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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에 새겨진 별자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별자리 천문도는 어떤 것일까? 사람들은 보통 1247년 제작된 중국의 ‘순우천문도(順祐天文圖)’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그것보다 훨씬 더 오래된 고대 천문도가 전해지고 있다. 고인돌에 새겨진 별자리 흔적이 바로 그것이다.

<영일군 신흥리 돌판> <영일군 신흥리 돌판>

충북 청원군 아득이 돌판에는 북두칠성을 기준으로 용자리, 작은 곰자리, 북극성, 케페우스, 카시오페아자리 등이 발견되고 있고, 경북 영일 칠포리 농발재 고인돌에는 북두칠성 별자리가 뚜렷이 새겨져 있다. 또 인근의 경북 영일 신흥리 오줌바위에는 W자, Y자형 별자리 그림이 나타난다. 이는 한반도의 고대인들이 북극성 근방에 보이는 북두칠성 등의 별자리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또한 중국 천문학이 들어오던 삼국시대 이전부터 우리나라에도 독자적인 천문 체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이다.

옛사람들은 왜 고인돌에 별자리를 새겨 넣은 것일까? 아마도 죽은 사람의 영혼이 별처럼 빛나기를 바라는 소박한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그러나 고대 천문의 흔적은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 고유의 민속놀이에 해당하는 윷놀이. 바로 이 윷놀이를 하던 윷판에 하늘의 별자리가 들어있고 우주를 상징하는 체계가 담겨 있다.

경북 영일군 신흥리 야산의 자연암반을 살펴보면 별자리 그림과 함께 수많은 윷판도가 새겨져 있다. 윷판 그림은 최소한 삼국시대 이전 선사시대의 문화로 추정된다. 이 윷판은 별들이 하늘을 한바퀴 도는 천문의 운행 원리를 윷판 도형에 담고 있는데 후대의 사람들이 이를 놀이화해서 하늘의 천문을 우리의 삶에 투영시키려 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윷판이 우주를 상징한다고 여겼다. 윷판은 현재 네모난 형태를 띠지만 옛날에는 둥근 원의 형태였다. 윷판 안에는 점이 모두 29개가 찍혀 있는데, 그 중 가운데 점이 북극성에 해당하고 나머지 28개의 점이 이를 중심으로 도는 하늘의 28수 별자리라는 것이다. 이는 조선 선조 때의 김문표가 남긴『중경지(中京誌)』권10 부록을 보면 알 수 있다.

「윷판의 바깥 둥근 것은 하늘을 본뜬 것이고, 안이 모진 것은 땅을 본뜬 것이니, 즉 하늘이 땅바닥까지 둘러 싼 것이요, 별의 가운데에 있는 것은 28수(宿)를 본뜬 것이니, 즉 북진(北辰)이 그 자리에 있으매 뭇별이 둘러싼 것이요, 해가 가는 것이 북에서 시작하여 동으로 들어가 중앙으로 거쳐 도루 북으로 나오는 것은 동지(冬至)의 해가 짧은 것이요, 북에서 시작하여 동으로 들어가 서쪽까지 갔다가 또 다시 북으로부터 나오는 것은 춘분(春分)에 해가 고른 것이요, 북에서 시작하여 동으로 지나 남쪽으로 들어갔다가 곧 바로 북으로 나오는 것은 추분(秋分)의 밤이 고른 것이요, 북에서 시작하여 동을 지나고 남을 지나고 서를 지나 또다시 북으로 나오는 것은 하지(夏至)의 해가 긴 것이니, 즉 한 물건(윷판)이로되 지극한 이치의 포함된 것이 이러하도다.」

위의 글에서도 드러나듯 옛 선조들은 윷판에 윷을 던져 춘분과 추분, 동지와 하지를 따져보고 이를 통해 농사의 길흉을 점쳤다. 이렇게 우리 조상들은 윷놀이판 하나에도 천지와 우주를 담고 있었다.1)


1) 박창범, [청원 아득이 고인돌 유적에서 발굴된 별자리판 연구], 한국과학사학회, 제23권, 제1호
(2001) 박창범, [하늘에 새긴 우리 역사], 2002, 김영사, p.105
김일권, [한국 고대인의 천문우주관], 2002, 강좌 한국고대사 제 8권
(재)가락국사적개발연구원 http://seoul600.visitseoul.net/seoul-history/sidaesa/txt/5-9-7-1-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