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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백제 - 넓은 세상을 향하여

비록 비류의 뜻은 좋았으나 시기는 그를 따라주지 않았다. 제대로 무리를 정돈하지 못한 상태로 급하게 남하하여 자리잡은 미추홀은 과연 땅이 습기가 많고 짜서 농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않아 수확조차 건질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는 신하들과 백성들을 독려했지만 끝내 기세를 일으킬 수는 없었다.
좌절한 비류는 다시 무리를 수습하여 안정된 나라의 모습을 이루고 있는 동생 온조의 위례성으로 향한다.
온조는 크게 기뻐하며
“이제야 형님이 돌아오셨으니 형님을 따라 온 사람들과 우리를 합치면 백명의 신하들이다. 이제 십제라 하기 보다 백제라 함이 옳다.”
며 국가 명을 백제라 명명하며 형을 맞았다.
부끄러운 얼굴로 돌아온 큰아들 비류를 어머니 소서노 또한 말없이 따듯하게 격려하니, 곧 비류가 돌아온 날이 나라의 경사 날이 되었다.
이에 다시 용기를 얻은 비류는 다시 한번 어머니 소서노에게 간한다.
“제가 비록 못나 이제 아우의 근간에 와서 다시 살게 되었지만 기껏 아우가 잡아 놓은 터를 다시 흐리게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건대 이제 나라가 제법 안정되어 있으니 약간의 사람을 모아 저 바다 건너 다른 섬에 가서 정착을 해볼까 합니다.”
“이제야 서로 형제가 만나 우애를 이뤘는데 또 어디를 간단 말이냐.”
“아우가 이미 즉위를 하여서 왕이 되었으니 제가 있다면 훗날 승계 다툼이 일어날 연유가 될 수도 있으니 그것을 고려한 것입니다. 그리고 소자도 아직 소자의 식견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른 나라에 건너가 무지한 사람들에게 우리 문화를 전수해 주며 증명코자 합니다.”
이런 비류의 의견을 어머니 소서노로부터 들은 온조는 크게 감동하며
“그저 시기가 아직 돼지 않았을 뿐, 형님의 시야가 앞날을 내다보는 큰 눈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본래 철제 무기를 가지고 내려와, 농기구를 사용하고 소를 사용할 줄 아나 바다 건너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들었습니다. 이제 형님께서 큰 뜻을 가지고 건너가 그들을 도우려 하시니 이번에야 말로 하늘이 순풍을 띄워 형님의 길을 도울 것입니다.”
라고 말하며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마침내 비류는 어머니 소서노와 이백여명의 무리와 배를 띄워 섬으로 향하니 그 일행이 도착하여 섬에 머무르며 백제인 마을을 형성하였다. 각종 선진 기술및 문화예술 등 국가 경영과 고대 문화의 확립에 필요한 정보와 물자, 인재가 그들로부터 유입되어 섬은 차츰 국가의 기초가 잡히게 되었다. 미추홀에서 자신의 꿈을 못 다 이룬 비류는 그 곳에서 자신의 꿈 해상국가를 이루어 낼 수 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