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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설화 속 인물화왕계-설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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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왕계-설총

갈래 : 전설
시대 : 삼국
신분 : 왕족
지역 : 영남
출처 : 삼국사기 (권46)
내용 :신라 제31대 신문왕이 설총을 돌아보고 말하기를, 고상한 얘기와 좋은 해학으로 답답한 마음을 푸는 것이 좋겠으니 자신을 위해 좋은 얘기를 해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설총이 대답하고, 일찍이 들은 얘기라면서 다음 얘기를 했다. 옛날 화왕(花王)이 처음 왔을 때, 아늑한 정원에 그를 심고 푸른 장막으로 보호했더니, 삼춘(三春)에 아름다운 꽃을 피워 모든 꽃들을 능가하니, 멀리 가까이에서 여러 꽃들이 다투어 와서 알현해 받들어 모셨다. 주옥같은 얼굴을 한 미인이 고운 옷을 입고 아름답게 치장하고 와서 말하기를, “첩은 백설 같은 흰 모래밭을 밟고 거울같이 맑은 바닷물을 대하였으며, 봄비에 깨끗이 씻고 맑은 바람을 쏘여 의젓하였으니 이름을 장미라 하옵니다. 왕에 대한 훌륭한 소문을 듣고 향기로운 장막 속에서 잠자리를 받들고자 왔사오니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하고 말했다. 또 한 장부가 베옷에 가죽 띠를 두르고 흰머리를 날리며 걸어 들어와서, “저는 경성 밖의 큰길가에 사는데, 아래로 넓은 들을 바라보고 위로 높이 솟은 산의 경치를 구경하였는데, 이름을 백두옹(白頭翁)이라 하옵니다. 생각하건대, 왕의 주위에서 공급을 충분히 하고 좋은 음식으로 배부르게 해주며, 차와 술로 정신을 맑게 해주는 것에 더하여 많은 물품을 보관하고 있더라도, 좋은 약으로 원기를 도와야 하고 독을 제거해야 합니다. 비록 비단과 고운 삼베가 있더라도 골풀자리를 버리지 않아야 하며, 모든 군자들은 필요에 따라 대체할 곳이 있다고 했습니다. 모르겠습니다만, 저를 받아들일 생각이 있는지요”라고 말했다.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두 사람이 왔는데 누구를 취하고 누구를 버리시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이에 왕은 “장부의 말도 도리에 맞는 말이지만 아름다움 미인 또한 얻기가 어려우니 어떻게 해야 좋을까” 하고 망설였다. 이때 장부가 나와서 말하기를, “나는 왕이 총명하고 의리를 안다고 생각하고 왔는데, 지금 보니 아닙니다. 무릇 임금 된 사람은, 간사하고 아첨하는 사람을 가까이 하고 정직한 사람을 멀리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맹자는 늙어 죽도록 알아주는 임금을 만나지 못했고, 풍당랑은 시골에 묻혀서 백발이 되었습니다. 옛날부터 이러니 내 어찌 하리요” 하고 한탄했다. 화왕이 이 말을 듣고, “내 잘못되었다. 내 잘못 되었다.” 라고 말했다. 이 설총의 얘기를 들은 신문왕은 얼굴에 슬픈 빛을 띠며, “그대 우언(寓言)은 진실로 깊은 뜻을 지녔다.”고 말하고, 써서 주기를 요청하며 ‘임금의 경계(王者之戒)’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