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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설화 속 인물지네 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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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네 각시

갈래 : 민담
시대 : 시대미상
신분 : 일반
지역 : 기타
출처 : 한국구전 (13, 368)
내용 :옛날에 근면하고 착한 사람이 살았다. 음력 섣달이 돌아와 집안 제사도 드리고 자식들 때때옷도 입혀야 할 판인데 집안이 가난하여 할 수가 없었다. 자식들이 놀러갔다 와서 불평을 하자 아버지는, 나가서 좋은 음식도 해오고, 좋은 옷도 사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집을 나왔다. 그러나 막상 집을 나오자 갈 데도 없고, 약속을 지킬 방도가 없자 비관하여 죽기를 결심하고 산에 올랐다. 산에 올라 목을 매려고 큰 나무 밑에 갔는데 나무 밑에 커다란 굴이 하나 있었다. ‘기왕 죽을 거 호랑이에게 잡혀먹겠다.’고 생각하고는 굴 안으로 들어갔는데 굴에 들어가자 아리따운 여자가, 낭군님이 오시기를 백일기도 드렸다고 하고는 자기가 사는 마을에 가서 함께 살자고 하는 것이었다. 남자는 꿈인가 생시인가 하여 이 여자의 말대로 함께 마을에 가서 살았는데 세월이 지나자 두고 온 자식들이 생각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부인을 불러놓고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얘기를 듣고 부인은 “당신이 가던 중에 틀림없이 어떤 중이 나타나 저를 죽이라고 할 것이니, 절대 그 말을 듣지 말고 집으로 돌아오세요.”라고 말하고는 그를 보내 주었다. 남자가 집으로 돌아오려는데 한 중이 나타나 “당신과 살고 있는 여자는 사람이 아니라 천년 묵은 지네입니다. 지네가 인간이 되기 위해 둔갑한 것이니 제 말대로 하지 않으면 틀림없이 그 여자에게 죽임을 당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큰 담뱃대와 뭉친 담배를 주면서 “그 여자를 당신 앞에 앉혀 놓고 담배를 피다가 마지막에 핀 담배의 연기를 그 여자에게 뿜으십시오. 그럼 지네가 죽고 당신은 살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남자는 중이 시키는 대로 하겠다며 담뱃대와 담배를 가지고 부인에게 돌아왔다. 부인은 멋도 모르고 중의 말대로 하지 않고 돌아온 것을 기뻐하며 남자를 맞이했다. 남자는 중의 말대로 부인을 앉혀놓고 중이 준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마지막 담배를 피우려고 하는데 여자가 커다란 지네로 변해 방을 돌아다니는 것이 보였다. 겁이 났지만, 남자는 ‘어차피 죽을 목숨을 이 여자 덕분에 건졌으므로 이 여자를 죽일 수가 없다. 나는 죽을 목숨이었으니 차라리 지네가 나를 잡아먹는 것이 낫겠다.’라고 생각하고는 창을 열고 마지막 담배의 연기를 바깥으로 뿜고는 정신을 잃었다. 얼마 후 남자가 깨어보니 지네로 변했던 부인이 다시 사람이 모습을 하고 자신을 간호하고 있었다. 남자가 죽지 않고 산 것이 신기하여 연유를 묻자 부인은 “저는 사람이 아니라 천년 묵은 지네였고, 당신이 만난 것은 중이 아니라 천년 묵은 구렁이입니다. 둘 중 하나가 죽어야만 살아남은 하나만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구렁이는 당신을 시켜 저를 죽이려 한 것입니다. 당신이 그 담배 연기를 제게 내뿜었으면 저는 물론 당신과 당신 가족까지 죽을 뻔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저를 위해 담배 연기를 바깥에다 뿜었고, 마침 집 앞까지 와 있던 구렁이가 담배 연기에 죽었으니, 저는 이제 사람이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며 기뻐했다. 그리고 장터에 천년 묵은 구렁이를 내다파는 마부가 있을 터이니 가서 확인해 보자고도 하였다. 부인의 말대로 장에 가보니 과연 그 말이 사실이었고, 남자는 인간이 된 지네부인과 행복하게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