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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과 의미

어원과 의미

본래 ‘왕(王)’이라는 글자는 도끼의 모습을 본 딴 상형문자로, 도끼는 왕의 물리적 강제력과 더불어 왕의 생사여탈권을 상징하였다. 도끼는, 도끼 자체와 도끼자루로 이루어진다. 또 도끼 자체는 도끼의 날과 도끼 머리 그리고 중간에 도끼자루를 끼우는 구멍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이 세 부분의 모습을 형상화한 글자가 바로 왕이라는 것이다.
도끼를 사용하여 나무를 베어 넘기거나 전쟁을 수행하는 주체는 주로 남성들이었다. 즉 도끼는 선사시대 이후로 남성 노동 내지 활동, 특별한 권위를 상징했다. 동양에서 선사시대 이래 남성 위주의 역사가 진행되면서, 그 역사를 주도해 왔던 왕을 비롯하여 사(士, 무사, 후의 문인관료), 부(父, 아버지, 가족의 가부장) 등도 모두 도끼의 상형문자라는 점은 이를 잘 보여준다. 또한 나무를 베거나 목을 치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여기에서 도끼가 권력자 내지 권력자의 생사여탈권을 상징하게 되었다.
도끼는 왕을 상징하는 문양으로도 자주 이용되었다. 조선시대 왕이 입던 구장복(九章服)의 문양 중의 하나가 도끼문양인 보(黼)이며, 이외에도 도끼문양은 왕이 사용하는 병풍.방석 등 여러 곳에 이용되었다.
왕은 도끼의 상형문자로서 그 자체가 권력의 폭력적 본질은 잘 보여준다. 그러나 왕과 도끼와의 상관성은 역사가 흐르면서 점차 부정되었다. 특히 중국에서 유교가 국가통치이념으로 자리잡으면서 왕의 어원에 대한 유교적 해석이 강화되었다. 이는 폭력성 또는 강제력에 의한 패도정치를 비난하고 덕에 의한 왕도정치를 추구한 유교 지식인들이 중국사의 주도권을 잡은 한나라 이후 더욱 분명해졌다.
왕의 어원에 대해서 한나라 때의 대유학자 동중서의 해석은 이후 유학자들의 정통이론이 되었고 조선시대 유학자들 또한 이 해석을 답습하였다. 즉 , 왕이라는 글자는 하늘(天).땅(地). 사람(人)을 상징하는 일(一)을 세 번 그려서 삼(三)을 만들고, 그 가운데를 서로 연결시킨 것이다. 삼(三)은 천.지.인으로 상징되는 우주이고, 이 우주의 중심을 관통하는 존재가 바로 왕이라는 것이다. 전통시대를 주도해온 유교 지식인들은 왕권의 발생과 그 정당성을 덕에서 찾았다. 유교 지식인들은 도끼문양으로써 왕권의 강제력을 상징하면서도 도끼자루가 없는 문양을 내세웠다. 사용할 수 없는 도끼를 내세우는 의도는 바로 강제력에 의한 복종보다는 자발적인 복종을 이끌어내려는 데 있었다. 전통시대 왕의 권력을 뒷받침하는 강제력은 도끼로 상징되었으며, 그 정당성은 덕(德)의 체현자란 논리로 구체화되었다.

참고문헌

신명호, <조선의 왕>,가람기획,1998
신명호,<조선 왕실의 의례와 생활, 궁중문화>,돌베개,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