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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이야기농가월령가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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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월령가 12월

十二月

십이월은 계동이라 소한 대한 절기로다
설중의 봉만들은 해 저문 빛이로다
세전에 남은 날이 얼마나 걸렷는고
집안의 여인들은 세시 의복 장만하고
무명 명주 끊어 내어 온갓 무색 들여 내니
자주 보라 송화색에 청화 갈매 옥색이라
일변으로 다듬으며 일변으로 지어 내니
상자에도 가득하고 횃대에도 걸었도다
입을 것 그만 하고 음식 장만 하오리라
떡쌀은 몇 말이며 술쌀은 몇 말인고
콩 갈아 두부하고 메밀쌀 만두 빚소
세육은 계를 믿고 북어는 장에 사서
납평날 창애 묻어 잡은 꿩 몇 마린고
아이들 그물 쳐서 참새도 지져 먹세
깨강정 콩강정에 곶감 대추 생률이라
주준에 술 들이니 돌 틈에 새암 소리
앞뒷집 타병성은 예도 나고 제도 나네
새 등잔 세발 심지 장등하여 새울 적에
윗방 봉당 부엌까지 곳곳이 명랑하다
초롱불 오락가락 묵은 세배 하는구나
어와 내 말 듣소 농업이 어떠한고
종년 근고 한다 하나 그 중에 낙이 있네


위으로 국가 봉용 사계로 제선 봉친
형제 처자 혼상 대사 먹고 입고 쓰는 것이
토지 소출 아니러면 돈 지당을 뉘가 할꼬
예로부터 이른 말이 농업이 근본이라
배 부려 선업하고 말 부려 장사하기
전당잡고 빚주기와 장판에 체계놓기
술장사 떡장사며 술막질 가게보기
아직은 혼전하나 한 번을 뒤뚝하면
파락호 빚구러기 사던 곳 터도 없다
농사는 믿는 것이 내 몸에 달렸느니
절기도 진퇴 있고 연사도 풍흉 있어
수한 풍박 잠시 재앙 없다야 하랴마는
극진히 힘을 들여 가솔이 일심하면
아무리 살년에도 아사를 면하는니
제 시골 제 지키어 소동할 뜻 두지 마소
황천이 인자하사 노하심도 일시로다
자네도 헤어 보아 십년을 가령하면
칠분은 풍년이요 삼분은 흉년이라
천만 가지 생각 말고 농업을 전심하소
하소정 빈풍시를 성인이 지었으니
이 뜻을 볻받아서 대강을 기록하니
이 글을 자세히 보아 힘쓰기를 바라노라


해설 :

새해 전에 남은 날이 얼마나 걸렸는가 집안 여인들은 새 옷을 장만하고
무명 명주 끊어 내어 온갖 색깔 들여 내니 짙은 빨강 보라 엷은 노랑 파랑 짙은 초록 옥색이라
한편으로 다듬으며 한편으로 지어 내니 상자에도 가득하고 횃대에도 걸었도다
입을 것 그만하고 음식장만 하오리라 떡쌀은 몇 말이며 술쌀은 몇 말인고
콩 갈아 두부하고 메밀쌀 만두 빚소 설날 고기는 계에서 나오고 북어는 장에 가서
납평일에 덫을 묻어 잡은 꿩 몇 마린가 아이들 그물 쳐서 참새도 지져 먹세
깨 강정 콩 강정에 곶감 대추 생밤이라 술동이에 술 들이니 돌 틈에 샘물 소리
앞뒷집 떡 치는 소리 예서 제서 들리네 새 등잔 세발 심지 불을 켜고 새울 때에
윗방 봉당 부엌까지 곳곳이 떠들썩하다 초롱불 오락가락 묵은 세배 하는구나
어와 내 말 듣소 농업이 어떠한고 일 년 내내 힘들지만 그 가운데 즐거움 있네
위로 나라를 받들고 아래로 부모를 봉양하니형제 처자 혼인 장례 먹고 쓰고 하는 것을
농사 짓지 아니하면 돈 감당 누가할까



예로부터 이른 말이 농업이 근본이라 배 부려 일을 삼고 말 부려 장사하기
전당 잡고 돈 꿔주기 장날에 이자 놓기 술장사 떡장사며 주막차리고 가게 보기
아직은 잘살지만 한 번을 실수하면 거지 빚쟁이 살던 곳 남은 자취도 없다
농사는 믿는 것이 내 몸에 달렸느니 계절도 가고 오고 농사도 풍흉 있어
홍수 가뭄 바람 우박 없기야 하랴마는 열심히 힘을 쏟아 온 가족이 한마음 되면
아무리 흉년이라도 굶어 죽지 않으리니 내 고향 내가 지키고 떠날 뜻 두지 마소
하늘은 너그러워 화를 냄도 잠깐이로다 자네도 헤아려 십 년을 내다보면
칠분은 풍년이요 삼분은 흉년이라 갖가지 생각 말고 농업에 오로지 하소
하소정 빈풍시를 성인이 지었는데 이 뜻을 본받아서 대강을 기록하니
이 글을 자세히 보아 힘쓰기를 바라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