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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이야기임금이 내임할 것을 예견한 허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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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내임할 것을 예견한 허풍수

조선시대에 한 임금이 민심을 살피고자 심복 하나를 데리고 도포에 큰 갓을 쓰고는 전대를 차고 궐 밖으로 나왔다. 경상도의 어느 평평한 산에 이르자 영장을 지내느라 몇 백 명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마침 그 산 밑에 막걸리 파는 할머니가 있어서 그 집에 들렀다. 막걸리 한 되를 시켜 대작하면서 임금이 그 심복에게 조용히 말했다.
"내가 임금이라는 걸 절대 발설하면 안 된다. 우리는 지금 민심을 보러 나왔으니 민간인 행세를 해야 한다. 도포에 갓 쓴 차림이니 양반 행세를 하면 했지 신분을 밝혀서는 절대 안 된다."
그러고 나서는 술파는 노파에게 말을 붙였다.
"저 산에서 영장 지내는 이들은 뉘 집 사람들이오?"
"김 아무개씬데 서울로 시골로 다니며 큰 장사를 벌이던 사람이오. 그가 어딜 가든지 바둑 과 장기를 즐겨 친구가 많은 모양인데 지금 그 아들 3형제가 장사를 크게 지내고 있지요. 근데 저기 저산 밑에 허풍수가 자릴 잡았는데 삼정승 육판서가 날 자리라오."
그 말을 듣고는 임금이 심복더러 그 산자리를 구경하러 가자고 길을 재촉했다. 도포에 큰 갓을 쓴 두 사람이 쉬엄쉬엄 산을 오르자 이를 3형제가 돌아가신 아버지의 친구분이라 생각하고는 미처 알지 못하고 부고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그리고는 3형제가 약주며 떡이며 많이 대접했다.
"아, 우린 먹을 만큼 먹었다. 난 네 아버지 친구라 여기까지 오다보니 알게 되었구나. 근데 산자리를 누가 잡았느냐?"
"저 아래 오막살이가 허풍수네인데 그 분 말씀이 이 산자릴 잡으면 삼정승 육판서가 나고, 거기다 일국의 황후까지 난다고 합디다."
두 사람이 산을 내려오면서 허풍수를 찾아가기로 했다. 그 집 문턱에 가서 사람을 찾았다.
"주인양반 계십니까? 우린 지나가는 사람인데 담뱃불 즘 얻읍시다."
"불, 여기 있으니 들어오시오."
"그러면 당신이 허풍수요?"
"예, 그렇습니다."
"도대체 뭘 보고 거기다 산을 쓰면 황후가 나고 정승 판서가 난다는 거요?"
"이 나라 상감이 와서 낙루를 해야만 그렇게 됩니다. 낙루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임금이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까 조상(弔喪)했던 게 떠올랐다.
"당신이 그런 명풍수라면 왜 이런 오막살이에서 살고 있는 거요? 부자로 살 집자리를 잡지 않고?"
"이 집이 남으로 만 석, 동으로 팔천 석, 북으로 칠천 석, 해서 만오천 석 받을 집터랍니다. 그런데 언제든 상감이 우리 안방에 들어와 앉아야만 되거든요. 나는 안 되지만 내 아들이나 손자 대에 부자가 될 겁니다.
"임금이 가만히 들어보니 알긴 아는 지관이었다.
"아, 정확한 시기까지는 모르죠. 그 산자리도 임금이 가서 눈물을 흘려야만 딸을 낳으면 황후요 아들을 낳으며 정승 판서가 되지, 그렇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 집터도 마찬가지로 임금님이 와 맞으셔야지 만 오천 석 부자가 됩니다."
"그러면 여기에 임금이 와 앉을 날이 멀지 않은 모양이오."
그리고는 상감이 일어서니, 허풍수가 얼른 앞뜰에 나가 엎드리는것이다.
"엎드리지 말고 가만 있거라. 우리는 민심을 보러 나왔는데 너는 진짜 풍수로구나. 저 집에서 황후가 나는지 어떨지는 모르나 네 집안방에 상감이 와 앉은 건 사실이다."
그렇게 상감이 왔다간 후, 풍수의 아들이 만 오천 석 허부자가 되었다. 또 그 산 쓴 사람은 안동 김씨인데 그 집에서 황후가 나고 정승판서가 났다.

<<명풍수 얼풍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