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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행길

연행의 개념과 목적

연행의 개념

연행(燕行;북경가는 길)은 동아시아의 한 중심축으로의 중국의 조공체제(朝貢體制)와 관련한 외교관계로 조선의 사신이 중국의 연경(燕京;오늘날의 북경)을 오고 간 한중관계사의 한 줄기이며 역사의 현장이다. 연행은 먼저 조공(朝貢)이나 책봉(冊封)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조공은 중국 고대 주(周)나라 때 제후(諸侯)가 정기적으로 방물(方物)을 휴대하고 천자(天子)를 배알하여 신하의 예를 갖추고 군신지의(君臣之義)를 밝혔던 데서 알 수 있듯이 천자가 여러 제후를 지배하고 통제하였던 일종의 정치적인 지배수단이었다. 그 뒤 이 제도는 한족(漢族) 중심의 중화사상을 기초로 하여 주변 이민족을 위무, 포섭하는 외교정책으로 전환되었다. 이 조공관계란 주위의 이민족에게 직접 지배를 가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고, 주변국의 입장에서는 중화세계에 대한 하나의 온건한 외교방식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책봉(冊封)이란 본래 중국황제가 그 신하에게 관작을 수여하는 것으로 중국왕조와 그 주변 각 국가 사이에 맺어진 군신관계를 말한다. 중국 황제가 주변국가의 군주나 주변민족의 수장에게 왕이나 작위(爵位), 기타 관호(官號)를 주어 신속화(臣屬化)하여 중국 황제의 외신(外臣)으로 삼고 그 나라를 외번국(外藩國)이라 불러 중국 내의 내신이나 내번(內藩)과 구별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군신관계의 설정은 중국에 강력한 국가권력이 성립되어 그 권위가 국외에까지 미치고 주변민족이 정치적으로 성숙하여 중국과의 상관관계를 필요로 한 전한(前漢) 초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특히 한나라 초기에는 군국제(郡國制)가 실행되어, 주변 민족이나 국가와의 정치관계에도 국내체제와 같은 형식을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한 한대에는 중화사상과 왕화(王化)사상이 함께 발달, 중화사상에 의해 분리된 중화(中華)와 이적(夷狄)이 왕화사상에 의해 다시 결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는 그 체제 내에서 다시 소책봉(小冊封)체제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책봉체제라는 고대 동아시아 세계질서는 그 중심인 중국왕조 당 제국의 쇠망과 때를 같이하여 그 비호를 잃은 피책봉국들도 일제히 멸망함으로써 붕괴되었다. 그러나 이는 언제나 중국 사료에 의거하여 중국왕조의 입장에서 세계를 해석하려한 한계가 있다. 그리고 책봉을 주는 측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책봉을 받는 측의 입장을 소외시킴으로써 체제의 형식과 내용, 정신과 실제의 괴리를 간과하였다고 비판되었다. 그러므로 조공,책봉을 통한 양자의 지배 가능성이란 거의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조공,책봉 속에 내재하고 있는 종속, 예속의 관념과 의미는 단지 중국의 일방적인 관념이고 이데올로기였으며, 이민족에게는 무의미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