延年有餘)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 연꽃과 물고기가 함께 등장하는 문양이다. 한편 물고기가 그냥 자유스럽게 놀고 있는 모습을 묘사한 문양은 즐겁고 여유로운 생활을 상징한다. 옛날 장자(莊子)가 호강(濠江)의 다리 위에서 자기를 좋게 보지 않는 혜자(惠子)와 함께 물속에 놀고 있는 평화스러운 물고기들의 모습을 내려다 보면서 어락(魚樂) 이라는 말을 했다. (《장자(莊子)》추수(秋水) 편) 이로부터 물고기는 여유롭고 즐거운 인생의 상징형이 되었다. 특히 금어(金魚)로 표현되는 금붕어는 금여(金餘), 즉 재산이 넉넉하다는 의미로 사랑을 받았다.
부귀의 대명사처럼 인식되어 온 것이 모란이다. 모란 꽃 문양의 출현은 연꽃보다 거의 천년 후에 나타났다. 당나라 즉천무후 때 모란이 그게 번성했다. 당나라 이래 번영 창성(昌盛)의 꽃으로 미호(美好)와 행복의 상징으로 널리 애호되었다. 상고시절에는 모란을 작약(芍葯)으로 불렀으나 당이후 목작약(木芍藥)을 모란이라고 불렀다. 꽃중의 왕자(花中之王)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꽃이다. 송(宋)나라 주돈이의 <애련설>에 당나라 이래로 세상사람들이 모두 모란을 사랑하였는데, 모란은 꽃중에서 부귀다라고 말한 이후로 부귀길상의 상징물로 굳혀졌다. 장미꽃과 함께 부귀장춘(富貴長春), 수석이나 복숭아와 함께 장명부귀(長命富貴), 수선화와 함께 신선부귀(神仙富貴)의 의미를 표상하기도 한다.

7) 부부화합

원앙은 수컷인 원(鴛), 암컷인 앙(鴦)을 함께 부르는 말이다. 원앙을 읊은 노래가 《시경》소아(小雅), 원앙 편에 처음 보이는데, "원앙새 날아들자 그물쳐 잡으려 하네, 군자 님은 만년토록 복록을 누리시겠네. 원앙새 어살에서 왼쪽 깃을 접네. 군자 님은 영원토록 복을 누리시겠네."라고 노래하고 있다. 《금경(禽經)》에 “원앙은 짝을 지어 사는 새이다. 아침에 서로 기대다가 저녁에 짝을 짓는데, 그것은 자기네끼리 사랑하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한 쌍의 원앙은 어느 한 쪽을 잃더라도 새로운 짝을 얻지 아니한다고 하여 민간에서는 부부간의 정조와 애정, 또는 백년 화목의
상징으로 여겼다. 원앙은 날 때 암수가 서로 어깨와 날개를 나란히 하며 난다고 하는데, 수컷인 원이 오른 쪽을, 암컷인 앙이 왼쪽을 지킨다고 한다. 원앙의 문양이 들어 있는 이불과 베개를 사용하는 것에는 아름답고 좋은 인연을 맺는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특별히 신혼부부의 금침을 원앙침이라 부른다. 이 경우 원앙은 거의 대부분이 쌍을 이루고 있다. 때로 연꽃과 함께 원앙을 등장시켜 남녀 길상 행복을 상징하고 부부화목을 상징기도 하였다.
원앙과 유사한 상징성을 지닌 새로 기러기가 있다. 기러기는 반려(伴侶)와 음양지의(陰陽之意)를 뜻하기도 한다. 기러기는 무리를 지어 살지만 자웅이 일단 짝을 이루면 한쪽이 죽어도 다른 배우를 택하지 않고 종생토록 불륜을 저지르지 않는다고 한다. 결혼할 때 전안례(奠雁禮)를 치르는 것은 기러기 같이 백년해로하여 영원히 헤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뜻에서 나온 것이다. 처음에는 산 기러기를 썼으나 후에 나무 기러기로 대체하였다. 그래서 일반 혼례 전에 신랑이 정성을 다하여 목기러기를 제작하였다.
물고기 문양 중에는 쌍을 이루고 있는 것이 많다. 원래 쌍은 음과 양을 함께 갖추어 있는 것을 말하는데, 그래서 쌍어는 조화, 화합 또는 부부화합의 뜻으로 연결되었다. 전설에 의하면 비목어(比目魚)라는 물고기가 있었는데, 두 마리가 서로가 쌍을 이루지 않으면 가지를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부부가 서로 의지하고 반려가 됨을 상징하는 것으로 쌍어문양을 애용하였다. 한쌍의 물고기를 그린 문양을 특별히 쌍어길경(雙魚吉慶) 이라고 부르는데, 결혼용품 방면에 광범하게 사용되었다.

8) 가내평안

요즘에도 흔히 볼 수 있는 “상평통보(常平通寶)”라는 글씨가 쓰인 엽전문양도 이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상평통보‘는 원래 조선시대에 실제로 쓰였던 화폐 이름이지만 “항상 평안하다(常平)”는 뜻을 담고 있어 길상문양으로 일반에게 널리 애용되었다. 어떤 경우에는 돈 모양 속에 “장명부귀(長命富貴)”, 또는 “부귀만당(富貴滿堂)” 등 길상어를 써넣은 문양도 있다.
민화 문자도 중 효자도(孝字圖) 에 등장하는 잉어는 등용문과 관련된 잉어와는 다른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문자도의 잉어는 진(晉)나라의 왕상(王祥)이라는 사람이 그의 계모가 엄동설한에 일부러 잉어 먹기를 원할 때, 이를 마다 않고 얼어 붙은 강물 위에서 얼음을 두드리니 신령의 가호가 있어 잉어가 튀어 나왔는데, 이를 잡아다가 계모를 정성껏 공양했다는 효행설화의 내용과 관련이 있다. 말하자면 이 잉어는 효행의 상징적 모델로서의 잉어인 것이다. 이 밖에 문자도에 등장하는 다양한 소재들은 모두 가내명안의 상징형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결론

전통시대의 상징문양은 기본적으로 상서로운 환경의 조성과 오복(五福)의 추구라는 현실적 욕망과 관련되어 있다. 상서로운 분위기와 길상적인 환경은 그 자체가 신이 인간에게 복을 내리기 이전에 보여주는 길조와 같은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와 관련된 상징적 의미를 가진 문양을 택해 생활 공간을 상서롭게 꾸미고 그 기운으로 바라는 바가 현실에 이루어지기를 기대했던 것이다.
오복은 사람이면 모두가 보편적으로 추구해 마지 않는 것이지만 시대나 신분, 남자냐 여자냐에 따라 강조되거나 중요시되는 내용과 수준이 다르다. 필연적인 결과로 생활 공간에 장식되는 문양의 종류와 내용 또한 다르게 나타난다. 바깥 주인이 사용하는 사랑방과 안주인의 거처인 안방의 장식문양의 종류가 서로 다르며, 궁궐과 사가(私家)의 장식문양의 종류가 꼭 같지 않다. 이것은 남녀의 입장이나 신분의 차이에 따라 추구하는 바의 욕망과 삶의 목표가 다른 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옛 사람들의 길흉화복에 대한 관념은 기본적으로 천명관(天命觀)에 기초하고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복이라고 하는 것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하여 얻는 것이었고, 그것은 사람이 그냥 얻을 수 것이 아니라 선업을 쌓았을 때 신에 의해 보상으로 주어지는 것이었다. 이처럼 복을 얻고 못 얻고는 항상 윤리적인 문제와의 연관되어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전통 문양을 오늘에 활용하거나 전통 문양의 배후 사상을 살펴 볼 경우에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