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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의 노스님

갈래 : 전설
시대 : 조선
신분 : 승려
지역 : 기호
출처 : 용천담적기 (28)
내용 :충청 지방에 퇴락한 한 절이 있는데, 어떤 노스님이 이 절을 수리할 생각으로 그 절에 가서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다가 날이 저물어, 한 구석에서 밤을 새기로 했다. 밤중이 되니 달밤에 어떤 짐승이 무엇을 업고 담을 넘어 들어와 뜰에 내려놓고는 고양이가 쥐 어르듯 하며, 주위를 돌며 좋아하는 것 같았다. 스님이 자세히 보니 호랑이가 사람을 업고 온 것이었다. 스님이 헌 문짝을 들어 힘껏 호랑이를 향해 집어던지면서 소리치니, 호랑이가 놀라 담을 넘어 도망갔다. 스님이 뜰에 나가 보니 16세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가 숨이 거의 끊어진 상태였다. 곧 스님은 그 여자를 방으로 안고 들어와 가슴을 헤치고 자신의 가슴을 대고는 온기를 불어넣었다. 이렇게 하여 저녁때가 되니 숨을 쉬고 살아났고, 수일 만에 여인은 완전히 의식을 되찾았다. 여인은 전라도 지역에 사는 양가집 여자로 초저녁에 호랑이에게 물려 의식을 잃었다고 했다. 스님이 여인을 데리고 그 집으로 찾아가, 먼저 시주승처럼 하여 들어가니 집에서는 무당을 불러 초혼 굿을 하는데, 무당이 죽은 여인의 영혼이 왔다고 하고, 무당의 입을 통해 호랑이에게 잡혀 먹힌 말을 하니 식구들이 목을 놓아 통곡하는 것이었다. 이때 여인이 들어가니 처음에는 모두 당황하다가 살아 돌아온 것을 확인하고는 껴안고 기뻐했다. 그리고 스님에게 무수히 사례했다. 이 여인은 고을에서도 이름난 양가집 여인이었고, 스님이 가슴만 대고 따뜻한 기운을 전달했을 뿐, 여자의 몸을 범하지 않았으니, 진정으로 자비승이요 색욕에서 벗어난 계행 스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