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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린고비 이야기

제어번호 : cp0617abh021
자료유형 : 텍스트
원천(참고)자료 : 충주의 구비문학

충북 충주시 신니면 대화리에는 자린고비의 묘가 있고 지금도 후손들이 춘추로 시제를 올리고 있다. 현재도 ‘자린고비 같다’는 말이 자주 쓰일 만큼 인색한 사람의 대명사이지만 그가 충주에 살았던 실존 인물이라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충주 지역에는 자린고비의 일화가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어 그 몇 편을 소개해본다.
하루는 자린고비가 새벽 일찍 일어나 마당을 쓸고 있었다. 그때 그 마을에 10년 동안 드나들던 북어장수가 지나가다 자린고비를 보았다. 북어장수는 지금껏 한 번도 자린고비에게 북어를 팔아 본적이 없어 이 일만 생각하면 기가 막히고 속이 상했다.
‘제 아무리 지독한 자린고비라 하지만, 돈을 내고 사먹기 싫어서 그렇지 공짜라면 안 먹을 리가 없다. 일단 자린고비가 북어를 먹기만 하면 그때 들어가서 북어값을 받으면 되겠지.’
북어장수는 나름대로 꾀를 내고는 북어 한 마리를 담 안으로 집어던졌다. 마당을 쓸고 있던 자린고비는 하늘에서 북어 한 마리가 마당으로 떨어지자 깜짝 놀라며 북어를 주어들고 한 동안 생각에 잠겼다.
‘이거 어디서 밥버러지가 떨어졌구나.’
자린고비는 중얼거리면서 북어를 담 밖으로 던져버리는 것이었다. 이것을 본 북어장수는 자기는 도저히 자린고비에게 북어를 팔아먹기는 틀렸다는 것을 깨닫고 혀를 내두르며 떠나갔다.
또 한 번은 자린고비가 시장에 가서 어물가게로 들어갔다. 사람들은 드디어 자린고비가 생선을 사가는구나 하며 신기하게 생각하였다. 그런데 자린고비는 생선을 고르는 척하며 이것저것 주무르면서 값을 묻기만 하고 정작 사지는 않는 것이었다. 그러다 생선 냄새가 손에 배자 값이 비싸다며 그냥 빈손으로 집에 돌아와서 그릇에 물을 받아 손을 씻었다. 결국 자린고비는 그 손 씻은 물을 가지고 장에 넣어 생선 맛을 보았던 것이다.
이렇듯 세상 사람들의 온갖 손가락질을 받아가며 재물을 모았던 자린고비가 삼남지방에 극심한 흉년이 들어 끼니조차 잊지 못하고 정든 고향을 등지는 사람들이 속자, 그토록 절약하며 모은 재산을 이웃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지만 자린고비가 나누어 준 곡식으로 굶주림을 면하고, 다시 생활의 터전을 가꿀 수 있었다. 이 소식이 조정에까지 알려지자 정조 대왕은 그의 이행에 감탄하여 ‘자인고비(慈仁考卑)’란 명칭을 주어 위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