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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이야기김현감호(金現感虎)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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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감호(金現感虎) 설화

신라 때 부터 내려오는 탑돌이에 관련된 신화

신라 풍속에 해마다 2월이 되면 여드레에서 보름날까지 남자와 여자들은 흥륜사(興輪寺)의 전탑(殿塔)을 도는 복회(福會) 의식이 있었다.
원성왕 때에는 낭군(郎君) 김현(金現)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행사에 참가한 그는 밤이 깊도록 쉬지 않고 혼자서 탑을 돌았다. 그때 한 처녀가 나타나 염불을 외면서 뒤따라 돌았다. 둘은 서로 마음이 움직여 눈이 맞았고, 구석진 곳에서 서로 정을 통했다.
일을 마친 뒤, 처녀가 돌아가려 하자 당연히 김현이 따라갔다. 그러나 처녀는 따라오지 말라고 경고조로 얘기했다. 그러나 김현은 그 상황에서 집으로 돌아가 버릴 수 없어 억지를 부리며 따라갔다.
서산 기슭에 이르자 한 초가집이 나타났고, 처녀와 김현은 안으로 들었다. 안에 있던 노파가 처녀에게 함께 온 이가 누구냐고 물었고, 처녀는 사실대로 말했다. 그러자 노파가 말하길`좋은 일이라고 하나 없는 것만 못하구나. 이미 저질러진 일이므로 나무랄 수도 없고. 다만 네 형제들이 저 남자를 해코지할까 두려우니 은밀한 곳에 숨겨라`
하였다.

처녀는 김현을 이끌고 가서 구석진 곳에 숨겼다. 잠시 후에 호랑이 세 마리가 으르렁거리며 들어오더니 사람처럼 말을 했다.
`집 안에서 사람냄새가 나네 요깃거리가 있으니 정말 다행이로군!`
늙은 할미와 당황한 처녀가 오히려 꾸짖었다.
`너희 코가 썩었느냐? 무슨 미친 소리냐?`
이때 하늘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너희들이 생명을 즐겨 해치고 너무 많이 죽였으니 마땅히 한 놈을 죽여 악을 징계해야겠다!`
호랑이들은 이 소리를 듣자 모두 겁먹은 기색이 역력했다.
처녀가 때를 놓치지 않고 말하길 `세 분 오빠들이 멀리 피해 가셔서 스스로를 징계하신다면 제가 그 벌을 받겠나이다.` 하고 처녀가 말하자 호랑이들은 크게 기뻐하며 잽싸게 달아나 버렸다.
처녀가 김현에게 돌아와 말하길
`처음 낭군님께서 저희 집에 오시는 것이 부끄러워 짐짓 사양하고 거절했으나 이제는 모든 것을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와 낭군님은 사람과 짐승으로 비록 서로 다르기는 하지만 하루 저녁의 즐거움을 함께 했으니 그 의리가 부부의 정만큼이나 소중한 것입니다. 세 오빠의 악은 이제 하늘이 미워하시니 저희 집안에 닥칠 재앙을 제가 당하려 하옵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의 손에 죽는 것이 어찌낭군의 칼날에 죽어 은덕을 갚는 것과 같겠습니까? 제가 내일 시가(市街)에 들어가 사람을 헤치면 사람들로서는 저를 어찌할 수 없으므로 임금께서는 반드시 그 호랑이를 잡는 자에게 높은 벼슬을 내리겠다 하실 것입니다. 그때 낭군은 겁내지 말고 저를 쫓아 성의 북쪽 숲까지 오시면 거기서 낭군님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에 김현이 말했다.
`사람이 사람과 관계함은 떳떳한 인륜의 도리지만, 다른 종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