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문화원형 라이브러리
인쇄 문화원형 스크랩

한국 설화 속 인물소화탄 선생과 유령 호랑이

연관목차보기

소화탄 선생과 유령 호랑이

갈래 : 전설
시대 : 고려
신분 : 학자
지역 : 기타
출처 : 청구야담 ()
내용 :고려 인종 때, 소화탄이라고 존경받는 대학자가 있었다. 그는 나라의 모든 장서들을 통달했고, 고대 불법을 통해서 앞으로의 일을 점치는 능력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속세를 떠나 조용한 곳으로 들어가 아이들을 가르치며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노승 한명이 소화탄에게 와서는 절을 올린 후 중얼대다가 가버렸다. 선생의 얼굴엔 수심이 짙게 드리워져있었고, 아이들은 걱정을 했다. 이에 선생은 “조금 전 왔던 노승은 이 근처에 사는 호랑이란다. 내일 아래 마을의 두 집안 사이에 혼례가 있다는데, 호랑이가 밤에 신부를 잡아먹을 것이라고 한다. 참으로 안타깝구나.”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에 한 대담한 제자가 안타까워만 하고 있는 스승이 못마땅해 “어찌 알면서도 화를 막지 못하는 겁니까 스승님은 신부가 불행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으시는 겁니까” 하고 물었다. 이에 소선생은 한참을 생각한 후 “벗어날 방도는 있지만 무척 어려운 일이란다.” 라고 말했다. 이에 제자는 방도를 이야기 해달라고 조르자 소선생은 “금강경을 틀리지 않고 읽는 사람은 어떤 화라도 면할 수 있지만, 틀리게 읽을 경우엔 화를 불러들이지.” 라고 알려준 다음 금강경을 가지고 와 책상 위에 놓았다. 제자는 위험에 처한 신부를 구해주겠다고 다짐하면서 금강경을 틀리게 읽지 않겠다고 스승에게 허락을 구했다. 이에 스승이 허락하자 용감한 청년은 말을 타고 신부집이 있는 마을로 갔다. 신부집은 마을에서도 소문난 부잣집이었는데, 마침 그곳은 신부의 예물과 세간들이 들어오는 참이었고 많은 손님들이 북적대고 있었다. 청년은 대문에서 주인에게 신부가 큰 화를 당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 그러자 주인은 “웬 실성한 놈이 함부로 말하는 거냐” 라고 호통을 쳤다. 그러자 청년은 “저를 믿어주신다면 제가 절대로 화를 당하지 않게 도와드리겠습니다.” 라고 주인을 설득했다. 이에 주인은 그 말을 믿고 싶지 않았지만 앞날에 대한 걱정 때문에 이 청년을 믿기로 했다. 그래서 청년에게 그 방법을 물어보니, “우선 며느리를 신부의 하녀 네 다섯 명과 함께 한 방에 가둬놓으세요. 그리곤 절대 밤에 신부가 방이나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선 안 됩니다. 명심하세요.” 라고 말했다. 그리고 청년은 초에 불을 붙이고 마루에 앉아 큰 소리로 금강경을 읽기 시작했다. 하객들은 이미 도망가고 아무도 없었다. 밤이 점점 깊어질 때 쯤 갑자기 밖에서 우뢰와 같은 호랑이의 포효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커다란 호랑이가 담을 넘어 마당으로 들어와 신부의 방으로 들어가려했다. 그러나 불경 외우는 소리가 크게 들리자 힘이 떨어져 마당으로 나왔다. 청년은 끝까지 떨지 않고 큰 소리로 계속해서 금강경을 외우고 있었다. 호랑이가 다시 신부 방으로 달려들었을 때, 신부가 갑자기 자신의 운명과 맞서겠다며 문 밖으로 나가려했지만 하녀들이 간신히 말려서 붙잡아 두었다. 호랑이는 다시 얌전해져 마당으로 나갔고, 다시 세 번째로 신부 방으로 달려 들어가려할 때 불경소리에 맥이 빠져 버렸다. 이윽고 밤이 지나 동이 터오기 시작했다. 이윽고 호랑이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딸은 기진맥진해서 쓰러졌다. 시간이 지나 딸도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고, 집주인과 하객들은 청년의 도움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청년에게 큰 상금을 주었지만 청년은 돈은 쳐다보지도 않고, 단지 한 사람의 목숨을 구했다는 생각에 뿌듯해하며 절로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청년이 돌아오자 스승인 소화탄은 “네가 어려운 일이 잘 해냈구나. 그러나 읽기를 세 번이나 실수했더구나.” 라고 말했다. 제자는 깜짝 놀라 “무슨 말씀이세요 전 다 맞게 읽었습니다.” 라고 물었다. 그러자 스승은 “조금 전에 노승이 와서 말해주더구나. 불경을 잘못 읽어서 하마터면 호랑이가 세 번씩이나 집안으로 뛰어들 뻔 했다고. 어느 단어에서 호랑이가 집안으로 뛰어들었는지 살펴 보거라.” 하고 말하자 청년은 불경을 다시 집어 들었다. 호랑이가 소란을 피웠던 때에 읽었던 문장을 살펴보니, 역시 잘못 읽었던 것이다. 그 후 청년은 자만하지 않고 더욱 불도를 닦는데 매진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