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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이야기측백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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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백나무

옛날 어느 마을에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효자가 있었다. 그는 어머니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몸소 실천했다.
그렇게 효자인 그도 연로하신 어머니의 젊음만은 되돌릴 수가 없어 마음이 안타까웠다. 더군다나 연세가 높은 어머니가 자리에 눕게 되자 그는 매우 슬퍼했다. 어머니는 그를 불러 앉히고 말했다.
“얘야, 나는 이제 죽어도 아무 여한이 없다. 네가 그렇게 정성을 다해 효도를 바치니 늙은 몸이 무얼 더 바라겠느냐. 다만 내가 없는 세상에서 네가 건강하고 열심히 살기를 바랄 뿐이다.”
마치 유언처럼 들려오는 어머니의 말을 듣던 아들이 놀라 어머니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어머니, 그런 말씀 하지 마십시오. 소자는 어머니를 모시고 오래오래 살고 싶습니다. 부디 기운을 내셔서 자리에서 일어나십시오.”
아들의 간절한 말을 들으며 어머니는 말없이 빙그레 웃기만 했다.

며칠 뒤 아침 식사 시간이 지나도록 어머니가 잠자리에서 일어난 기척이 없자 이상하게 여긴 아들이 어머니 방으로 들어가 보았다.
방문을 열고 들어서던 아들은 몸이 얼어붙듯 깜작 놀랐다.
어머니가 주무시는 듯 돌아가신 것이다.
“아이고, 어머니! 어머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이 불효자식이 어머니의 임종도 지켜드리지 못했군요.”
어머니는 어젯밤에도 별일 없이 잠자리에 드셨는데 그것이 모자간의 마지막 만남이 된 것이다.
애통한 마음으로 어머니의 장례를 치루고 난 아들은 도대체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저녁 무렵이면 마실 가셨던 어머니가 사립문을 열고 들어오실 것만 같아 자꾸 방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갔는데 어느 날 꿈에 어머니가 아들을 찾아왔다.
어머니는 초췌한 모습으로 아들에게 애원을 했다.
“얘야, 자꾸 벌레가 나를 갉아 먹어 무섭고 싫구나. 어미 좀 살려다오.”
꿈에서 깬 아들은 현실처럼 생생하던 어머니 모습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어머니가 너무 슬퍼 보였어’
이튿날 친구에게 꿈 이야기를 했더니 친구가 웃으면서 얘기했다.
“평시에도 효자였던 네가 어머니 돌아가신 뒤에 너무 어머니 생각을 많이 해서 꿈에도 보이는 거야.
돌아가신 분을 너무 생각하면 고인(故人)도 좋은 곳으로 못가니 이젠 잊고 사는 것이 그분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야.”
진정으로 염려해주는 친구의 말을 고맙게 생각한 그는 이제 어머니를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살기로 했다.

그런데 이튿날 밤 꿈에도 또 어머니가 나타나 슬픈 표정으로 같은 말을 했다.
그리고 다음 날 꿈에도 다시 나타나 울먹이며 애원하는 것이었다.
“얘야, 너는 이 어미가 그렇게 힘들다고 얘길 했는데도 어쩌면 그리도 무심하니.
벌레가 자꾸 내 몸을 갉아 먹는구나. 이러다 나는 벌레에게 다 뜯어 먹힐거야.”
아들이 깜짝 놀라 어머니를 붙잡으려 손을 내밀며 크게 외쳤다.
“어머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벌레라니요. 무슨 벌레가 어머니 몸을 위해(危害)한단 말입니까?”
순간, 잠에서 깬 아들의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
‘분명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이 틀림없어.
사흘씩이나 연이어 꿈에 나타나 똑같은 말씀만 하고 계시니 말야. 날이 밝아오면 단단히 알아봐야 겠구나.’
아들은 날이 밝기가 바쁘게 이웃 마을의 어느 노인댁으로 찾아갔다.
그 노인은 지혜가 많아 마을 사람들은 고민거리를 들고 찾아와서 해결해 가곤 했다.
자초지종을 듣고 난 노인은 진지하게 말했다.
“어머니의 시신에 자잘한 벌레가 생겼을 것이네. 좋은 자리에 묻힌 시신에는 벌레가 생기지 않지만 나쁜 자리에 묻힌 시신에는 벌레가 생겨 시신을 갉아 먹는다네. 이 벌레를 염라충이라고 하지.”
“어르신, 그러면 어찌하면 좋습니까?”
아들은 그 노인의 얘기에 충격을 받고 솟구치는 눈물을 억지로 참으며 해결책을 물었다.
“지금이라도 산소 옆에 측백나무를 심도록 하게. 측백나무에는 무덤 속의 시신에 생기는 벌레를 죽이는 힘이 있다네.”
아들은 노인의 말에 고개를 몇 번이나 숙이며 고맙다는 인사를 드렸다.
측백나무 자생지가 있다는 지역을 수소문하여 찾아간 아들은 그 마을 주민들에게 사연을 들려주며 도움을 호소했다.
아들의 효심에 감동한 사람들이 측백나무를 한 그루 캐어 주었다.
어렵게 구한 측백나무를 어머니 산소에 심고 난 어느 날 꿈에 또 어머니가 나타났는데 이번에는 깨끗한 차림에 아들을 보며 빙그레 웃고 있었다.
“얘야, 역시 네가 효자구나. 이제 나를 괴롭히던 벌레들이 다 죽고 편안하게 쉴 수 있게 되었단다. 고맙다.”
죽어서까지 아들의 효도를 받은 어머니의 음덕(蔭德)이었는지 그 후로 아들은 하는 일마다 쉽게 풀려 평생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다 한다.

자료에 의하면 측백나무 잎을 쪄서 말리기를 아홉 번 거듭하여 가루를 만들어 오래 먹으면 온갖 병을 예방, 치료할 수 있다.
몸에서 나쁜 냄새가 없어지고 향내가 나며 머리칼이 희어지지 않고 치아와 뼈가 튼튼해져서 오래 산다.
부인들의 하혈이나 피오줌, 대장이나 직장의 출혈에도 구증구포한 측백 잎이 효과가 크다.
간암이나 간경화 등으로 복수가 찰 때에는 아홉 번 쪄서 말린 측백 잎을 달여서 오소리 쓸개와 함께 복용하면 복수가 빠지고 소변이 잘 나오게 된다.
구증구포한 측백 잎을 늘 복용하면 고혈압과 중풍을 예방할 수 있고, 몸이 튼튼해지며 불면증, 신경쇠약 등이 없어진다.
측백나무 씨앗은 백자인이라 하여 자양강장제로 이름 높다.
가을에 익은 열매를 따서 햇볕에 말렸다가 단단한 겉껍질을 없앤 뒤에 쓴다.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신장과 방광의 기능을 좋게 하며 대변을 잘 보게 하는 작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