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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이야기농가월령가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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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월령가 4월

四月

사월이라 맹하 되니 입하 소만 절기로다
비온 끝에 볕이 나니 일기도 청화하다
떡갈잎 펴질 때에 뻐국새 자로 울고
보리 이삭 패어 나니 꾀꼬리 소리 난다
농사도 한창이요 잠논도 방장이라
남녀노소 골몰하여 집에 있을 틈이 없어
적막한 대사립을 녹읍에 닫았도다
면화를 많이 갈소 방적의 군본이라
수수 동부 녹두 참깨 부룩을 적게 하소
무논을 써을이고 이른 모 내어 보세
농량이 부족하니 환자 타 보태리라
한잠 자고 이는 누에 하루도 열두 밥을
밤낮을 쉬지 말고 부지런히 먹이리라
뽕 따는 아이들아 훗그루 보아 하여
고목은 가지 찍고 햇잎은 제쳐 따소
찔레꼿 만발하니 적은 가물 없을소냐
이 때를 승시하여 나 할 일 생각하소
도랑쳐 수도 내고 우루쳐 개와 하여
음우를 방비하면 훗근심 더 없나니


봄나이 필무명을 이 때에 마전하고
메 모시 형세대로 여름옷 지어 두소
벌통에 새끼 나니 새 통에 받으리라
천만이 일심하여 봉와을 옹위하니
꿀 먹기도 하려니와 군자 분의 깨닫도다
파일에 현등함은 산촌에 불긴하니
느티떡 콩찐이는 제 때의 별미로다
앞내에 물이 주니 천렵을 하여 보세
해 길고 잔풍하니 오늘 놀이 잘 되겠다
벽계수 백사장을 굽이굽이 남았구나
촉고를 둘러 치고 은린 옥척 후려 내어
반석에 노구 걸고 솟구쳐 끓여 내니
팔진미 오후청을 이 맛과 바꿀소냐


해설 :

월이라 초여름이 되니 입하 소만의 절기로다. 비 온 끝에 햇볕이 나니 날씨도 화창하다. 떡갈나무 잎이 피어날 때에 뻐꾹새가 자주 울고, 보리 이삭이 패어 나니 꾀꼬리가 노래한다.

농사나 누에 치는 일이 이제 막 한창이다. 남녀 노소가 농사일에 바빠서 집에 있을 틈이 없어, 고요한 가운데 사립문이 녹음 속에 닫혀 있도다. 목화를 많이 심소, 길쌈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수수나 동부, 녹두, 참깨 밭에 간작을 적게 하소. 떡갈나무를 꺾어 거름을 만들 때 풀을 베어 섞어 하소, 무논을 써래질하여 이른 모를 심어 보세. 추수 때까지 먹을 양식이 부족하니 환자를 얻어 보태리라. 한 잠 자고 일어난 누에에게 하루에도 열두 차례의 밥을 밤낮을 가지리 않고 부지런히 먹이리라. 뽕잎 따는 아이들아, 훗그루를 잘 보살펴서, 오래 묵은 나무는 가지를 찍어 버리고 햇잎은 잘 제쳐서 따소. 찔레꽃이 만발하는 계절이 되었으니 적은 가뭄이 없겠는가. 이 때를 당해서 내가 할 일을 생각하소. 도랑을 만들어 물길을 내고 비가 새는 곳은 지붕을 고쳐서, 비 오는 것에 대비하면 뒷근심이 더 없다네.



봄에 짠 무명을 이 때에 표백하고, 삼베와 모시로 형편에 따라 여름 옷을 지어 두소. 벌통에 새끼를 치니 새 통에 분가를 시키리라. 천만 마리의 벌이 한 마음으로 왕벌을 옹위하니, 꿀을 먹기도 하겠지만 임금과 신하의 도리를 깨닫게 되도다. 사월 초파일에 등불을 켜 놓는 일이 산골 마을에서 긴요한 것은 아니나, 느티떡과 콩찌니는 계절에 맞는 별미로다.

앞 시내에 물이 줄었으니 물고기를 잡아 보세, 낮이 길고 바람이 잔잔하니 오늘 놀이 잘 되겠다.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백사장을 굽이굽이 찾아가니, 늦게 핀 연꽃에는 봄빛이 아직도  아 있구나. 그물을 둘러치고 싱싱한 물고기를 잡아 내어, 편평한 바위에 솥을 걸고 솟구쳐 끓여 내니, 팔진미나 오후청이라도 이 맛에 비길 수가 있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