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문화원형 라이브러리
인쇄 문화원형 스크랩

신선문

신선무늬의 정의와 기원

신선이란 도교에서 이상으로 여기는 인간상으로서 인간계를 떠나 산 속에 살며 불노불사(不老不死)의 기술을 닦고 신통력을 얻은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신선무늬는 늙지 않고 오래 살며 마음대로 변화를 일으키는 신통한 능력을 지닌 신선들의 모습과 그 설화를 묘사한 무늬로, 도교(道敎)의 신선사상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며 발전했다. 신선사상은 노장사상에서 장생불사의 일면을 강조하여 민간으로 전승되었으며, 우리나라에 신선사상이 전래된 것은 한문화(漢文化)의 유입과 함께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완벽한 종교의식을 갖춘 불교에 흡수된 신선사상은 민간의 토속신앙 속에 스며들어 혼합되었고 이에 따라 민간 설화가 이 사상을 전승,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신선무늬의 상징

신선무늬는 무병장수(無病長壽)와 생에 대한 애착, 현세기복적인 염원을 반영하면서 성행하였다. 신선은 하늘이 낸 사람이라고 믿어서 사람들은 하늘을 공경하는 것과 같이 신선을 공경하였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도 노력여하에 따라 신선이 될 수 있었으므로 신선은 고귀한 존재이자 동시에 평범한 존재이기도 했다.
장수(長壽)에 대한 집념과 희망의 상징이었던 신선무늬는 지배층과 피지배층 모두가 즐겨 사용하는 소재였으나 각각 상징하는 바는 달랐다. 지배층에서는 현재 향유하는 모든 것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장수를 꿈꾸고 신선무늬를 사용하였던 반면에 피지배층 사람들은 끊임없이 고난이 닥치는 현실을 벗어나 무위도식하는 평온한 세상을 바란다는 기원을 신선무늬에 담았다. 따라서 같은 신선도라 하더라도 그 의미에는 차이가 있었다.
신선은 독립적으로 등장하기보다는 각종 동물이나 물상들과 함께 나타나는데, 이중 두루미나 당나귀를 탄 모습은 무노동(無勞動)의 의미와 관련이 깊다. 두루미는 십장생의 하나로 신선사상과 결부된 새이며 선계의 새로서 신선의 천리마로 상징되었다. 당나귀는 한가로움을 즐기기 위한 탈 것으로 유생(儒生)들이나 관리들이 타기를 즐긴 특권층의 동물이라는 관념과 일맥상통한다.

신선무늬의 특징
1. 신선무늬의 활용

신선사상은 무속과 함께 원시 고유 신앙의 바탕을 이루고 있으며, 건국 신화인 단군 신화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설화가 신선사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삼국시대 고구려 고분벽화에도 신선들이 등장하였으며, 백제의 용봉대향로에서도 신선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용봉대향로에는 상단에 봉황을 두고 그 아래 신선이 살던 봉래산을 형상화하였다. 그 속에는 호랑이, 사슴 등 동물을 비롯하여 신선, 도사, 동자, 기마 인물상 등 17인의 인물이 묘사되어 있으며, 특히 심산유곡의 폭포 아래에서 목욕재계하는 신선의 모습은 백제가 하늘과 오제(五帝)에 제사지냈다는 기록과 무관하지 않아, 이를 통하여 백제 문화에 자리잡고 있던 신선 사상의 영향을 감지할 수 있다.
조선시대인 16세기에는 선풍(仙風)이 유행하였으며 17세기에는 화가들 사이에 신선도가 널리 그려졌다. 또한, 조선후기미술의 특징으로 민화의 발달을 들 수 있는데 여기서도 신선이 주제로 등장한다. 특히 무속화로서 그려진 산신도에는 산신의 손에 불로초와 산삼이 들려져 있는 모습과 배경에 그려진 높은 계곡의 폭포수, 소나무, 사슴, 복숭아 등이 도교사상의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의미한다. 명나라 청화백자의 도석인물문에 영향을 받은 조선후기 청화백자에도 신선을 표현한 듯한 인물무늬가 등장한다.

2. 신선의 모습

신선은 그 관념의 기초가 인간에 있기 때문에 그림에 표현된 신선들은 인간의 모습과 닮아 있어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신선의 모습을 인간의 모습으로 그린 것은‘인간으로서 가장 숭고한 자가 곧 신선' 이라고 여겼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고구려 오괴 5호분 벽화에는 여러 신선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모두 젊은 용모에 머리카락은 검게 묘사되어 있다. 이와는 달리 중국에서는 지혜로운 자로서 존경받았던 노인을 신선으로 묘사했고 이에 영향을 받아 신선은 노인이라는 등식이 성립하게 되었다. 신선의 모습은 대체로 머리 모양이 뾰족하거나 머리 윗부분이 높게 표현되는데, 이것은 아는 게 많은 지자(智者)를 상징한다. 또한 몸에 비해 얼굴이 크게 그려지는 것은 위엄을 나타내는 것이며 큰 귀는 귀인(貴人), 호걸(豪傑)의 상징이자 동시에 장수와 부귀를 나타내기도 한다.
신선무늬는 신선들간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장수와 복록(福祿)을 의미하는 상징물과 함께 그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각 신선마다 전기(傳記)나 관련 설화에서 파생된 도상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여러 신선들 중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많이 다루어졌던 팔선(八仙)을 예로 들어보면, 먼저 신선의 수장격인 종리권(鍾離權)은 보통 배를 드러내놓고 있거나 손에 부채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며 부채는 죽은자의 영혼을 소생시키는 도구라고 한다. 장과로(張果老)는 자신을 남들의 눈에 보이지 않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고 흰 당나귀를 데리고 다닌다. 여동빈(呂洞賓)은 등뒤에 칼을 꽂고 다닌다. 조국구(曹國舅)는 관복과 관모를 쓰고 있으며 결백한 성품을 나타내기 위해 청렴한 마음을 상징하는 빙렬(氷裂)이 있는 항아리를 함께 그린다. 이철괴(李鐵拐)는 언제나 쇠지팡이를 짚고 호리병을 차고 다니는데 이때 호리병에서 나오는 소용돌이는 육체로부터 자유로운 정신을 나타낸다. 음악가의 수호성자인 한상자(韓湘子)는 퉁소를 불고 있으며, 남채화(藍采和)는 꽃바구니를 들고 동냥을 다닌다. 가사의 수호신인 하선고(何仙姑)는 손에 연꽃을 들고 있다.

3. 대표적인 선선무늬

1) 복수삼선도(福壽三仙圖)
복록수성(福祿壽星)이라고도 하는 복수삼선도의 내용은 사슴을 탄 수성노인(壽星老人)과 시인(侍人)이 가지를 꺾은 복숭아를 들고 있고, 위로는 박쥐가 따르고 있는 도상을 하고 있다. 여기서 박쥐[蝠]는 한문의 복(福)과 음이 같아서 유행했던 소재였고 수성노인과 복숭아는 장수의 상징이다. 이와 관련된 문헌 기록으로는『사기(史記)』「천관서(天官書)」의 “동방의 낭성(狼星)자리에 대성(大星)이 이르기를 남극노인이다. 안정을 다스림에 있어서 노인이 나타나고 병화(兵火)가 일어나지 않고, 항상 추분시(秋分時)에 남쪽에 나타나며, 재보(財寶)는 복을 이루고, 높은 지위는 녹(祿)을 이루고, 장명(長命)은 수(壽)를 이룬다”라는 대목을 들 수 있다.

2) 하마선인도(蝦▩仙人圖)
중국의 전설로 ‘유해희섬(劉海戱蟾)’이 있다. 이는 도가(道家)의 주술에 능통했던 송나라의 대신 유해가 두꺼비를 희롱한 이야기로, 유해는 가고 싶어하는 곳에는 어디든지 태워다주는 두꺼비 박제(剝製)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두꺼비가 도망갈 때마다 금화(金貨)를 낚시줄에 달아 다시 잡아들였다고 한다. 여기서 두꺼비는 돈을 불러들이는 행운을 상징한다. 조선시대 그림 중에 심사정(沈師正)의 <두꺼비 신선>에서 하마선인도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참고문헌

박영수,『상상속의 얼굴 얼굴속의 문화』, 을유문화사, 1997.
임영주,『전통문양자료집』, 1986; 미진사, 2000.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편찬실 편집,『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13, 1991;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7.

신광섭,「백제 美의 정수, 금동대향로」,『문화와 나』62, 삼성문화재단, 2001.
조민환,「한국인의 신선사상」,『문화와 나』69, 삼성문화재단, 2003.