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문화원형 라이브러리
인쇄 문화원형 스크랩

풍수이야기숙종과 오공하강혈(蜈公下降穴)

연관목차보기

숙종과 오공하강혈(蜈公下降穴)

풍수(風水)들이 너무나 제멋대로 택지(擇地)를 하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한번은 숙종이 미복(微服)으로 4백리를 남쪽으로 내려가 민정을 살졌다. 그 때 한 군데 가니 지네가 내려오는 혈자리, 즉 오공하강혈(蜈公下降穴)에 표를 쓰고 있었다. 그 자리를 보고 숙종은
"장사지내고 삼우(三虜)날 아침에 3형제가 몰살당할 텐데, 이런데 표를 쓰면서 그 집안 놈들이 저렇게 모르다니."하고서는 눈물을 홀리고 갔다. 비록 행색은 평범했지만 그래도 왕이어서 다른 사람이 보기에 비범하고, 무언가 좀 달랐다 그래서 사람들이 붙잡으며 음식을 갖다 대령하니까 객지에 돌아다녀서 ''기갈(飢渴)이 불고염치(不顧廉恥)'' 라고 숙종은 그걸 달게 먹었다. 그리고는
"이 터를 누가 잡았는고?"
라고 물었다.
"예, 자하골 막바지에 사는 신생원이 잡았습니다."
그래서 숙종은 신생원이 산다는 그 험한 데를 올라갔다. 그 곳에 삼 칸 초옥이 있었는데 그야말로 형편없었다. 가서 주인을 찾으니 방 한쪽엔 불을 피우는 화덕이 있고 또 한쪽에는 오줌단지를 들여놓은 채 짚신을 삼고 있었는데 방안이 마치 돼지우리 같았다.
숙종이 주인을 찾으니까 주인은 한번에 그것들을 전부 다 쓸어버리고는
"들어오십시오."
하고 말했다.
들어가서 앉았는데 주인이 따라 들어오지 않았다. 주인이 왜 들어오지 않는가 싶어 숙종이 문을 여니, 거적떼기를 문 앞에 깔고서 집 주인이 엎드려 있었다.
"이게 무슨 짓이냐, 들어오라."
"그 어느 존전이라고 들어갑니까? 직함이 없이는 들어 갈 수 없습니다."
"그러냐? 그럼 너 지필묵 있느냐?"
그래서 숙종에게 지필묵을 갖다 주니 그에게 능참봉을 하나 제수했다. 그러나 능참봉을 제수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다음에는 베 짜는 용두머리를 왕에게 대면서,
"좌정하십시오."
라고 말했다.
"이게 또 무슨 짓이냐?"
"임금께선 방바닥에 않으시더라도 용두(龍頭)에 밝으셔야 합니다."
라고 해서 숙종은 그 위에 맞았다.
"자네가 아무 산 아무 자향으로 오공하강혈에 그 묘를 썼는데, 삼우날 아침에 상제 3형제가 죽는 것을 무엇으로 제액(除厄)하겠는고?"
"예, 그건 대왕님의 눈물로 제액합니다."
그 말을 듣고 숙종은 자신이 눈물 흘린 것까지 그가 알고 있음에 놀랐다.
"그럼 그 자손, 그 아들은 어떻게 해서 살릴 것인가?"
라고 숙종이 물었다.
"예, 유방(酉方)이 낮아서 괜찮습니다. 유방은 닭으로, 닭과 두꺼비는 상극입니다. 그러므로 한강물이 말라야 재산이 마르고 그 자손이 마릅니다."
"참 네가 똑똑히 아는구나!"
하고서 그 다음에 참봉 자릴 하나 주었다. 그래서 신생원은 유자유손(有子有孫)하고 부귀다남(富貴多男)하면서 잘 살다 죽었다

<<조선의 명풍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