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문화원형 라이브러리
인쇄 문화원형 스크랩

한국 설화 속 인물합천 군수

연관목차보기

합천 군수

갈래 : 전설
시대 : 조선
신분 : 관료
지역 : 영남
출처 : 계서야담 ()
내용 :합천 군수가 나이 60여 세에 열 세 살 되는 아들을 두었는데, 사랑하기만 하다가 공부를 놓쳐 부랑아가 되고 말았다. 친분이 있는 해인사 스님이 와서 아들의 장래를 걱정하고는, 일체의 지도방법을 간섭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써 주고 아들을 자기에게 완전히 맡기면 가르쳐서 성공시키겠다고 제의했다. 군수는 각서를 써 주고 아들을 절로 보냈는데, 절에 온 아들은 4,5일간 절에서 온갖 행패를 부리면서 모두 죽이겠다고 소란을 피웠다. 스님이 하루는 아침에 모든 중을 법당에 꿇어앉게 하고 군수 아들을 부르니 오지 않았다. 그래서 중들을 시켜 묶어와서는 군수의 각서를 보여주고 쇠꼬챙이를 달구어 군수 아들의 다리를 지지면서 말을 들으라고 했다. 기절했다가 깨어난 아이에게 또 불에 달군 쇠꼬챙이를 들이대니, 이제는 순순히 말을 듣겠다고 하기에 묶은 것을 풀고 엄하게 천자문부터 가르쳤다. 이렇게 하여 3년이 지나니 공부가 완성되었는데, 이 아이가 주야로 열심히 하는 이유는 빨리 공부를 마치고 급제해 이 악독하게 구는 스님을 때려죽여 원수를 갚기 위한 결심 때문이었다. 하루는 아이를 데리고 군수에게 가서 이제는 공부가 끝났으니 과거를 보이라고 하면서 인계하고 헤어졌다. 이후 이 아이는 결혼을 하고 급제하여 여러 관직을 거친 다음,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영남 방백이 되어 경상도로 가게 되었다. 군수 아들은 이제야 해인사 스님에게 원수를 갚을 기회가 왔다 하고는 힘센 형리(刑吏) 몇 명을 대동하고 스님을 때려죽이려고 해인사로 향했다. 해인사 입구에 이르니 스님이 모든 중을 거느리고 마중을 나와 길가에서 영접하니, 군수 아들은 자기도 모르게 가마에서 내려 스님에게 인사를 드렸다. 해인사로 들어가 저녁을 먹고 스님과 군수 아들이 옛날 공부하던 방에서 같이 자기로 하고 누웠는데, 스님은 자기를 죽이려 했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을 모두 말하고 왜 죽이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군수 아들이 말하기를, 스님을 보는 순간 그 마음이 다 사라지더라고 실토했다. 자면서 스님은 군수 아들의 한 평생 앞일을 적은 종이를 주면서 미래의 일을 다 말하고, 어느 때 평안 감사가 될 테니, 그때 해인사에서 중 하나를 보내면 오늘 자기와 같이 자는 것처럼 같이 자라고 부탁하는 것이었다. 두 사람이 헤어지고 많은 세월이 지난 후, 정말 평안 감사가 되어 부임하니 과연 해인사에서 중이 왔기에, 옛날 스님의 말을 생각하고 같이 잤다. 자다가 방바닥이 뜨거워 윗목으로 피해 잤는데, 잠을 깨니 그 중이 활에 맞아 죽어 있었다. 조사를 하니 자기가 수청 들라고 했던 기생을 좋아하는 관노가 반감을 갖고 감사를 죽이러 들어왔다가 실수로 중을 찔러 죽인 것이었다. 해인사 스님이 군수 아들의 운수를 다 알아서 중을 보내 대신 죽게 한 것이었다. 그 뒤의 일도 스님이 적어준 것과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