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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유령편

『삼국사기』의 「신라본기」에는 서기 512년 신라 22대 지증왕 13년 6월에 하슬라주(현재의 강릉)의 군주였던 이사부가 우산국의 항복을 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그 우산국이 울릉도와 독도를 중심으로 한 해상왕국이었다는 학자들의 해석을 토대로 하면, 독도는 울릉도와의 밀접한 상호관련성이 있음이 역사적으로 증명된다.
그리고 울릉도는 역사적으로 원주민(고대 해상왕국 우산국 등)이 살고 있는 주요 섬이며, 독도는 원주민 주요어업 활동공간이고 수산경제활동영역이며주요 삶터였다. 예로부터 독도는 울릉 주민(우산국 원주민 포함)의 일상생활의 영역이고 주요 생활공간임을 말한다. 그러므로 역사적, 문화적, 물리환경적(생활공간) 측면에서 독도와 울릉도는 매우 밀접한 유기적인 관련성을 띈다.
따라서 독도·울릉도 관련 각종 설화와 전설들은 두 섬 간의 생활환경(생활공간)의 유기적 상호관련성으로 인하여 상호간의 분리 혹은 양분될수 없으며, 독도·울릉도 권역(독도, 울릉도 및 인근 해양 포함)에 대한 통합적 개념으로 이해함이 타탕하다.




자료출처
여영택, 울릉도의 전설·민요, 정음사, 1984
울릉군, 울릉군지, 1989
경상북도청 관광진흥과 경북나드리 (http://www.gbtour.net)
포항KBS 울릉 (http://www.gbtour.net)

사자바위의 또 다른 이야기

옛날 울릉도에는 여러 짐승들이 살고 있었으나 신령의 도움으로 위험을 피해 모두들 울릉도를 떠났다. 하지만 사자만은 울릉도를 지키려다 화산폭발에 의하여 사자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옛날에는 울릉도에도 여러 짐승들이 살고 있었다. 사자, 범, 여우, 너구리, 토끼, 오소리, 담비, 노루, 사슴 등등. 짐승들은 한 자리에 모여서 놀기도 하고 놀다가는 서로 말다툼을 하기도 하였다. 모든 짐승들이 모여서 놀던 어느 날이었다. 수염이 허연 노인이 나타나더니,
“너희들 짐승들은 듣거라. 여기에 이대로 살면 며칠 못가서 위태로운 변을 당할 터이니 하루 바삐 다른 곳으로 피신을 하여라.”
하고는 어디론지 사라졌다. 이 노인이 사라지자 짐승들은 서로 수군거렸다.
“까짓 노인 뭣 안다고.”
“아니야, 수염이 허연 걸 보면 예사 사람이 아니야.”
“눈 깜짝할 사이에 안 보이는 걸 보면 산신령이야.”
“예언대로 지켜야 해.”
“아니다.”
“가자.”
“가지 말자.”
짐승들은 여러 갈래로 의견이 갈라져서 중구난방이다가 호랑이가 크게 부르짖으며,
“너희들은 그 모습을 봤지. 허연 그 수염이며, 태양같은 그 눈매, 이마에서 나는 빛을 봤지. 바로 산신령이야. 피난을 가야 해. 그 어른은 거짓말을 모르는 어른이야. 모두가 안 가도, 나는 갈 테야.”
하니까,
“나도.”
“나도.”
“나도.”
“저도.”
“우리도.”
하고 호랑이를 따르는 짐승이 많았다. 사자를 제외하고는 모든 짐승이 따르려 했다. 사자를 제외하고는 모든 짐승이 피난을 가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이 때 사자가 일어서서 외쳤다.
“나는 안 갈 테야. 수만 년 동안 살던 고향을 버리고 어디로 간다는 말이요. 고향을 지킵시다. 고향을 지켜. 고향을 지키자. 이 아름다운 산천을 두고 어디로 간단 말이냐? 가면 누가 반가와 할 줄 아는가?”
“그러네요, 사자님의 말도 옳구먼.”
“말이야 옳지마는 !”
“옳으면 옳은 대로 실행하는 거지.”
“그렇지마는 !”
“그렇지마는 어쩌자는 거야.”
또 의견은 두 갈래로 갈렸다. 호랑이도 마침내,
“사자의 말이 옳기야 백 번 옳지.”
하였다.
“그러면 이렇게 있을 것이 아니라 이 섬을 죽기로 한정하고 지키고 있습시다.”
“그럽시다.”
“옳소.”
이리하여, 짐승들은 이 섬에서 떠나지 않기로 하였다. 그러나, 마음 약한 짐승들은 걱정을 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있다가 몰살을 당할라.”
“산신령님 말을 듣는 게 옳아.”
“죽어도 같이 죽지.”
“하늘이 알 일이지.”
그러던 어느 날 다시 수염이 허연 노인이 나타나더니,
“너희들은 왜 이렇게 고집만 부리고 있느냐? 어서 피난을 해야 한다. 5일만 더 있으면 이곳은 불바다가 된다.”
하고는 간 데 온 데 없었다. 짐승들은 또 다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제는 사자를 제외한 다른 모든 짐승은 멀리 피난을 가기로 했다. 다만 사자만이 이 섬에 남게 되었다.
“사자, 너는 어떻게 할 테야?”
호랑이가 말했다.
“죽어도 나는 여기서 죽어.”
“같이 가자.”
“나는 안 가.”
“우정을 우정으로 받아 줘 야 해.”
“우정은 고맙네마는 나는 내 고집이야. 나는 걱정 말고 자네나 피난 잘 하게.”
“사자 할아버지, 같이 갑시다.”
여우가 말했다.
“고맙다마는 나는 안 가.”
“갔다가 좋은 시절이 되면 또 오면 되지.”
“또 올 걸 왜 가.”
여우도 사자의 고집을 달랠 수 없었다. 모든 짐승이 모두 피난을 가고 난 성인봉은 정말 쓸쓸하기만 했다. 하루가 지났다. 이틀이 지났다. 사흘째가 되었다. 사자의 궁둥이가 흔들거려지는 것 같았다. 그래도 사자는 이런 일쯤이야 싶었다. 나흘째가 되었다. 사자 궁둥이가 뜨뜻해졌다. 그래도 사자는 굳게 고향을 지킨다는 생각만이 가득하였다. 사자는 흐뭇하기까지 하였다. 제 혼자라도 고향을 지킨다는 자랑이 앞섰다. 닷새째가 되었다. 화산이 폭발해서 온 섬이 불덩이가 되어 갔다. 사자는 급했다. 바닷물에 뛰어들었다. 바닷물도 뜨거웠다. 섬을 지키려던 사자, 고향을 끝까지 지키려던 사자는 바다에서 눈을 뜬 채로 굳어졌다. 화산 폭발은 한 번만 이었다. 굳어진 사자의 몸에 파도가 때때로 밀려 왔다.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갔다. 세기가 가고, 세기의 열 배 되는 것도 , 그것의 백 배 되는 것도 갔다. 사자는 잊을 수 없는 고향을 쳐다보며 화석이 되었다. 지금의 남양 앞바다의 사자바위가 바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다 가도 나는 지킬 테야
다 가도 나는 지킬 테야
고향을 두고 가다니 어디로 가아
죽어도, 죽어서 화석이 되어도
여기는 못 떠나, 여기는 안 떠나
억만 년 지켜보자, 억만 년 살아보자
사자는 불사신, 사자는 살아 있다

그러고부터는 여기 울릉도에서는 아무 짐승도 구경할 수가 없었다. 다만 돌로 화한 사자 한 마리만을 볼 수 있을 따름이다.

추산 수원지의 지네

옛날 추산 수원지에서 나오는 물의 양은 얼마나 많은가를 짐작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곳에 지네가 나와 처녀를 죽이고 난 후 모두들 떠나고 지금은 물이 반만큼도 안 나온다고 한다.

지금의 추산 발전소의 수원지는 나리 분지의 북쪽 낭떠러지에 있다. 길이가 2미터, 높이가 50센티미터 가량 되는 물이 펑펑 쏟아져 내려오는 굴이 있다. 이 물만으로 추산 발전소의 발전기가 움직이고, 온 섬에서는 이 발전량으로 전기가 켜지고 동력이 움직인다.
그 물의 양이 얼마나 많은가를 짐작할 수가 있다. 옛날에는 지금보다 나오는 물이 많았다는데, 솟아나는 물의 양이 얼마나 많았고 솟는 힘이 컸던지는 한 아름되는 돌을 그 속에 던지면 그 돌이 튀어나와서 흘러갈 만큼 많고 힘세었다고들 말한다.
이 수원지 근처에 초가집이 몇 채 있었다. 하루는 어느 집 처녀가 아침 일찍이 그 수원지 아래로 빨래를 하러 갔다. 열심히 빨래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안개가 끼더니 그 수원지의 물이 나오는 굴에서 커다란 지네가 나왔다. 그 지네는 그 빨래하는 처녀를 덮쳐서 피를 빨아먹었다. 처녀는 지네를 이기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기절을 하여 곧 죽고 말았다. 집에서는 하마 오나 하마 오나 하고 기다리다가 빨래하러 간 수원지 밑으로 가 보니, 처녀는 창백해져서 죽어 있고 지네 발자국과 지네의 꼬리가 보이더라는 것이다.
그 뒤로는 이 근처에 살던 사람들이 집을 비워 두고 다른 곳으로 모두 이사를 갔다. 이런 일이 있고 난 뒤로는 이 수원지의 물이 많이 줄었다. 지금은 물이 옛날의 반만큼도 안 나온다는 이야기이다.

하늘로 간 용

동해의 여러 섬 중에 제일 큰 섬에 살던 큰 용이 승천하면서 여러 섬 중에 울릉도와 독도만 남겨 두고 모두 부수었다고 한다.

옛날에는 동해에 섬이 여러 개 있었다 한다. 그 여러 섬 중에서도 제일 큰 섬에 살던 큰 용이 꼬리로 섬들을 때려 부수었다. 그 때 울릉도와 독도만 남겨 두고 모두 부수어서 지금은 모두 물속에 잠기게 되었다.
그 용이 울릉도는 복섬이라고 하면서 성인봉 꼭대기를 통하여 하늘로 올라갔다고 한다. 또는 그 섬들은 모두 일곱 개였는데, 해적이 많은 섬들이라서 용이 꼬리로 쳐서 물속에 빠드렸다고도 전하여, 이 일곱 섬들을 ‘가상도’라고 불렀다 한다.

고내 각시(고양이 각시)

사람으로 둔갑한 백년 묵은 고양이가 민가에 내려와 어린아이를 대려가려 했지만 결국 고양이임이 들켜 도망갔다고 한다.

“좀 자고 갑시다.”
하면서 마당에 들어서는 여자는 어여쁘게 보였다. 노란 저고리에 파란 치마를 입었다. 나이는 스무 살이 될락말락하여 보였다. 산중 외딴 곳이요, 외딴 집이니, 해가 지고 찾아오는 사람을 아니 재울 수도 없는 일이었다.
“어쩌다가 각시가 이렇게 혼자 저물게 길을 다닌단 말이오.”
하면 들어오라고 하였다. 얌전한 듯한 각시가 문지방을 넘어서더니 표독하게 쳐다보며,
“뭘 보고 있는 거야?”
하고 눈을 흘겼다. 이 집 안주인은 이상하게만 여겼다. 처음 보는 여자요, 젊고 예쁜 여자이며, 또 하룻밤 신세를 질 판인데 고약하게 주인을 보고 성을 내다니 싶었다. 이럭저럭하다가 잠을 잘 판인데 고운 옷이 꾸겨진다고 옷을 벗으라고 일러도,
“좋아요.”
하며 벗지 않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이상하구나 싶은 차에 이불 속에서 잠을 자던 어린아이가 갑자기 죽는 시늉을 하면서 울어 대었다. 이상하게 여긴 안주인은 아기를 깨워 일으켜 여러 모로 보았으나 바늘에 찔린 곳도 없었고 몸에 열이 나는 것도 아니었다. 이불속에 누이면 울고 누이면 울었다. 이상하구나 싶어서 이불을 걷어 젖혀 보니, 치마 밑에는 이상하게도 고양이 꼬리가 있었다.
“이크!”
하고 각시는 문구멍으로 뛰어나갔다. 안주인은 엉겁결에 방바닥에 있던 가위를 각시가 뛰어가는 데로 향하여 던졌더니,
“야옹.”
하면서 달아났다.
“3년 뒤에 또 보자.”
하더라는 것이다. 주인 내외가 마당에 나가 보니 꼬리는 고양이 꼬리였고, 가위에 맞아서 그것이 몽땅 끊어져서 마당에 떨어졌더라는 것이다.
어린아이는 육감으로 고양이인 줄 알게 되었더라는 것이며, 이 각시는 백 년 묵은 고양이인데 그 근처 산에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것이 백 년이 넘자 사람으로 둔갑하여 이 집 아이를 데리고 가려고 찾아왔더라는 이야기이다.

노총각과 물뱀

글공부하던 노총각이 처녀로 둔갑한 뱀을 만나 고생하다가 결국은 용이 되어 사이좋게 하늘로 올라갔다고 한다.

어느 곳에 노총각이 살고 있었다. 이 총각은 공부만을 열심히 하였는데, 하루는 서울에 있는 외삼촌이 공부를 하려면 서울에 가서 하는 것이 좋다기에 서울로 따라갔다.
서울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하루는 외삼촌이 마음 수양도 할 겸 놀러 가자기에 외삼촌을 따라서 어느 절에 갔다. 절도 구경하고 산천도 구경하다가 돌아올 때는 배를 타고 왔다. 배를 타고 오는 도중에 소나기를 만났는데 그 소나기를 맞고 걸어가던 처녀가 그 배에 같이 태워달라기에 그 배에 태워 주었다. 그러자 이 노총각과 처녀는 인사를 하게 되었고 처녀는 노총각에게 놀러와 달라는 이야기를 했다.
노총각이 집에 돌아와서 공부를 하려니 글자가 두셋으로 둔갑을 하여 도무지 글공부가 되지 않았다. 노총각은 공부가 되지 않으면 그 처녀를 찾았다. 그러기를 얼마 동안 하였는데 이 노총각이 병에 걸렸다. 약을 많이 썼지마는 백약이 무효로 병은 낫지 않았다. 하루는 지나가던 중이 들어왔기에 약을 물으니,
“백 년 묵은 두꺼비 피나, 백 년 묵은 물뱀의 피를 먹여야 낫겠다.”
고 하였다. 중은 그 총각을 데리고 절에 갔다. 절에 가서는 총각을 독에 넣고 염불을 하기 시작했다.
“관세음보살 나무 관세음보살.”
하고 염불을 시작했다. 사실은 그 처녀는 처녀가 아니라 물뱀이었고, 그 처녀가 그 노총각을 해롭게 하려고 하고 있었기에 총각을 독에 넣었던 것이다.
하루는 성이 난 물뱀이 절에 오더니 노총각을 가두어 놓은 독을 칭칭 감고 있었다. 중이 목탁을 치면서 쉬지 않고 계속 염불을 하였더니 그 뱀이 녹아서 떨어졌다.
중이 독을 열자 총각과 물뱀은 함께 용이 되어서 사이좋게 하늘로 올라갔다.

머루와 지네

가난한 부부가 젖먹이 아들과 살고 있었는데, 지네 때문에 일가족이 죽게 되었다고 한다.

가난한 부부가 살고 있었다. 아들 하나가 있었는데 아직 젖먹이였다. 가을이 되면 아내가 산에 올라가서 머루를 따다가 그것을 팔아서 끼니를 잇고 있었다.
하루는 높은 곳으로 머루를 따러 갔는데 길옆에 크나큰 지네가 누워있었다. 그것이 지네인 줄 모르고 아내는 그것을 밟았다. 놀란 지네는 이 여인을 물어 여인은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젖먹이 아이는 먹을 것을 달라고 울어 대었다.
“머루를 팔아서 과자 사 온다.”
하면서 달래다가 아버지와 아이는 함께 잠이 들었다.
“여보, 저 지네를 보소. 나는 지금 지네한테 물려서 이 고생이요.”
하는 아내의 목소리를 듣고 깨니 꿈이었다. 허둥지둥 산으로 가 보니 길옆에는 지네가 누워 있고 아내는 막 숨을 거두었다.
아이는 죽은 어머니의 젖을 빨다가 죽었고, 남편도 아내와 아들을 잃고 홧김에 바닷물에 빠져 죽으니, 지네 때문에 일가족이 망한 것이다.

송곳산

송곳산에는 사람을 괴롭히는 도깨비들이 모여 살았는데, 한날 벼락치는 소리를 내며 송곳산이 무너져 내려 그곳의 도깨비들을 모두 묻어버렸다고 한다.

송곳산은 성인봉 줄기의 하나로 정기어린 산이다. 송곳처럼 솟아 누가 보아도 아주 멋이 있고 신기하게 생긴 산이다. 옛날에는 이 산에 향나무가 많이 우거져 있었다. 그러나 봄이 되면 이 산에서 돌이 많이 떨어졌다. 산에서 돌이 많이 떨어지므로 하루는 이 근처에 사는 도깨비들이 모여서 돌이 안 떨어지게 하자는 회의를 열었다. 회의가 7일간이나 계속되어도 해결이 나지 않았다. 그러던 마지막 날인 12시쯤에 갑자기 벼락치는 소리가 났다.
인근마을 사람들이 이제는 모두 죽는가 싶어서 밖에 나가 보지도 못하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이튿날 이 송곳산에 가보니 송곳산이 무너져서 향나무란 향나무는 모두 땅에 떨어져 묻혀 있고 논과 밭도 모두 묻혀 있었다.
도깨비들도 이 산이 무너지는 바람에 모두 묻혀 버렸다. 그 전까지는 이 근처를 지나면 도깨비들이 떼를 지어 나와서는 사람을 괴롭히기도 하고 바다속으로 길이 있다면서 인도하기도 했다는데 그 뒤부터는 이 근처를 다니는 사람은 밤이 되어도 무섭지 않다고 한다. 이때 무너진 뒤로 이 송곳산은 많이 낮아졌다고 한다.

러시아 군함에 붙은 지네

노일 전쟁 때 러시아 군함과 일본군함이 싸우다가 결국 러시아 군함이 수장되었는데, 그 후 잠수부들이 들어가 보니 지네만 가득 살고 있었다고 한다.

노일 전쟁 때의 이야기이다.
한국 사람들은 산에 올라가서 러시아 군함과 일본 군함이 싸우는 모양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다. 대포알이 비 오듯이 오고 갔다. 물에 맞은 대포알은 수십 길 바닷물을 하늘로 치솟게 했으니 보기에 매우 장관이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일본 군함이 지는 것같이 보여서 울릉도에 와서 살던 일본인들은 일본이 지게 되면 러시아 사람이 상륙해서 일본인을 모조리 죽일 것이라면서 한국 옷을 갈아입고 한국사람 집에 숨기도 하고 한국 상투를 틀기도 했다 한다. 그러다가 차차 러시아 군함이 쫓겨 가게 되었는데 속도가 하도 빨라서 바다를 둘로 갈라놓더라는 것이다.
달아나다가 달아나다가 잡힐 듯하자 러시아 군함은 흰 깃발을 돛대에 올리고 항복하는 뜻을 나타내니 싸움도 흐지부지되었는데, 러시아 군함 함장과 기관장은 군함을 그 자리에 가라앉혔다. 거기가 저동 앞바다라고 하며, 수백 명이 군함과 함께 바다에 수장되었다고 한다.
그 뒤에 군함이 가라앉은 자리에 수십 명의 잠수부들이 들어가 보았다. 거기에는 많은 보배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것을 줍기 위해서 바다에 들어갔지마는, 한 사람도 그 군함의 보물을 주워 오지 못했다고 한다.
돛대에는 돛대 크기만한 지네가 붙어 있어서 사람이 가까이 가지 못하였다. 기관실에는 기관실 가득히 찰만큼 큰 지네가 많이 살고 있더라는 이야기이다.
돛대에 붙어사는 지네는 함장의 죽은 넋이고, 기관실에 사는 지네는 기관장의 죽은 넋이라고 한다.

귀(고양이)

와다리에는 용굴이라는 굴이 있는데 그 굴은 본토까지 연결되어 있다고 전한다.

와다리에는 용굴이라는 굴이 있다. 이 굴의 끝이 어디냐 하는 것이 이 섬사람들의 수수께끼였다.
어느 날 그 용굴의 끝을 알려고 귀(고양이)를 이 굴에 들여보냈더니, 얼마 뒤에 본토의 울진에서 그 고양이가 나오더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댓섬 앞바다의 문어

울릉도 동쪽 앞바다에는 댓섬이라는 섬이 있는데 그곳의 바다에는 굉장히 큰 문어가 살고 있다고 한다.

울릉도 동쪽 약 3킬로미터쯤에 둘레가 3킬로미터쯤 되는 섬이 있다. 옛날에는 이 섬에 아름드리 후박나무가 우거졌다고 하는데 지금은 양축을 한다. 주고 소를 먹이는데 인가가 3집, 소가 4, 50마리 된다. 이 섬에는 식수가 없어서 소 먹이는 물은 천수인 빗물을 받아서 쓰고 사람이 먹을 물은 배로 실어다가 먹는다. 이 섬은 바다 가운데 있어서 그 둘레는 파도에 씻기고 바람에 날려서 기암절벽을 이루고 있으며, 언저리는 매우 깊다. 바람이 약간만 있어도 배를 댈 수가 없어 물을 공급 못하여 애를 먹는 수도 있고, 여러 날 바람이 불거나 파도가 세어서 식량이 떨어져 애를 먹는 수도 있다고 한다. 혹 섬에 있는 사람이 급히 병이 나거나 그 밖에 급한 일이 있으면 횃불을 들어서 신호를 하여 맞은편에 있는 마을에서 가능한 한의 대책을 세운다고 한다.
이 댓섬 근처의 깊은 바다에는 산호가 아름답고 풍부한데, 이것을 따고 싶어도 가까이 가지 못한다고 한다. 거기에는 굉장히 큰 문어가 살고 있어서 사람이 가까이 가면 이 문어가 휘감기 때문이다. 그 크기가 논 수십 마지기나 되는 넓이를 차지하며, 한번 휘감기면 헤어날 수 없어 희생된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구멍바위의 가오리

천부 앞바다의 구멍바위 근처는 매우 깊어서 그 물이 푸르기가 먹과 같다. 그리고 그 곳에는 매우 큰 가오리가 살고 있다고 한다.

천부 앞바다에 구멍이 커다랗게 뚫린 바위가 바다 가운데 솟아 있다. 이 구멍으로 큰 목선이 마음대로 들락거릴 수 있으니 그 구멍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 바위의 생김새는 삼각형에 가까운 산처럼 생긴 바위인데, 그 바위 가운데 부분에 마치 대문처럼 구멍이나 있다. 그 바위를 이루고 있는 돌덩이 하나하나가 마치 마늘모 난 벽돌처럼 규격이 규칙적이고 일정하여, 가까이 가 보면 인공으로 쌓아 올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근처의 바다가 또 매우 깊어서 그 물이 푸르기가 먹과 같다. 그러나 아무래도 바위 바로 근처는 좀 얕은 편이다. 이 깊은 부분에는 크기가 논 한 마지기쯤 되는 가오리가 살고 있다고 한다.
이 가오리가 1 년에 한두 번씩 바다 표면에 나타나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바닷빛이 우유빛으로 변한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이 구멍바위 근처에는 보자기(해녀)도 가까이 하지 아니한다고 한다.

코끼리바위의 유령

코끼리바위에는 유령이 살고 있는데 어둑한 저녁이면 그 유령이 나타나 길 가는 사람을 바다 쪽으로 유인한다고 한다.

천부동에서 걸어 추산으로 가는 길에 코끼리바위가 있다. 이 코끼리바위는 마치 큰 코끼리가 바닷물에 코를 담그고 물을 먹는 형상이라고 하여 1970년대 초 이곳을 찾은 어느 시인이 붙인 이름인데, 이 코와 턱 사이에 도로가 나 있다. 멀리 북쪽 바다로는 구멍바위가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이 바위에는 유령이 살고 있는데 날씨가 흐리거나 어둑한 저녁이면 그 유령이 나타나서는 길 가는 사람을 바다 쪽으로 유인한다는 것이다.
앞에서 어른거리다가 바다 쪽으로 걸어가는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만 보고 가다가는 바다에 빠진다는 것이다. 이런 변을 만나서 깨어난 사람이 여럿 있다는 이야기이다.

절 받는 나무

태하 마을에 한 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를 해롭게 하는 사람은 벌을 받는다고 전하여 가까이 지날 때는 나무를 향하여 절을 하고 지나간다고 한다.

태하 마을 남서쪽에는 ‘절 받는 나무’라는 나무가 있다. 둘레가 한 발이 넘는 나무이다. 이 나무의 가지를 꺾거나 나무를 해롭게 하는 사람은 벌을 받는다고 전한다. 그 사람이 죽거나 나무를 해롭게 한 그 사람의 가족이 아프거나 죽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일을 아는 사람들은 이 나무 가까이 가기를 싫어하며, 가까이 지날 때는 이 나무를 향하여 절을 하고 지나가게 된다. 그래서 이 나무를 ‘절 받는 나무’라고 부르고 있다.

성인봉

울릉도에 조금 이상이 생기거나 가뭄이 계속되면 섬사람들은 이 성인봉 꼭대기를 파보는데 그러면 대개 관이나 시체가 나온다고 한다.

비가 많이 오기로 유명한 울릉도에 석 달 동안이나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물이 귀해져서 야단이었습니다.
"이상도 하다."
"비가 너무 와서 애타던 곳인데."
"무슨 큰 난리가 나려나 보다."
"울릉도도 이제 못 살겠다."
하는 소리가 나돌고 민심이 뒤숭숭해졌습니다. 이 섬의 노인들은 큰 걱정을 하였습니다. 무슨 일로 계속 가무는지 점을 치기로 했습니다.
"성인봉 꼭대기를 파 보라"
고 점장이가 말했습니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괭이, 삽, 곡괭이 등을 가지고 모여들었습니다.
"무엇을 뜻한 말인가?"
"그 점장이 말이 용하다는데."
"보면 알겠지."
"큰 구렁이가 나올지도 몰라."
"아니, 무슨 글이 나올지도 몰라."
하며 모여들어 땅을 파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서로 먼저 삽질하기를 싫어했습니다.
"나는 팔을 다쳐서..."
"나는 설사를 해서 기운이 없네."
"나이 많은 분이 먼저 파야지."
"아니 島師(도사격)가 먼저 파야 해."
결국 도사(島師)가 먼저 삽질을 했습니다. 한 길쯤 파 들어가니 김이 물씬 솟았습니다.
"이상하다."
"이상하지."
"이상해."
하면서 호기심에 자꾸 더 깊이 파들어 갔습니다. 얼마 후 묻은 지 오래되지 않은 시체가 나왔습니다.
"에그머니."
"이것 때문에 비가 안 왔구나."
하며 시체를 개울로 굴려 버렸습니다. 그러자 비가 내리더니 소나기로 변하여 쏟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온 섬사람들은 그 점장이가 용하다고 걸핏하면 그 점장이를 찾게 되었다. 그 뿐 아니라 울릉도에 조금 이상이 생기거나 가뭄이 계속되면 섬사람들은 이 성인봉 꼭대기를 파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대개 관이나 시체가 나온다고 합니다.
이 성인봉이 명산이고 이 꼭대기에 조상의 묘를 쓰면 자손이 잘된다는 풍수설에 의해서 그런 일이 생겨났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