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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의 특징

(1) 택견의 기법

예로부터 각희, 비각술로 일컬어질 만큼, 발질을 위주로 한 투기 경기이다. 유연하면서도 탄력적인 몸짓의 선은 한국인의 전통 리듬을 타고 있다. 숙련자의 기력과 체력, 기술이 조화를 이루면 마치 춤과도 흡사하게 보여, 춤의 영역에서도 연구되고 있다고 한다.
택견의 이와 같은 독특한 기법은 경기방식에 따라 발전된 것으로 보이는데, 고정된 세 지점을 밟으면(품밟기) 상대를 차서 쓰러뜨리도록 하는 택견의 경기 방식은 참으로 절묘하다고 할 수 있다.

(2) 어 원

택견이라는 명칭이 언제부터 사용되어 왔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수박(手搏)’, 또는 ‘수박희(手搏戱)’라는 이름이 ≪고려사≫, ≪왕조실록≫등에 보이고, 1900년대 간행된 ≪청구영언 靑丘永言≫, ≪재물보≫ 등에서 ‘탁견’이란 명칭이 등장한다. ≪조선어 사전. 1921. 조선총독부≫에는 ‘택견’으로 표기되어 있으나, 1933년 맞춤법 통일안 발표 이후 출간된 국어사전에는 ‘택견’으로 적고 있다.

이외에도 ‘착견’ ≪오가젼집 1935. 리선유≫, ‘택견’ ≪조선무사 영웅전 1919. 안자산≫, ‘덕견’ ≪조선상고사 1935. 신채호≫, ‘탁견’, 托肩戱 ≪해동죽지1921. 최영년≫등의 표기가 있으며, 송덕기는 ‘탁견’이라 하고 탁견하는 사람을 ‘택견꾼’이라 한다고 증언하였다.

문화재 지정 당시 ‘택견’으로 정하였으나 ‘ㅏ’ 발음이 다른 말과 합해질 때 ‘ㅐ’로 발음되는 서울, 경기 사투리의 특성에 의해 ‘탁견’이 ‘택견’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택견, 또는 탁견은 ‘차기’라는 뜻을 가진 한자 ‘척’의 중국 발음인 ‘티(ti)’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또한 순수 우리말과 달리 택견이 거센 소리(激音), 된소리 (硬音)라는 점에서, 한자어의 변음일 가능성이 많다.

≪코리언게임스≫에는 ‘택견하기’를 Kicking, 불어로 Savate로 번역하고, ‘물택견하기’ (MOUL-HTAIK-KYEN-HA-KI)도 ‘Water Kicking’이라고 영역하고 있다. 이러한 기록과 택견의 기법이 발질 위주라는 사실을 연관시켜 볼 때, 택견이란 말은 곧 ‘차기’라는 뜻으로 해석 할 수 있다.

(3) 사상과 철학

택견은 한민족 기층 문화의 하나로, 겨레의 오랜 역사 가운데 체득된 인식 체계에 의해 형성되어 왔다. 이를 간단하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으나, ‘공리(公理)’라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는 민족의 사상과 철학이 담겨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한국 민족 고유의 사상은 단군신화에 담겨있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이다. 이것은 어느 특정한 민족의 사상이라기보다 인류가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가치개념으로, 누구나 함께 더불어 이로워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뜻한다.

택견 경기는 공격적이며 적극적이어서 매우 격렬한 반면에, 상대에게 타격을 가하거나 옷을 움켜잡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렇게 상반되는 요소가 화학적으로 결합되어 조화를 이루는 것은, 단군신화가 암시하고 있는 상생공영(相生共榮)의 사상과 통한다.

즉, 택견 경기는 평등의 원칙과 경쟁 원리를 가르쳐 주며, 소유 욕구의 절제로 인간과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일깨운다. 또한 집단의 공동체의식을 높이고 이웃과 사이좋게 지내는 지혜를 난겻기(다툼)을 통하여 얻게 한다. 순리를 좇아 인간이 본래 가진 신체능력을 효과적으로 발휘케 하는 것을 중심원리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택견은 경기를 하고 기술을 익히는 과정을 통해, 존재에 대한 사유를 하게 하고 만물의 생성과 변화의 원리를 깨닫게 하는, 하나의 철학이며 민족의 고상한 지혜라고 볼 수 있다.

(4) 전승가치

택견은 귀중한 인류문화유산으로서 문화재적, 체육적 가치는 물론, 무술로서의 의의도 탁월하다. 또한 다른 종목의 체육, 무술, 레포츠 등의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제반 효과를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 획득할 수 있는데, 엘리트의식에 뿌리를 둔 다른 동양무술과는 달리, 오랜 세월 동안 민중과 더불어 대중성을 지니고 발전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현대 동양 무술 종목들이 경쟁적으로 국제 스포츠화를 지향 하고 있는 추세에 비추어 볼 때, 경기로서의 오랜 역사는 택견이 곧바로 현대적, 국제적 스포츠가 될 수 있는 큰 장점이다.

특히 스포츠 경기로 발전한 한 대부분의 동양 무술들이 기존의 수행적 가치를 잃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데 반해, 이미 오래 전부터 경기와 무술의 중층구조로 발달해 온 택견은 이 두 가지의 개념을 상호 조화하고 통합하는 능력을 지녔다.
그 외에도 다른 투기 종목과 차별되는 독특한 경기 방식, 그리고 보급에 용이한 합리적인 요소들을 생각해 볼 때, 앞으로도 우리의 전통 무술 택견은, 인류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