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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이야기나막신쟁이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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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막신쟁이의 날

나막신은 나무를 깎아 만든 밑이 높은 나무신을 말하는데, 옛날에는 비나 눈이 올 때 신었다. 나막신쟁이는 이 신발을 만드는 사람을 일컫는다.

‘나막신쟁이의 날’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동지섣달 스무 이튿날을 말하는데 겨울이 다 간 듯 느껴지는 가운데 마지막 가장 추운날을 말한다. 경상남도 진주 쪽에서만 쓰는 절기와 관련된 말이다. 즉, 24절기 중 대한이 지난 다음 가장 모질게 추운 날씨를 일컫는다.
나막신쟁이 날에 얽힌 기가 막힌 민담 하나가 있다.

수백 년 전 말띠고개 언덕에 마음 착한 나막신쟁이가 살고 있었다. 가난한데 식구는 많아서 생활이 매우 어려웠다.
나막신이 잘 팔리는 여름 우기와 눈 오는 겨울이 지나고 입춘(立春)이 오려 하니 나막신이 잘 팔리지 않았다. 하루 한 끼 먹기도 큰 걱정이었다.
장날이라 하나 별 신통한 수도 없어 돈 못 번 빈손으로 탈래탈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주막 앞을 지나가던 나막신쟁이가 우연히 성 안에 사는 부자가 어떻게 잘못되어 관가에서 곤장 서른 대를 맞게 되었는데 대신 매 맞아줄 사람을 찾는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그것도 미리 돈 주고 짜놓은 것이라 매도 살살 때리는데다 돈도 석냥 씩이나 준다는 것이다.
부잣집을 찾아간 나막신쟁이는 소문이 틀림없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가난한 나막신쟁이는 스스로가 돈 석냥에 몸을 팔아 관가에 가서 매를 맞기로 했다.

부자집에서는 그에게 푸짐하게 저녁을 먹여서 관가로 보냈다. 부모와 아내, 자식을 굶기지 않으려 하는 일념(一念)에서 단독 석냥과 곤장(棍杖) 서른 대와 바꾸고 보니 그만 나막신쟁이는 매에 못 이겨 넘어져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 한참 만에 정신을 차린 나막신쟁이는 말띠고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만 매 맞은 것에 견디다 못해 죽고 말았다. 그러자 갑자기 다 지난 겨울날 치고는 이상하리만큼 매섭고 모질게 바람이 불고 추워지는 것이었다.
집에 기다리던 가족들은 밤이 되어도 착실한 가장이 돌아오지 않자 찾으러 나왔으나 이미 손에 돈 석냥을 꼭 쥐고서 길거리에 죽어 있었다.
나막신쟁이가 죽은 그날로부터 꼭 일년이 되면서 세세년년(世世年年) 반드시 가장 추운날이 되돌아왔다. 이때부터 이날을 진주 사람들은 나막신쟁이 날이라 부르게 되었다. 동지(冬至)섣달 스무이튿날 음력으로 제일 마지막 장날을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