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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왕(味鄒王)과 죽엽군(竹葉軍)

시대 : 신라
시기/년도 : 297년(유례왕 14)
지역 : 경북 경주시
관련유적 : 미추왕릉
상세내용

죽어서도 신라를 도운 미추왕에 대한 이야기.

미추왕은 신라의 제13대 왕으로 재위기간인 267년과 283년에 백제가 봉산성과 괴곡성을 각각 공격해왔으나 모두 물리쳤다. 그 뒤를 이은 유례왕은 297년에 이서국이 침입하자 격퇴하였다. 이 이서국과의 전투에서 미추왕의 이야기가 전한다.

신라 유례왕 때, 이서국이 금성을 공격해왔다. 유례왕은 금성에 침입한 이서국에 맞서 군사를 크게 일으켰으나 오래 저항하기 힘들었다. 날카로운 화살이 바람을 가르며 어지러운 하늘을 뒤덮고 땅 위에는 쓰러진 신라군들이 아우성치고 있었다. 이서국 군의 사기는 더욱 충전되어 성벽을 허물고 서울 금성의 땅 위에 신라군의 피를 뿌렸다. 그 때였다. 뿌연 밤안개 속에서 힘찬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말발굽 소리와 함께 등장한 것은 한 무리의 군사들이었다. 그들은 아무 말 없이 신라군을 도와 싸우기 시작했는데, 모두 댓잎을 귀에 꽂고 있었다. 신라군 역시 자신들을 돕고 있는 신원이 묘연한 군사들과 함께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며 이를 악물고 이서국에 대항했다. 점점 적진의 군사들은 후퇴하였고 여기저기서 말들이 비명을 지르며 고꾸라졌다. 신라군은 댓잎을 귀에 꽂은 한 무리의 군사들과 힘을 합쳐 분투했다. 마침내 전세가 뒤바뀌어 여남은 이서국의 군사들은 빠르게 후퇴하기 시작했고 신라군은 금성을 지켜낼 수 있었다. 그러나 신라군을 도운 군사들은 전투가 끝나자마자 다시 밤안개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치열한 전투가 끝나고 사방이 고요한 가운데, 흐려지는 그들의 모습 뒤에는 말발굽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뒤에 신라군은 미추왕의 능앞에 댓잎이 우수수 떨어져 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신라군과 유례왕은 이서국과의 전투에서 댓잎을 귀에 꽂은 군사들을 떠올리며 미추왕의 도움으로 이서국을 물리쳤음을 알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미추왕릉을 죽현릉이라고 부르고 그 군사를 죽엽군이라고 칭하였다. 삼국유사 1권에 실려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