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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의 전설1

(기타/기타/기타)

설화

을묘년(1735)에 있은 이야기이다. 그해에 전라도, 황해도, 평안도 지방들에 큰물이 져 백성들은 기근에 휩싸였다. 나라에서 손꼽히는 곡창지대에 흉년이 드는 바람에 관청의 쌀 창고들도 텅 비어 굶주림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환자 쌀 한 톨 내줄 수 없는 형편이었다.
이러한 때 멀리 남해 바다 한끝 제주도에 사는 만덕이라는 여인이 수천 금에 달하는 자기 쌀을 내어 나라에 구제미로 바쳤다. 그는 양반집 태생은 아니었으나 제주도적으로 소문난 부호의 딸로서 일찌기 남편을 잃고 혼자 사는 과부의 몸이었다. 만덕의 나이는 이미 환갑이 지났었다.
제주목사는 즉시 장계를 올려 이 사실을 조정에 보고하였다. 그리하여 만덕의 갸륵한 소행은 조정은 물론 국왕에게까지 알려졌다. 조정에서는 제주목사에게 만덕을 곧 서울로 올려 보내라는 명을 내렸다. 이렇게 되어 제주도 한끝에서 이름 없이 살던 만덕은 세상에 그 이름이 알려지고 서울 구경까지 하게 되었다.
그가 서울로 올라간다는 소식은 한 입 건너 두 입건너 온 제주 땅에 파다하게 퍼졌다. 마을에서도 장거리에서도 사람들은 모여 앉으면 무슨 큰 일 이라도 난 듯 만덕의 소리뿐이었다. 그럴 만도 하였다. 조정의 명을 받고 여인의 몸으로 서울로 가게 된 것은 섬이 생겨 그가 처음이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그가 서울에 가면 나라에서 큰 상을 내릴 것이라고 예언하면서 벌써부터 부러워 야단들이었다. 혹 어떤 사람들은 일부러 만덕을 찾아와 필경 나라에서 소원을 물을 것이니 미리 잘 생각해두라고 귀띔까지 해주었다. 하지만 만덕은 주위에서 아무리 끓어도 태연한 기색이었다.
드디어 그가 떠나던 날 친척들과 마을 사람들은 포구에 나와 자기들로서는 꿈에도 생각 못할 서울 구경을 가는 만덕을 선망의 눈빛으로 배웅했다.
근 보름가까이의 긴 여행 끝에 서울에 도착하여 숙소에서 쉬고 있던 만덕에게로 한 관리가 찾아왔다. 그는 판서대감이 부르니 어서 가자고 하였다. 만덕은 그를 따라서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거리를 지나 높은 담장 안에 서있는 어느 한 으리으리한 관청으로 들어갔다.
관리의 안내를 받아 넓은 대청으로 들어서니 여러 명의 양반관료들이 양 켠에 늘어선 사이로 단위에 높이 앉아 상을 마주하고 있는 대감의 얼굴이 보였다. 만덕은 급히 무릎을 꿇고 절하였다. 그를 넌지시 내려다보던 대감이 물었다.
"네가 제주도 사는 만덕인고?"
"예. 그러하오이다."
"음."
대감은 잠시 동안을 두었다가 위엄 있게 말했다.
"만덕은 듣거라. 흉년으로 백성들이 굶주리고 있는 지금 여인의 몸으로 자기 집 쌀을 내여 얼마간의 가호라도 구제하게 한 것은 참으로 장한 일이로다. 임금께서도 너의 소행을 기특히 여기시고 소원을 물어 상을 내리라고 분부하시었다. 너의 소원이 무엇인지 어려워말고 아뢰어라."
대감이 말을 마치자 대청 안은 쥐 죽은듯 조용했다. 모두가 만덕의 입에서 무슨 청이 나오는가를 말없는 가운데 기다리고 있었다.
만덕은 앉음새를 고쳐한 후 거침없이 말하였다.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다만 어릴 적부터 쇤네의 가장 큰 소원이었는데 금강산이나 한번 보게 해주옵소서."
"?!"
대감이하 관리들은 모두 놀랐다. 늙은 만덕의 입에서 그런 청이 나오리라고는 천만뜻밖이었던 것이다.
가벼운 소음이 가라앉고 장내가 정돈되자 대감이 머리를 끄덕이며 한마디 하였다.
"너의 소원을 듣고 보니 네가 스스로 구제미를 나라에 바친 것은 큰 상이나 받고 이름이나 내기를 바라서가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고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임을 이제야 느끼게 되노라. 금강산 구경이 정 소원이라면 내일이라도 당장 떠나도록 하겠으니 물러가 기다려라."
"고맙나이다."
그 이튿날 만덕은 여관(이조 시기 양반이 아닌 여인들에게 준 벼슬 이름)으로 등록되었으며 특별히 마련해준 역말들을 연송 갈아타고 금강산으로 달렸다. 그리하여 죽기 전에 천하명승 금강산을 구경하고 싶었던 가장 큰 소원을 풀었다.

개관

금강산은 한반도 중부지방의 동·서해안의 분수령을 이루고 있는 태백산맥 줄기의 북부에 자리잡고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강원도 고성군과 금강군, 그리고 통천군의 일부에 해당된다. 금강산의 규모는 금강산을 어디서 어디까지를 설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동국여지승람 회양편에는 ‘금강산은 장양현 동쪽 30리에 있다. 회양부를 167리에 걸쳐 있다’라고 나와 있다. 그 수치는 통천의 금수봉에서 외무재령 남쪽의 국사봉까지를 일컫는 것 같다. 현재 북한에서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금강산은 남북으로 60km, 동서로 40km 정도이며, 그 면적은 530㎢에 달한다.
금강산 주능선은 호룡봉-외무재령-내무재령-월출봉-비로봉-옥녀봉-상등봉-온정령-오봉산으로 이어진다. 주능선의 분수령을 경계로 동쪽은 산세가 웅장하고 기발하고 씩씩한 것이 남성적이라고 하여 외금강, 서쪽은 산세가 온유하고 수려하며 우아한 것이 여성적이라고 하여 내금강 구역으로 설정되어 있다. 외금강 중에서도 호룡봉-월출봉에 이르는 분수령의 동쪽 지역은 신금강이라 부르기도 한다. 외금강 만물상과 한 덩어리를 이루고 있는 오봉산을 지나 북쪽으로 선창산-금수봉-사령-널막령-추지령-망마바우산-깃대봉으로 이어지는 동쪽 지역은 통천군인데, 이들 지역도 광역 금강산에 해당되며 별금강이라 한다. 한편, 고성의 남강 하구와 통천의 총석정·시중호 일대의 바닷가 절경들을 묶어 해금강이라 한다.

자연환경

가. 지형·지질
금강산을 구성하고 있는 바위들은 편마암이 좁은 지역에 분포하고 있을 뿐, 흑운모 화강암과 반상(斑狀) 화강암이 대부분이다. 흑운모 화강암 중에서도 금색을 띤 성분이 많이 섞여 있어 금강산의 바위들이 다양한 색깔로 보이는 것이다. 흑운모 화강암과 반상 화강암은 겉보기에는 치밀한 것 같아도 절리(節理, 암석의 틈결)가 발달하기 쉽고 그에 따라 침식도 받기 쉽다. 주능선을 따라 남북으로 달리는 대단층선(大斷層線)의 동쪽은 수백 m나 되는 급사면을 이루고, 절리 방향에 따라 암주(岩柱)·암벽·암대(岩臺)·암봉들이 생겨서 그 모습이 그야말로 천태만상이다.
금강산을 이루는 편마암은 시생대에, 화강암은 중생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즉, 편마암으로 있던 지역에 지하에서 용암이 굳어져 만들어진 화강암이 관입되었던 것이다. 그 이후 오랜 지질 시대를 거치면서 융기 운동(신생대 제3기의 경동성 요곡운동)과 풍화 및 삭박 작용을 받아 위에 있던 편마암은 씻겨 나가고 수천m 땅 속에 있던 화강암이 지표에 노출된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재 우리가 눈으로 보는 화강암은 수천만년 전에 땅 속에 있던 것들로서, 노년기 지형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경관들인 것이다.
금강산 산봉우리들이 기묘한 형상을 하게 된 것은 최초에 화강암체가 식으면서 굳어질 때 화강암 덩어리의 윗부분에 가로 세로의 절리(암석의 틈결)이 무수히 생겨났는데, 이것이 오랜 세월 동안의 풍화·삭박작용에 의해 깎이고 떨어져 나가 현재의 기묘한 형상을 이루게 된 것이다. 특히, 같은 외금강이라도 옥류동 계곡의 봉우리들은 가로로 틈결이 있는 소위 판상절리(板狀節理)가 많고, 만물상 쪽으로는 세로로 틈결이 있는 수직절리(垂直節理)가 많으며, 절리가 상대적으로 적게 발달한 아랫 바닥 쪽에는 너럭바위를 만들었다. 그리고 떨어져 나간 바위들은 아래쪽으로 굴러 골짜기에 쌓이고 그것이 오랜 세월 동안 계곡 물에 씻겨 고운 자갈들로 다듬어지게 된 것이다.
해금강은 해안 지형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형이다. 삼일포·감호·영랑호·시중호 등은 원래 골짜기였는데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만(灣)이 되었다. 그 후 만 입구에 모래 기둥(이것을 사주 또는 사취라고 함)이 생기면서 만을 막아버려 호수가 된 것이다. 이러한 호수를 석호(潟湖, lagoon)라고 한다. 그리고 총석은 화산암인 현무암이 분출하면서 급격하게 식으면서 형성된 주상절리(柱狀節理, columnar joint)에 해당되는 것이다.

나. 하천과 수계
금강산의 하천은 비로봉을 주봉으로 하여 남북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분수계가 설정되어 있다.
동쪽으로는 온정천, 남강과 천불천, 선창천이 동해로 흘러들고, 서쪽으로는 금강천과 동금강천이 북한강의 상류로서 한강을 거쳐 서해로 흘러든다.
금강산에서 제일 긴 강은 총 길이 85km의 남강이다. 남강은 차일봉 남쪽 기슭에서 발원하여 안무재골을 지나 용천을 이룬다. 용천의 상류에는 효운동, 만경동을 비롯한 은선대 구역의 명승지들이 있다. 남강의 지류인 백천천은 월출봉과 일출봉 사이에서 발원하여 성문동, 송림동을 비롯한 송림 구역의 명승지를 탄생시켰다. 비로봉과 가는골 고개에서 발원한 신계천은 옥녀봉을 사이에 두고 두 갈래로 흐르는데 그 남쪽 갈래는 아홉소골, 상팔담, 구룡연 등 여러 개의 소와 폭포를 이루면서 흘러 옥류동을 지나 북쪽 가는골 갈래와 합쳐지면서 신계천이 되어 남강으로 흘러든다. 온정천은 오봉산, 세지봉, 문주봉, 수정봉과 상등봉, 관음연봉 사이에서 만상계, 세지계 등 여러 개의 계곡수를 모아 흐르면서 육화암 앞에서는 한하계로 불리우다 금강온천을 지나면서 온정천이 된다. 온정천은 신계천과 합해지면서 동쪽으로 흐르다가 구읍리 삼일포 남쪽에서 고성 북강(후천)이 되어 동해로 흘러간다. 천불천과 선창천은 직접 동해로 흘러든다.
서쪽 내금강쪽을 흐르는 모든 하천들은 모두 북한강의 지류들이며, 동금강천과 금강천을 따라 명승지가 집중되어 있다.
동금강천은 금강산 중앙연봉의 남서사면에서 발원하여 안무재골, 비로봉골, 백운대골, 태상골을 비롯한 수많은 골짜기의 물들을 모아 흘러 만폭동을 비롯한 수많은 명승지를 탄생시켰다. 길이 78km인 금강천은 온정령 서쪽 사면에서 발원하여 구성동을 이루면서 동금강천과 합류하여 북한강 상류의 지류가 된다.

다. 기후
금강산의 기후적 특징은 기온과 강수량의 동서차가 심하며, 바람이 강하다는 것이다. 즉, 내륙인 서쪽보다 바다가 있는 동쪽이 강수량이 더 많고 겨울에 더 따뜻하다.
금강산 지역의 연평균 강수량은 내륙에 속하는 말휘리의 경우 1,140.2mm, 바다 쪽인 장전리는 1,600.2mm로 차이가 크다. 특히, 금강산 유람선이 정박하는 장전리의 경우 강수량이 많기로 유명한데, 이는 남동풍이 불 때 습기가 많은 바다 쪽 공기가 산을 타고 오르다 정상 부근에서 단열팽창하여 많은 비를 내리게 되는데 이러한 강우를 지형성 강우라 한다. 우리 나라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이지만, 7~9월이 우기이며, 내금강은 7월에, 외금강은 8월에 더 많은 양의 비가 내린다. 예로부터 통고지설(通高之雪)이란 말이 전해 오고 있다. 이 말은 통천과 고성에는 눈이 많이 내린다는 의미이다. 즉, 외금강과 해금강 일대에는 많은 강설량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내금강 지역의 말휘리의 연평균 기온은 7.7℃, 외금강의 장전리의 연평균 기온은 11.3℃이다. 최한월인 1월 평균 기온은 말휘리가 -6.4℃, 장전리는 -1.7℃로 5℃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금강산의 주능선들이 차가운 북서풍을 차단하면서 푄 현상을 일으키고, 동해로 흘러드는 난류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금강산 지역에서는 바람 부는 방향이 지역과 계절에 따라 다르다. 연평균 풍속은 내금강 지역의 경우 초속 0.6m에 지나지 않지만, 외금강의 경우 초속 3~3.5m이다. 특히, 금강산 동쪽 사면에는 ‘금강내기’ 또는 ‘내기바람’이라 부르는 특이한 바람이 분다. 덥고 메마르고 초속 40m에 이르는 강풍으로, 서북 산간 지방에서 바다 쪽으로 불어내리는데 이 역시 푄 현상의 영향이다. 이 강풍의 영향으로 다년생 나무들은 평균 2m 이상 자리 못하고 한쪽으로 기울어져 누운 편향수(偏向樹)가 되기도 한다.

라. 동·식물
1) 식물
한반도의 중부 식물 분포 구역을 대표하는 금강산에는 아한대 식물과 온대 식물이 다양하게 분포한다. 현재 940여 종의 식물이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 꽃이 피어 씨앗으로 번식하는 현화 식물의 종류만 880여 종에 이른다. 이처럼 금강산은 대자연의 식물원인 것이다.
식물의 수평적 분포는 바다의 영향으로 외금강과 내금강의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즉, 외금강 일대에는 참나무, 갈참나무, 떡갈나무 등 참나무속 수종들과 일부 남방 계통의 식물들이 분포되어 있으며, 내금강 지역은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부게꽃나무, 복장나무 등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북방 계통 식물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다.
금강산 식물의 수직적 분포는 해발 300~400m 아래는 소나무 단순림, 해발 400~800m는 소나무와 참나무류의 혼합림, 그 이상은 관목 활엽수림과 누운잣나무, 누운향나무 등의 관목림 지대를 이룬다.
금강산의 숲을 이루는 나무는 기본적으로 소나무와 참나무이다. 특히, 금강산 소나무는 키가 20m 이상 곧게 뻗은 붉은 줄기의 미인송(美人松)이다. 신계사터 입구와 한하계 입구의 미인송은 감탄과 찬미의 대상이 되고 있다.
초본식물로는 미역취·우산나물·마타리·금강봄맞이·노루발풀 등이 무성하며, 덩굴식물로는 산삼·더덕·머루·다래 등이 자란다.
금강산 식물 분포에서 또 하나의 특징적인 것은 금강산 특산종이 많다는 점이다. ‘금강국수나무’와 ‘금강초롱’은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된 1속 1종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이밖에도 금강봄맞이, 비로봉쑥, 솔나리꽃 등 140종이 특산종 식물로 분류되어 있다.
이처럼 금강산은 풍부한 식물의 보고로 백두산, 지리산, 한라산, 울릉도와 더불어 우리 나라 5개 대표 식물 보고 지역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2) 동물
금강산이 식물의 보고인데 반하여 동물은 그 종류나 서식 수량에 있어서 많은 편이 못된다. 그것은 금강산의 경사가 급하고 높은 암석산이기 때문에 계곡물이 매우 차고 맑으며 또 대부분이 급류인 까닭에 그 지형과 수질 등의 자연환경이 동물 서식에 적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발자취가 미치지 못하는 심산유곡의 원시림 지대에는 68종의 짐승류와 200여 종의 조류, 9종의 파충류, 10종의 양서류 그리고 계곡의 하류에는 30여 종류의 담수어 등 3백 수십 종류의 새와 짐승이 서식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산양과 반달가슴곰, 사향노루 등은 희소 동물들로 유명하다.
금강산에는 뱀, 독사, 도마뱀 등 파충류도 서식하고 있으나 등산로 근처에서는 사람의 눈에 잘 뜨이지 않아 예부터 금강산은 맹수나 독사 등의 피해를 입는 일이 거의 없으므로 안심하고 다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