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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별과 술별

날이 어둑어둑해 오자 나그네가 하룻밤 묵어가기를 청했다. 주인이 보니 글 좀 읽은 선비인 듯 하여 허락했다. 저녁에 나그네가 뜰에 앉아 있는데, 주인집 아이가 커다란 진주를 가지고 나와 놀다가 마당에 떨어뜨렸다. 진주가 또르르 굴러가자 주인집 아이는 어디로 갔는지를 몰라 두리번거렸다. 그러자 곁에 있던 거위가 그 진주를 삼켜버렸다. 잠시 후 주인이 아이를 야단치며 나왔다.

“네가 갖고 노는 게 아니라니까! 어디서 잃어버린 거야.”
“여기서요.”

아이의 말에 주인이 나그네를 흘끔 보았다.

“분명히 여기서 잃어버렸어?”
“예. 여기서 떨어뜨렸는데 없어졌어요.”
“이보시오, 당신이 진주를 가져갔소? 그거 꽤 값나가는 물건이니, 지금 내 놓으면 없었던 일로 하겠소.”
“내가 가져가지 않았소.”
“그럼 어디로 갔단 말이오. 안 내놓겠다면 같이 관가로 갑시다!”

주인은 완전히 나그네가 범인이라고 믿고 있었다. 나그네는 거위가 삼킨 것을 빤히 보았는데도 그 말은 하지 않고 자기가 범인이 아니라고만 했다.

“내가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니니, 하룻밤만 기다려주시오. 도망가지 못하게 묶어놓고 기다리면 될 것 아닙니까.”
“흥, 어차피 관가도 아침이 되어야 열 테니 그럼 그렇게 하지.”
“그런데 한 가지 부탁이 있소.”
“뭔데?”
“저 거위를 좀 내 곁에 같이 묶어놔 주십시오.”
“거위는 왜?”
“하여간 부탁합니다.”

몸을 다 뒤져도 진주가 나오지 않자, 주인은 나그네의 말을 들어주기로 했다. 밤이 깊도록 몸을 눕히지도 못하고 묶인 채로 거위와 나란히 앉아 있는 나그네의 신세는 처량하기 그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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